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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롯데 내야진이 단돈 3억이라고? 170억 쓰린 속 달랜 마법, 김태형 웃을 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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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팀 개조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여긴 롯데는 2023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에 어마어마한 실탄을 퍼부었다.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 그리고 투수 한현희를 영입하는 데 총액 기준 170억 원을 썼다.

세 포지션 모두 롯데의 고질병으로 여겨진 만큼 이 선수들의 보강이 팀 전력의 플러스 효과로 이어질 것은 분명히 기대할 수 있는 요소였다. 그간 하위권에 머물며 젊고 능력 있는 선수들을 드래프트로 상당 부분 모은 만큼 장기 롱런을 위한 롯데의 승부수로 평가됐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황스럽고 빠르게 이 ‘170억 트리오’의 빛은 바래갔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간 지금 시점까지는 최악에 가까운 성적표다.

유강남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173경기에서 타율 0.242, OPS(출루율+장타율) 0.690에 그쳤다. 올해도 명예 회복에 실패했고,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노진혁은 2년간 180경기에서 타율 0.246, OPS 0.690으로 역시 부진했다. 그나마 팀 공헌도가 낫다는 한현희 또한 89경기(선발 22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5.36으로 기대치나 자신의 평균보다는 못 미쳤다.

세 선수에게 들어가는 돈이 꽤 많은 만큼 샐러리캡이 버젓이 버티는 현시점에서 롯데의 투자 동력도 당분간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 롯데는 올해 내야 리빌딩을 이뤄내며 한가닥 위안을 확인하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올 시즌 최고의 수확으로 뽑는 대목이다. 올해 1년으로 끝날 라인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긍정적인 면이 있다.

어지러웠던 롯데의 내야는 올 시즌을 거치며 이제는 안정감을 찾고 있다. 왼쪽부터 3루수 손호영, 유격수 박승욱, 2루수 고승민, 1루수 나승엽이 자리를 잡았다. 손호영의 올해 연봉은 4500만 원, 박승욱은 1억3500만 원, 고승민은 8000만 원, 나승엽은 4000만 원이다. 박승욱을 제외한 세 선수는 모두 1억 원 미만 연봉자고, 박승욱조차 2024년 리그 평균 연봉인 1억5495만 원에 못 미친다. 넷의 연봉을 합쳐봐야 딱 3억 원이다. 가성비 라인업이다.

내야와 외야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얻으며 팀 미래로 일찌감치 인정받은 고승민은 12일까지 시즌 106경기에서 타율 0.298, 11홈런, 69타점, OPS 0.796으로 풀타임 시즌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완전히 2루에 자리를 잡았다. 아직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있지만, 군 문제를 해결한 24세의 젊은 선수다. 경험이 쌓이며 계속해서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고교 시절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은 나승엽 또한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0.298, 6홈런, 58타점, OPS 0.853을 기록하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의 1루수는 아니지만 앞으로 장타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게 김태형 롯데 감독의 확신이다. 김 감독은 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나승엽은 워낙 좋았던 선수로 평가받았고, 나승엽은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이 있다. 타율이 높지만 장타력 부분은 내가 욕심이 있다”고 본격적인 조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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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트레이드 복덩이인 손호영이 한동희 입대 전후 문제점이었던 3루를 해결하면서 롯데의 고민을 지웠다. 손호영은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327, 17홈런, 71타점, OPS 0.928 대활약을 펼치며 핫코너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나이가 적은 선수는 아니지만 아직 전성기에 몇 년 더 있을 수 있는 나이라 내년이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감독도 “고승민 손호영 나승엽이 팀의 축이고 윤동희는 작년에도 잘했고 (올해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유격수 문제는 박승욱이 나름대로 견실하게 메워주고 있다. 한때 유격수 불가 판정을 받는 등 방출 시련까지 겪었던 박승욱은 시즌 125경기에서 타율 0.264, 7홈런, 48타점, OPS 0.723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이 앞선 내야의 세 선수보다 “올해는 박승욱을 뽑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다. 김 감독은 “유격수에서 경기를 소화해내고 있다. 기록으로 보이는 것보다 승욱이가 너무 잘해주는 것 같다”면서 “(시즌 초반에) 2군에 안 내려 보낸 게 대수비나 대주자가 되니까 그랬다. 방망이가 되면서 자리를 잡았다. 조그마한 몸이 불편함이 있었지만 거의 다 뛰고 있지 않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아직은 해당 포지션에서 검증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고, 완전한 주전 선수로 자리 잡을 때까지 시련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기량은 팬들의 기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 감독도 “만족할 만한 부분도 꽤 있고, 젊은 선수들 기량이나 그런 부분들을 만족하고 있다”면서 올해의 수확을 짚었다. 극적인 역전 레이스로 가을까지 경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텐데 어떤 마무리가 기다릴지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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