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사진 | 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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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024년은 가히 배우 황정민의 해라 부를 만하다. 지난해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을 완벽히 표현하면서, 1312만 흥행을 이끌었다. 각종 영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은 황정민이 될 거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한국판 조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역사상 최고의 빌런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9년 만에 ‘베테랑2’로 돌아왔다. 류승완 감독과 함께다. 정의로운 형사의 대명사 서도철이란 이름도 그대로다. 여전히 나쁜 놈 때려잡는 것에 몰두하는 형사다. 성미는 급하고 욕도 잘하며, 화가 단단히 나 있는 인상이지만 보면 볼 수록 순수하고 투명하며 맑디 맑은 이미지다.
전두광이 극적인 캐릭터로 이리 튀고 저리 튀며 극의 텐션을 끌어올리는 인물이라면, 서도철은 열정과 열기는 있지만 중후하게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이다. 전두광이 이태신의 묵직함 반대편에서 날뛰지만, 서도철은 빌런이 날뛸 수 있는 판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황정민은 서도철에 애정이 더 컸다.
‘서울의 봄’ 스틸컷.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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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는 수상 욕심이 크지 않다. 해인이가 빌런으로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서도철 연기를 잘한 게 되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전두광은 연기하기 쉽다. 가공한 인물이고, 어떤 식으로 과장을 해도 되는 인물이다. 서도철이 더 어렵다. 극의 중심에서 너무 튀어도 안 되고, 크게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빈자리는 잘 채워야 한다.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주변 빌런이 튀고 춤추고 놀 수 있다. 그 판을 잘 깔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서도철로 상을 받으면 기꺼이 받겠지만, 전두광으로 수상하는 건 좀 그런 면이 있다. 오히려 쉬운 연기였기 때문이다. 해인이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베테랑2’ 스틸컷. 사진 | CJEN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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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에게 수상보다 더 고민이 되는 건 흥행이다. 최소 손익분기점을 넘기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배우로서 책임을 지는 행위라는 인식이 강하다. ‘베테랑2’는 추석 연휴 유일한 한국 블록버스터다. 해외 영화에도 대항마가 없다. 완벽한 빈 집털이의 판이 마련됐다.
“한국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요. 예전에는 같이 개봉하는 작품이 있어서 서로 덕담도 나누고 파이팅도 하고 그랬어요. 속으로는 ‘내 것만 잘 됐으면’ 하기도 했고요. 단독 개봉이라 흥행에 유리하단 점에서 좋은 것도 있지만, 씁쓸하기도 해요. 사실 흥행은 하늘에 뜻이잖아요. 손익분기점 넘기는 게 1차 목표입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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