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가 11일 경기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중국축구협회의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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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수원FC)의 미래가 결국 불투명하게 됐다. 중국축구협회가 징계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보했다. FIFA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그의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이 난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전날 받은 공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축구협회는 공문에서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를 FIFA와 AFC에 보고했다. 향후 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일 "사법기관에 따르면 산둥 타이산 소속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FIFA가 중국축구협회가 통지한 내용을 받아들일 경우다. FIFA가 해당 내용을 인정한다면 전 세계 축구계에 징계가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손준호는 차후 스포츠중재재판소를 통해 항소할 수 있지만,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축구 선수 생활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된 손준호는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그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이후 10개월 만인 지난 3월 석방돼 귀국한 그는 6월부터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에 복귀해 뛰고 있다.
손준호는 중국축구협회가 발표한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 등 불법적인 돈 거래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공안이 가족을 건 협박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0개월간 구금 내내 무혐의를 주장했다는 그는 "20만 위안(약 3,700만 원)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면 이른 시일 내에 석방하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중국 공안의 제안을 받아들여 '금품수수'에 대해서만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준호는 잦은 금전거래를 했다던 팀 동료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을 이체받은 기록에 대해선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왜 그 돈이 들어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승부조작 등 불법적인 거래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일단 FIFA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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