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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더스틴 니퍼트가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은퇴식을 치르는 주인공이 됐다. 두산 베어스는 물론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니느님'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개최한다. 니퍼트는 KBO리그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 등록에 따라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그라운드에 함께 선다.
1981년생인 니퍼트는 지난 2010년 2005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2008 시즌부터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둥지를 옮겼고 2010 시즌 팀의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19경기 268이닝 14승 16패 8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니퍼트와 한국 야구의 인연은 2011 시즌부터 시작됐자. 2010 시즌 종료 후 텍사스가 계약 연장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FA(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고민 끝에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두산의 제안을 받아 들인 뒤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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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는 KBO리그 데뷔 첫해부터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3cm의 높은 신장에서 내리 꽂는 150km 초중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29경기 187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을 찍었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과 최다 이닝, 탈삼진(150) 2위를 기록하면서 베어스 1선발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니퍼트는 2012 시즌에도 29경기 194이닝 11승 1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제 몫을 해줬다. 2013 시즌 어깨 부상 여파 속에 19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3 시즌에도 118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3.58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2014 시즌 리그 전체에 극심한 타고투저 바람이 불었던 상황에서도 30경기 179⅓이닝 14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1로 '에이스'에 걸맞은 면모를 유지했다.
니퍼트는 2015 시즌 20경기 90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몸 상태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두산이 이해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 2회를 모두 소진하지 않았더라면 시즌 중 방출이 이뤄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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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니퍼트는 2015 시즌 가을야구 무대에서 페넌트레이스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 1차7이닝 3피안타 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7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한 게 시작이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두산이 연장 10회 4-3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니퍼트는 2015 시즌 정규리그 2위 NC 다이노스와 격돌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지배했다. 두산은 체력과 불펜에서 NC보다 열세로 평가 받았지만 '니느님'의 힘이 발휘됐다. 니퍼트가 9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으로 NC를 압도하면서 7-0 완승을 거뒀다.
니퍼트는 2015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괴력'을 뽐냈다. 두산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패하면서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1차전을 마친 뒤 3일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니퍼트를 4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
니퍼트는 벼랑 끝에 서있던 두산을 구원했다.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제압하고 7-0 대승을 견인했다. 두산은 기세를 몰아 5차전까지6-4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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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는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2015 한국시리즈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1패로 뒤진 2차전 선발투수로 출격, 7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이후 두산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한국시리즈 5차전에 구원 등판, 2⅓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초 1사까지 책임진 뒤 당시 팀의 마무리 투수였던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두산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두산의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우뚝섰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두산이 2015 시즌 중 니퍼트를 방출했다면 KBO리그의 역사는 다르게 흘러갔을 수도 있다. 니퍼트는 분명 '두산 왕조'를 상징하는 핵심 퍼즐 중 하나였다.
두산과 니퍼트는 2016 시즌 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두산은 1군 144경기 체제가 시작된 2015 시즌 이후 현재까지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으로 남아 있는 93승(2016, 2018 두산)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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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는 2016 시즌 28경기 167⅔이닝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 142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타이틀, 정규시즌 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NC와 격돌한 2016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8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니퍼트는 2017 시즌 종료 후 두산과 재계약이 불발된 뒤 KT 위즈로 이적, 1년을 더 뛰고 유니폼을 벗었다. 2018 시즌 KBO리그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통산 100승 달성에 성공하는 업적까지 남겼다.
니퍼트가 통산 8시즌 동안 남긴 102승, 1082탈삼진의 기록은 향후 다른 외국인 투수가 한국 무대에서 오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니느님이 남긴 족적은 두산은 물론 KBO리그 역사에서 오래오래 회자될 것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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