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권선징악이 없는 결말에 '권악징선', '용두사망'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유어 아너'. 작품을 집필한 김재환 작가가 결말에 대한 의도와 이유를 밝혔다.
최근 김재환 작가는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지니TV 시리즈, ENA 월화드라마 '유어 아너'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0일, ENA 역대 3위의 시청률을 기록한 '유어 아너'의 마지막회가 전파를 탔다. 시청률은 수도권 6.4%, 전국 6.1%까지 큰 폭으로 치솟았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7.5%를 돌파,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제공)
시청률은 활짝 웃었으나, 결말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여러 말이 나왔다.
송판호(손현주 분)의 아들 송호영(김도훈)에 대한 부성애로 시작된 잘못된 선택.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게 되지만 결국 송호영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송판호는 싸늘한 주검이 된 아들을 안고 오열했다.
오빠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눈앞에서 송호영의 죽음을 마주해야 했던 김은(박세현)마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다.
이로써 아들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게한 송판호와 무소불위의 힘으로 자신에게 반(反)하는 자들을 응징해 왔던 권력자 김강헌, 두 사람 모두 스스로 지은 죄로 인해 결국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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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을 기대하며 10회를 모두 시청한 시청자들은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송호영의 죽음에 더해, 송호영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대상인 김상혁(허남준)은 무죄로 풀려나기 때문.
시청자들은 "권력과 돈이 법위에 군림하고 있는 현실 정치가 대사 중 드러나 눈물나고 답답한 현타주는 드라마", "가장 소중한 걸 지키려다가 가장 소중한 걸 잃다니", "복수를 위해 죄 없는 사람 죽이는 드라마", "꼭 이런 결말이었어야 했나", "고구마", "드라마 끝난 지 몇일이 지났지만 분이 안풀린다"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종영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재환 작가는 이러한 결말에 대한 의도를 밝혔다.
김 작가는 "결말에 과연 무엇을 전해줄 것인가 고민은 많이 했다. 6회 정도 대본이 나왔을 때 예전에 아는 지인이 얘기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 얼음이 녹는데 물이 잠기기 시작하는 건 남태평양 섬 들이다. 전혀 관계없는 아름다운 섬들이다. 왜 저들이 피해를 받을까. 활발하게 하는 선진국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이 잠기면 아마 '인과응보'라고 생각하고 멈췄을거다. 근데 죄도 없는 아름다운 섬부터 잠기는 걸 보면 (사람들을) 경각시키는데 아주 좋은 효과 혹은 기회라는 얘기를 하더라"라고 비유했다.
이어 "그것 때문에 아름다운 섬이든 잠기기 시작하면 슬픔을 느끼게 된다. '탄소 좀 줄이자'라고 움직이기 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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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두 아버지가 싸운다. 막 싸우다 보면 다른 인물들도 달라붙어서 각자 싸운다. 각자의 욕망을 위해서 이들이 싸움 끝에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이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이 망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당한 이들을 언급하며 "거대한 관념, 거대한 상식의 이기성끼리 싸우다가 생긴 참사다. 송판호는 멈췄어야 한다. 그러나 믿지 않았다. 아들을 지키는 게 더 옳다고 생각했으니까"라고 말했다.
극의 말미 송판호는 삶의 의미를 잃은 채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던 김강헌을 찾아갔고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인지 헤매고 있는 김강헌에게 “이게 우리가 우리의 죄를 뉘우치게 만들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말로 이 사건들을 되돌아보며 부성애 대결의 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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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 굳건하게 믿고 있던 부성애, 사회적 정의, 옳다고 생각했던, 반드시 고정되어야 할 선이 희생되면서 끝이 난다. 둘은 그걸 느낀다. 옳으리라 믿었던 우리의 관념, 진리들이 무엇을 희생시키고 있는지 엔딩적으로 깨달으실 것 같아서"라며 엔딩의 이유와 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고구마라는 얘기도 있는데 두번 보면 따뜻해보이는 희망 정도로 이해하실거다. 세번째는 엄청 뜨거운 반성과 희망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유어 아너' 작품의 정주행을 추천하며 "이틀 한번에 몰아보는걸 추천한다. 댓글들을 보다보면 개연성이라는 얘기(지적)를 하는데 일주일 씩 두회가 공개되니까 촘촘히 박혀있는 개연성을 기억할 시간이 없었을거다. 한방에 보셔라. 완벽하진 않겠지만 95%이상 해결된다. 두려움이었을까 계획된 살인에서 생긴 오류였을까, 배우들과 다 담아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두번 봤을때 더 재밌는 드라마다. 애초에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지니TV, 쿠팡플레이, 탐구인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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