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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손준호 입장문 및 질의응답 전문] “20만 위안 받은 건 맞지만 불법적인 건 절대 아냐···증빙 자료는 하나도 없지만 모두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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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32·수원 FC)가 입을 열었다. 중국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건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처음이다.

손준호는 9월 11일 오후 4시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국축구협회와 공안부는 10일 자국 프로축구 승부조작 및 불법 도박 사건의 특별 시정 조치를 발표했다. 장기간 조사한 내용을 통해 총 61명에 대한 징계를 알렸다. 손준호가 그 명단에 속해 있었다. 손준호가 중국 슈퍼리그 산중 타이산에서 뛸 당시 부당한 이득을 위해 부정 거래, 축구 경기 조작, 불법 수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손준호.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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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는 기자회견장에서 들어서자 자신이 준비해 온 입장문을 읽어나갔다.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질의응답을 가졌다.

먼저 손준호의 입장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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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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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막상 이 자리에 오니 긴장되고 떨리긴 한다. 오늘 내 입에선 사실과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

이렇게 터놓고 응어리 같은 걸 말할 수 있어 홀가분하다. 조금 긴 얘기가 될 것 같은데 처음부터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때 생각해서 중간에 감정이 올라와 눈물을 흘릴 수도 있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제가 처음 중국 공안에 체포될 당시 저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너무 큰 쇼크를 받았다. 특히나 가족들 앞에서 체포를 당했다. 그런 부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쇼크를 받았다.

더 당황스러운 건 체포 이후였다. 공안은 이제 한국말로 경찰인데, 제게 경찰이 한국말로 ‘뇌물수수혐의 죄로 체포한다’는 문구를 보여줬다. 무슨 말인가 싶었다. 정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체포가 되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시는 통역분이 오셨다.

저는 곧장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다시 한 번 당황스러웠다. 나는 다시 한 번 “죄를 짓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저도 텔레비전이나 드라마에서 본 게 있어서 “변호사가 필요하다. 변호사를 고용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공안 통역은 “큰 일이 아니”라며 “변호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변호사를 신청하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도 영문도 모른 채 갇혀 있었다. 갑자기 어디로 이동해야 한다며 나를 끌고 갔다. 그곳은 중국 초양시에 있는 구치소였다. 도착해서 조사가 시작됐다. 갑자기 중국 공안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너의 아내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된다. 그리고 네가 있는 구치소로 잡혀 와서 같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겁을 줬다.

그리고선 핸드폰 속 제 딸과 아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느냐”며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니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후 가족이 한국에 잘 갔는지 중국에 남았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더 겁이 났다. 가족 생각이 너무 났다.

중국 공안이 내게 다시 한 번 제안을 했다. 중국 공안은 내게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게 질의를 해서 15일 후엔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는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다.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 그래서 나는 몇 번이고 “정말이냐”고 물었다. 살면서 이런 적이 처음이다 보니 너무 겁이 났다. 가족 걱정에 어쩔 수 없이 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그곳으로 간 지 3주가 지났다. 가족이 한국에서 신청한 변호사와 처음 접견을 했다. 하지만, 변호사는 “네가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내게 “사실만 말해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다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냐”며 “사실대로 얘기하고 진술을 번복하라”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내가 너무 바보 같고 한심해 보였다. 단지 빨리 나갈 수 있다는 생각, 하루빨리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그런 거였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판단했다.

가족들이 “한국에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고소를 진행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 중국 변호사는 “그렇게 되면 우리는 손준호의 변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내는 “그렇게 되면 남편이 혼자 재판에 서야 한다. 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정부나 대한축구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고자 했다. 진술을 번복했더니 중국 공안에선 “왜 진출을 번복하느냐”고 했다. 제가 계속 무혐의를 주장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제시했다. 중국 공안이 ‘혐의 인정’을 강요했다. 압박했다. 저는 계속 중국 공안의 주장을 반박했고, 이후엔 수개월 동안 단 몇 번의 조사밖에 받지 않았다.

저는 공안 조사 단계에서 수사 과정,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변호사에게 보여달라고 신청했다. 돌아온 대답은 “공안은 조사 영상만 가지고 있지 음성 내역은 단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들이 당당하다면 음성파일을 공개하여 대한민국 국민이 제가 어떤 식으로 조사를 받았고, 그들이 어떻게 자백을 받아냈는지 보셨으면 한다. 저는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그들에게 증거란 것은 초기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었다. 이후 조사 내용은 무의미한 내용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단기간에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다. 회유가 있었다. 공안은 “이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고 말했다.

변호사와 영사님 접견이 매주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빠르게 상의하고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강구했다. 재판이 있기 전이었다. 판사가 따로 불러서 만나러 갔다.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있더라. 그들은 내게 “너는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무언가 하나라도 인정하지 않으면 외교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죄를 인정해야 한다. 작은 하나라도 인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저는 그들에게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방을 나섰다. 이후 변호사를 통해서 아내의 의견을 물었다. 변호사의 의견도 들었다.

며칠 후 다시 한 번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내게 “‘20만 위안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수일 내 석방해 주겠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 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거래를 제시한 듯했다.

나는 축구선수다. 승부조작이 엄청난 불명예라는 걸 안다. K리그에서 뛸 때부터 승부조작 교육을 받았다. 승부조작은 선수에게 치명적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판사가 제안한 걸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러자 판사는 내게 “이건 승부조작이 아니라 개인 간의 금품수수 혐의”라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네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중국에서 뛸 때 1경기 승리 보너스가 16만 위안이었다. 제 상식으론 1경기 승리 보너스로 16만 위안을 받는 선수가 고작 20만 위안을 벌고자 승부조작을 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봤다.

10개월 동안 엄청나게 좁은 방에서 생활했다. 20명이 넘는 고된 환경이었다. 나 혼자 한국인이기도 했다. 말 한마디 할 사람이 없었다. 철조망이 쳐진 방의 창문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 너무 힘들게 지냈다. 심신이 지쳐 있었다. 하루빨리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대한민국 땅을 밟고 싶었다. 간절했다.

그 누구라도 그 순간엔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은 내게 “이 내용은 절대 발설해선 안 된다”며 “발설 시 큰 문제로 삼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형식상 재판을 거쳐서 석방됐고, 한국으로 복귀했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에 국제이적동의서(ITC)를 요청했다. 예상보다 빨리 발급됐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아주 기뻤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대응하지 않고 있었던 부분이다. 이제야 말씀을 드리게 된 거 같아서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하다. 그동안 믿고 기다려주신 국민께 지금 말씀드리는 까닭이다. 저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주변에서 많은 분이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신다.

제 가족은 제가 지금껏 버티고 있는 이유다. 저는 저를 응원해 주신 국민께 사실만 이야기했다. 국민 여러분뿐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저를 믿고 도움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다음은 손준호와의 질의응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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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사진=이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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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징다오(김경도)에게 20만 위안을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대가로 받았다는 건가.

다시 얘기드리면 정말 승부조작엔 한 번도 가담한 적이 없다. 승부조작은 절대 아니다. 그 친구는 제가 소속팀에서 유일하게 한국말로 대화할 수 있는 선수였다. 가족들이 왔을 때 정말 잘 챙겨줬다. 사이가 돈독해졌다. 가족 간 선물 같은 것도 주고받았다. 2년 6개월 동안 정말 친하게 지냈다.

그렇게 친하다 보니 서로 돈거래도 했다. 돈이 필요한 순간 돈을 빌려주곤 했다. 친구 간 돈거래가 있었던 거다. 이게 승부조작은 절대 아니다. 불법적인 것도 아니다. 정말 친구 간 돈거래였다. 서로가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빌리곤 했었다. 불법적인 돈인지 알고 받았던 게 아니라고 여러 번 진술했다. 나는 정말 승부조작을 하지 않았다.

Q. 무죄라고 증명할 구체적인 물증이 있나.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김경도와 손준호의 관계는 앞서 손준호가 말한 대로 2년 6개월간 돈독했다. 금전적인 거래도 여러 차례 있었다. 1만 위안, 2만 위안 등 빌려주곤 했다. 서로 선물도 주고받았다. 큰 금액으로 오가는 사이였다. 판사가 말한 금액과 격차가 있었다. 이걸 인정하라고 얘기했던 부분이고... 거기에 대해서 증명하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긴 하다. ‘돈을 안 받았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다.

Q. 김경도와 각별한 관계에서 돈이 오간 거다. 그 과정에서 오간 돈은 얼마나 되나.

그건 서로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Q. 받은 돈이 20만 위안에 미치지 못하면 내역을 보여주면 되지 않나.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중국에선 위챗이란 걸 쓴다. 카카오 페이 같은 거다. 그게 없으면 계산이란 걸 할 수가 없다. 위챗이 없을 땐 손준호가 대신 빌려주곤 했다. 그게 한국 돈으로 500원일 수도 있고, 1,000원일 수도 있다. 그걸 다 계산해 보진 않았다.

Q. “판사가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발설하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 지금 이렇게 밝혀도 문제가 없나.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했던 거다. 그런데 중국축구협회에서 먼저 발표했다. 저도 말해야 하는 상황에 왔다. 이젠 잃을 게 없다. 사실 범죄자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피해자로 얘기하고 싶었다.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냥 기자분들에게 사실을 얘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 우린 아무것도 몰랐다. 가족도 한국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던 이유였는데... 지금도 가만히 있으면 여기 계신 분들 포함 모두가 나를 범죄자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자리를 만들었다.

Q. 공안에 체포될 당시, ‘공안이 터무니없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했다. 그 근거가 무엇이었나.

그 친구와 돈이 오간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에 대해서 말했다.

Q. 돈이 오간 내역을 보여줬다는 건가.

그 친구와 위챗으로 경기 전 또는 어떤 문서와 같은 것들, 연락한 내용이라든가 그런 게 있지 않나. 공안에선 그런 증거 자료를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나의 거짓 자백만이 그들의 증거였다. 정말 이건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이다.

Q. 중국축구협회가 결정된 사안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넘기면, 한국에서도 선수 생활을 못한다. 후속 조치 계획이 있나. 국제스포츠재판소로 향할 것인지.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제가 답해야 할 듯하다. 1차적으로 중국축구협회에서 이걸 증명해야 한다. 세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제 생각엔 그 증거가 없어서 중국축구협회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준다면 저희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무혐의 확인서는 왜 가지고 오지 못했나.

그런 걸 가지고 올 수가 있나? 일단은 그게 당시 다 중국 글씨로 쓰여 있었다. 통역하시는 분이 한국말을 잘 못했다. 대변하는지도 몰랐다. 중국말로 듣고 한국말로 이야기할 때도 잘 못 알아들었다. 정확한 절차 안내나 이런 걸 전혀 못봤다. 판결을 받고 나와서 궁금하지도 않았다.

Q. 그래서 받은 판결이 무엇인가. 무죄인가 유죄인가.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라’고 했다.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김경도에게 받은 걸 인정하라”고 했다. 9개월 이상 구금이 됐다. 10개월로 마지막 협상을 하고 나왔다.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결과적으로 유죄가 맞다. 20만 위안에 대한 금품수수 혐의로 알고 있다. 다만 손준호가 말한 것과 같이 강압 수사가 있었다. 그들이 제시한 증거는 강압 수사로 만들어낸 손준호의 거짓 자백뿐이다.

Q. 형량 협상을 했다는 것 아닌가.

10개월로 인정을 하고... 지금 해석할 방법은 그거 하나다.

Q. 판결문 없나.

저는 없다.

Q. 재판을 진행했는데 판결의 결과가 없다는 건가.

그러니깐 이제 그 전에 내게 협상한 건 뇌물수수 혐의,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라고 해서 했다. 그걸 인정한다고 하니 마무리가 돼서 나온 거다.

Q. 한국에서처럼 집행유예 등이 있을까.

없다.

Q. 올여름 여러 K리그 구단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안다. 특히나 전북 현대와 협상이 막판 틀어진 것으로 안다. 수원 FC와 이 문제는 어떻게 풀었나.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처음 손준호가 석방되고 1차적으로 전북과 협상했다. 전북과 협상이 마무리되는 단계였다. 그 당시 전북에서 제시한 계약 문구 하나가 있었다. 그 문구를 저희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서로 합의점이 맞지 않았다. 전북에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이후 최순호 단장님을 만났다. 단장님이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도와줘야지”라고 해서 빠르게 진행이 됐다.

Q. 중국에서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했으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 아닌가.

승부조작은 단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그곳에서도 제가 말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승부조작에 대해선 절대 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Q. 중국축구협회가 발표한 걸 봤나.

당황했다. 중국축구협회에서 발표할 때 제 이름이 안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여러 선수 이름이 나왔다. 승부조작, 불법베팅, 뇌물수수혐의 등을 다 했다곤 안 올라와 있는 것 같았다. 승부조작에 관해서도 명확하게 했다, 안 했다 인정하지 않았다.

Q. 뇌물수수혐의는 대가가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지 않나. 공안에선 이 금품에 대한 대가가 무엇이라고 강요하면서 자백을 받아냈나.

처음엔 친구에게 받은 그 돈을 안 좋은 쪽으로 엮어서 조사했다. 이후엔 불법적인 돈도 아니니 그냥 ‘돈을 받았다’고 인정하라고 했다. 그들은 내게 두 가지 선택지를 내밀었다. 나는 빨리 나오는 길을 택했다. 또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믿었다. 그땐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 10개월 동안 언제 나갈지 모르는 하루를 살았다. 죽지 못해 살았다.

Q. 그럼 어떤 대가로 금품수수혐의를 인정한 건가.

돈 거래 내역을 보고 그냥 ‘받았다’고만 인정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 돈이 승부조작에 들어간 돈이라고 한 것 같다. 개인 간 연락을 한 게 없다. 내 자백으로만 그렇게 한 것이다.

Q. 승부조작이 계속 언급됐다. 승부조작이란 해당 경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공안이 제시한 승부조작 경기는 무엇이었나.

1월에 있었던 상하이 상강전이었다.

Q. 1경기만 얘기한 건가.

그렇다.

Q. 그렇다면 거기서 손준호가 어떤 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본 것인가.

그런 건 없었다. 그들이 그냥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했다. 솔직하게 말해 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승부조작을 하면 퇴장, 페널티킥, 패스 미스로 인한 실점 등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골을 넣을 위치도 아니지 않나. 그냥 그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나는 그날 온 힘을 다해 뛰었다. 떳떳하게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리고 강팀과의 경기에서 비겼다. 어떻게 그 경기를 승부조작 경기로 볼 수 있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부가 설명드리면 그 경기가 지목된 이유가 있다. 김경도가 그 경기로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봤다. 여기에 손준호를 엮은 거다. 판사가 20만 위안받은 걸 인정하라고 해서...

Q. 그 경기 전·후 김경도와 돈거래가 있었나.

전은 아니다. 경기 한참 후에 있었다.

Q. 그게 정확히 며칠인가.

경기 5, 6일 뒤였다.

Q. 김경도와 재판 관정에서 마주한 적은 없었나. 대질 신문은 없었나.

이 과정에서 대화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상하이 경기를 조금 더 얘기하면 나를 제외한 이름 나온 선수들은 경기를 뛰지도 않았다. 나만 90분 뛰었다. 많이 뛴 친구는 10분 뛰었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어떻게 승부조작을 하나. 나 혼자서 어떻게 하겠나. 그냥 축구인의 마음으로 얘기하는 거다.

Q. 영사 접견을 비롯해 대한축구협회도 도움을 주려고 했었다. 당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나.

대한축구협회에선 솔직히 말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이었다. 내가 다는 모르지만 대한축구협회가 나를 만나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선 아는 게 없다.

영사 접견은 한 달에 한 번씩 이루어졌다. 많을 땐 두 번 올 때도 있었다. 올 때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해 주셨다. 안에서 폭행이 있는지, 먹는 건 잘 먹고 있는지 등도 확인해 주셨다. 나는 가족의 안부를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물었던 것 같다.

Q. 영사 접견 시 압박 수사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나.

이야기했다. 내가 왜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하는 등의 이야기를 다했다. “도와달라. 억울하다”라고 처음부터 호소했다.

Q. 20만 위안은 무엇으로 받았나.

그러니깐 저는 그렇다. 돈을 빌려주고 갚았던 걸 수도 있고. 그 친구 축구교실에 선물을 해줬다. 큰 금액에 대한 선물이었는데... 이거는 돈을 빌리고 갚는, 선물해 준 그런 돈이다. 불법적인 게 절대 아니다. 서로 도와주고 돕고 이런 걸 많이 했다. 가족들 생일도 챙겼다. 서로 선물을 했다. 돈을 벌다 보니깐 큰 금액이라고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Q. 돈독한 사이였다면 승부조작 회유는 없었나.

‘승부조작’이란 단어 자체를 꺼낸 적이 없다.

Q. 그런데 지금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건 손준호의 말뿐이다.

압박 수사를 받고 나면... 그 상황에선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저도 처음엔 6시간을 버텼다. 앉아서 6시간 동안 수갑을 차고 있었다. 그냥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거짓 자백을 한 거다. 제가 승부조작을 했다고 치자. 그럼 외국을 갔다. 일이 터질 줄 알고 있는데 왜 한국으로 돌아왔겠나. 저 또한 승부조작이나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게 없으니깐 한국으로 온 거다.

Q. 김경도가 승부조작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Q. 공항에서 체포될 때 인근 공항이 아니라 제3의 공항에서 잡혔다.

그건 정말 웃긴 이야기 중 하나인데... 5월 10일 청두와의 경기를 치른 뒤였다. 딸이 환경이 바뀐 곳에서 유치원을 다녔다. 딸과 아들 모두 생식기 쪽에 문제가 생겼다. 감기 등의 건강상 이유도 있었다. 감독님에게 “한국으로 갔다가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11일 미팅 때였다. 12일 오전 8시 30분 비행기였다. 그 당시 제 생일이기도 했다. 12일 한국으로 갔다가 16일에 복귀하는 일정이었다.

시간 맞춰 공항에 도착했는데, 수속을 못 한다는 거다. 시간이 조금 촉박했던 것도 있었지만 짐을 실을 수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통역을 통해서 비행기 티켓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상하이에서 오후 3시 30분 비행기가 있다고 했다. 상하이로 가족과 넘어가서 홍차오 공항에 12시쯤 도착했다. 그곳에서 점심 먹고 안에 들어가서 애기들 장난감도 사줬다. 재밌게 놀아주고 있었다. 비행기 타기 전 여권 검사 하는데 갑자기 내게 ‘기다려보라’는 거다. 3분 뒤쯤 공안들이 와서 나를 끌고 갔다. 가족이 있는 앞이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Q. 중국축구협회에 요청하고 싶은 게 손준호의 죄를 결정지은 근거가 무엇이냐는 건가.

앞서서 이야기했지만 공안 조사 과정에서의 녹음 파일은 복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검찰엔 다 있는데, 왜 공안엔 음성 파일만 없나. 영상은 있는데. 그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싶다. 음성 파일만 있으면 내가 당당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 정말 여러 번 말하지만 내가 어떤 조사를 받았는지 다 보여주고 싶다.

Q. 수사 과정이나 재판에서 ‘손준호가 나와 함께 승부조작을 하기로 했어’라고 하는 식의 증언이나 주고받은 녹취 등의 자료가 있었나.

단 한 번도 없었다.

Q. 그럼 그 조사를 받으면서 김경도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들은 게 있나.

“그 친구는 그렇게 진술했다”는 말만 들었다.

Q. 문자로 주고받거나 한 건 없었나.

그런 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친구 말이 매번 달랐다. 처음엔 ‘20만 위안’이었다가 ‘신발도 사줬다’ 하고, ‘옷도 사줬다’고 했다. 변호사에게 사준 내역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나는 그 친구와 같이 없었으니깐. 검찰 쪽엔 그런 자료가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

Q.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한 일이 있나.

억울함도 있지만 도와달라는 호소다. 영문을 모른 채, 말도 알아듣지 못하는 나라에서 10개월이나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그런 곳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었다. 억울하게 있었다. 호소할 수 있는 사람이 영사뿐이었다. 영사 면접을 하고 나면, 외교부에 전달됐다. 호소하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그냥 사실대로 호소했다.

Q. 한국으로 들어와서 추가적인 만남이 있었나.

한국에서 외교부 쪽과의 만남은 없었다. 그리고 영사 면접할 때 뒤에 한국말을 조금 알아듣는 경찰, 검찰분들이 지키고 있었다. 자세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변호사를 통해서 말을 할 때만 핵심적인 부분들을 아내에게 전달했다.

Q. 김경도는 승부조작을 인정했나.

혐의가 무엇이고 등 나는 그런 건 하나도 알지 못한다. 그 후로 그 선수를 만난 적도 없다.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

Q. 가족끼리 선물도 주고받았던 가까운 사이라고 하지 않았나. 가족 간의 소통도 전혀 없었나.

없었다.

Q.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건가.

일단은 단장님과 구단 프런트하고 이야기해 봐야 한다. 지금도 하는 상황이다. FIFA와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과도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Q. 그 친구를 잊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사람을 너무 믿었다.

Q.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확인할 생각은 안 했나.

한국 땅을 밟는 순간 중국 시절은 잊고 싶었다. 해야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가족들과 중국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잊기로 했다. 그냥 잊고 새롭게 살아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Q. 공안 조사 단계에서 음성파일은 없다고 했다. 영상을 받아서 공개하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영상에서 강압 수사를 어떻게 받았는진 확인할 수 없다. 영상은 그냥 내가 앉아 있는 모습만 나온다. 강압 수사라는 게 거짓된 혐의를 인정하는 것 아닌가.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검찰에선 음성, 공안에선 영상도 음성도 없다고 들었다.

Q. 중국 검찰이 손준호의 억울함을 풀어줄 만한 자료를 갖고 있진 않나.

검찰에선 이젠 그냥 변호사도 있었고 해서... 사실만 이야기했으니까... 처음 공안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해서 일이 이렇게 된 거니깐. 검찰로 넘어왔을 때 김경도가 많은 얘길 한 것으로 안다. 무엇을 주었는지 등을 물었던 것 같다. 김경도의 축구 교실에 무엇을 보냈는지 등이다. 김경도가 줬다고만 하고 받은 얘기는 전혀 안 한 것 같다. 검찰에서 여러 가지를 확인했을 때 대답은 다 했다.

Q. 검찰에서 김경도 쪽 이야기를 했다는 건가.

그렇다.

Q. 억울해서 ‘빨리 나오고 싶었다’는 건 알겠다. 판사에게 금품수수혐의를 인정하고 나왔다는 거 아닌가. 금품수수혐의가 인정되려면 무언가 대가가 있어야 하지 않나. 그게 뭔지 궁금하다. 대체 무엇을 인정한 건가.

내가 인정한 건 ‘돈을 받았다’는 것 하나다. 그 선수에게 20만 위안을 받았다는 걸 인정하라고 해서 했다. 그게 금품수수혐의라고 했다. 나는 강요를 받았다. 그들은 내게 1, 2번 선택지를 제시했다. 나는 최대한 빨리 나오는 길을 선택했다. 재차 얘기하지만 그쪽에선 한국에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당시엔 정말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 언제 나갈지 모르니까.

Q. 돈을 받은 것만 인정했고, 돈에 대한 대가는 없었다는 건가.

그렇다. 돈을 받았다고만 했다. 나는 불법적인 돈은 받지 않았다.

Q. 구치소에서 생활했을 때 인권 침해를 당하거나 견디기 힘든 순간이 있었나.

폭행이나 그런 건 없었다. 첫 외국인이어서 그런지 최대한 저를 잘 보호해 줬다. 다만 생활이 열악했다. 훈련소 생활보다 더 열악했다. 영하 25도에서 차가운 물로 씻었다. 나가서 축구할 생각으로만 버텼다. 어떤 것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만 생각했다. 이 악물고 죽고 싶은 날도 많았지만 버텼다.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물로 씻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승부조작을 안 했고, 불법적인 돈은 받지 않았다는 그런 자신이 있었기에 다 견디고 나온 거다.

Q. 공안 음성 파일은 없다고 해도 검찰 음성 파일은 있다고 하지 않았나. 판결문도 공개할 생각이 없나.

이거는 공안에서 발표하게끔 만드는 게...

Q. 먼저 요청해서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닌가.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중국 변호사를 통해서 열람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질의응답하면서 손준호 답변을 들었겠지만 ‘그게 말이 돼?’란 게 많았을 것이다. 중국에서 일을 한 지 오래됐다. 나는 ‘중국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상대가 중국이란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기사를 찾아보면 중국 2부에서 뛰고 있었던 류지오란 선수도 엇비슷한 상황으로 나왔다. 영구징계라고 발표가 나니 곧바로 반박했더라. 그 선수는 FIFA나 CAS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리 썼더라. 손준호 혼자만의 상황이 아니고, 피해자가 더 있다. 한 번 더 호소하고 싶은 건 한국 국가대표 선수를 불법으로 구금했다. 강압 수사가 이루어졌다. 그 상황을 인지해 주시고,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

Q. 추후 판결문 공개할 생각이 있나.

문의를 해봐야겠지만 가지고 있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중국 변호사에게 물어보겠다.

Q. 중국 변호사가 열람 요청을 거부한 이유는 뭔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그 이유를 못 받는 게 많았다. ‘하나의 일부분이고, 안 된다’는 답변이 많았다. 중국 현지 로펌에도 물어봤지만 형사 사건에 대해선 전담하는 분이 많이 없다고만 했다. 형사 사건이면 공안과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공산당이어서 반대쪽에 있는 변호사들이 “우리는 무조건 협의를 통해서 죄를 덜 받게 하는 쪽으로 일을 진행한다”고 했다.

Q. CAS에 제소할 건가.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팩트 체크를 하자고 하면 중국 쪽 주장, 중국 사법당국 결정, 중국축구협회 징계 등을 다 확인해야 한다. FIFA나 대한축구협회에서 징계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Q. 손준호의 주장대로라면 엄청나게 억울한 일을 당한 것 아닌가.

중국에선 형사 사건 항소가 거의 없다고 한다. 중국 자국 내에서 거의 없다고 했다. 중국 변호사가 우릴 설득하는 상황이었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중국 변호사가 그랬다. 그는 우리에게 “이 정도면 빨리 나온 거고 한국 가는 게 정답 아니냐. 그럼 이제부턴 중국 쪽 편을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Q. FIFA가 중국축구협회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계속 선수 생활 할 수 있으면, 중국에서 있었던 일은 없는 셈 치고 살아가겠다는 건가.

그렇다.

Q. 발표가 나온 뒤 수원 FC와 이야기한 게 있나.

어제부터 계속 소통했다. 하루 이상 구단 관계자들과 계속 이야기를 했다. 단장님이 말과 행동을 아끼자고 했다. 이 간담회 후에도 수원 FC와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한다.

Q. 전북과 협상 단계에서 ‘특정 문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는데. 그게 무엇인가.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그 부분은 전북에 양해를 구해야 한다. 전북 입장을 이해한다. 구단 프런트들도 서로 피해가 없는 선에서 문구를 만들자고 했다. 모르겠다. 지금 제 마음대로 그 문구 내용을 공개할 순 없다. 당시엔 좋은 이해관계로 나왔다.

Q. 친구와 주고받은 돈 중 20만 위안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나중에 거래 내역 찾아서 공개할 생각 없나.

휴대전화에 그런 대화 내용, 내역이 전혀 없다. 휴대전화를 포렌식했지만 그 당시 12, 1월 두 달 간의 모든 기록이 싹 사라졌다. 그때만 빼고 다 있더라.

Q. 그걸 공안이 없앤 건가.

그건... 아내가 포렌식을 신청하고 받았다. 두 달간의 대화 내역만 포렌식이 안 됐다고 얘길 하더라.

Q. 20만 위안을 단 건으로 받은 건가.

그렇다.

Q. 20만 위안이 적은 돈이 아니지 않나.

돈을 서로 자주 빌렸다.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Q. 20만 위안 정도 되는 돈을 주고받는 일이 흔했나.

맨날 그러진 않았다. 축구교실에 선물할 때 정도가 있었다.

Q. 금전적인 거래가 잦았다고 했는데. 금전 관련해서 20만 위안 정도 주고받은 적이 이때 말고도 있었나.

없었다. 선물이나 서로 돈을 빌리고 갚을 때 아니면 없었다.

Q. 별로 없었으면 20만 위안을 그때 왜 받았는지 정도는 기억할 수 있지 않나.

돈거래를 했던 내역이 없다. 서로 돈을 빌려주고 갚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기억이 잘 안 난다.

<손준호 에이전트 답변>

김경도도 연봉이 높은 선수였다. 손준호 역시 높았다. 승리 수당도 컸다. 산둥이란 팀엔 3천만 원에 가까운 승리 보너스가 있었다. 손준호가 농담으로 “돈이 너무 사이버머니 같다”는 얘길 했다. 그러다 보니 돈에 대한 인식 자체가 조금 달라졌다. 누구에게 1천만 원 이상 선물을 줬다고 하면 있는 그대로 믿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게 이해는 안 갔지만 중국 돈으로 오가고 하니 화폐 단위, 인식이 조금 다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렇게 큰돈이 오갔음에도 인지는 못했다.

Q. 처음 연행이 되고, 공안에 끌려갔을 때 가족을 볼모로 협박했다고 하지 않았나. 김경도와 승부조작을 인정하라고 한 건가.

아니다. 돈을 받았다고 인정하라고 했다.

Q. 처음엔 그것을 인정했다가 번복했다고 하지 않았나.

받은 건 맞는 데 불법적으로 받은 건 아니라고 했다.

Q. 재판에서도 20만 위안받은 것만 맞다고 한 건가.

그렇다.

Q. 두 달간의 아무런 대화 내역도 없이 입출금 기록만 20만 위안이 있는 건가.

그러니깐 그 당시에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해봤다. 김경도 부모님을 한국에서 오랫동안 케어해 드렸다. 병원 수술도 잡아드렸다. 한국에 오면 저 또한 지원을 해줬다. 그 친구에게 돈을 받아서 해준 게 아니다. 인간적으로 좋은 마음에서 해준 거다. 그게 그런 마음에서 나온 돈이 아닐까 싶었다. 고마움의 표시일 것으로 봤다.

손준호 최종 발언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정말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멀리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물론 여기 계신 모든 분이 저를 좋게 생각해 주실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호해 주고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이 자리에서 말한 건 거짓 하나 없다. 정말 제가 10개월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저는 이제 다 말했다. 앞으론 어떤 자극적인 기사가 나가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오늘 말한 건 다 사실이고 진실이다. 제 마음을 들어주셨으면 한다. 정말 감사하다. 축구선수로 더 잘해서 이런 자릴 마련해야 하는데 죄송하기도 하다. 수원 FC에 특히 죄송하다. 이 또한 잘 견디고 이겨내겠다. 대한민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수원=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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