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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유어 아너' 허남준의 가치, 얼마가 될까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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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유어 아너 허남준 인터뷰 / 사진=에이치솔리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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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허남준의 첫인상은 확실한 '온앤오프'였다. 작품과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땐 누구보다 진중하다가도, 금세 풀어지는 허남준의 향후 가치가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10일 종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연출 유종선)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vs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이다.

'유어 아너'를 통해 첫 주연작을 무사히 완주한 허남준은 "시원 섭섭하다. 사실 방송된 것도 아직 실감이 안 났는데, 방송이 끝났다는 것도 실감이 잘 안 난다"며 "모든 배우분들, 연출분들이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끔 너무 잘해주셨다. 뒤늦게 종영할 때가 되니까 그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굳이 신경 안 써주셔도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구태여 저에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주셨다는 걸 알게 됐다. 한 회, 한 회를 볼 때마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첫 주연작인만큼 생애 첫 제작발표회 참석도 예정했던 허남준이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되며 아쉽게 당일 불참한 바 있다. 허남준은 "첫 제작발표회여서 아쉽기도 했지만 어차피 가서 벌벌 떨었을 거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아쉬우면서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기 보단…부담감이 덜 했다. 물론 아쉬움이 훨씬 크다. 부담스럽더라도 가보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극 중 허남준은 김강헌(김명민)의 첫째 아들 김상혁 역을 맡았다. 김상혁은 우원 그룹의 장남이자, 김강헌 회장의 난폭함과 잔혹함을 쏙 빼닮은 인물이다. 동시에 냉혈한 김강헌의 평정심을 흔들어 놓는 유일한 존재다.

앞서 유종선 PD는 일찌감치 허남준을 김상혁 역으로 점찍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허남준은 "너무 주관적이고 이기적일 수 있지만 일단 기분이 좋았다. 어떤 캐릭터든 똑같은 대본을 바라보더라도 배우나 연출 개개인의 머릿속엔 상상해 놓은 그림들이 있을 텐데 거기에 부합했다는 건 저에게 좋은 일이자, 행복한 일이었다"며 "감독님은 저에게 '농익어 보이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상혁이는 평범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충동적으로 자기를 증명하는 것들이 인생의 전부인 아이다. 그런 내면적인 부분에 대한 주문을 많이 해주셨고, 외적으로도 똑같았다. 상혁이는 내면의 가치관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고,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만 생각하는 인물이다. 스타일링적인 부분도 관리를 많이 하는 인물처럼 만들었다. 상혁이는 그게 자기 인생의 전부인 친구"라고 말했다.

작품 초반부 김상혁은 그야말로 '안하무인'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인 김강헌 회장에게 인정받기 위해, 동시에 자신이 가진 권력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악행을 벌인다. 심지어 후반부엔 그가 과거에 저지른 마약 성폭행까지 드러나며 그야말로 '점입가경'의 악인임이 밝혀진다.

허남준은 "사실 그런 설정을 모르고 시작했다. 작품을 만나고 아주 초반이 돼서야 그런 설정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저는 그 역할을 만난 배우였기 때문에, 남들은 이해할 수 없어도 저만의 정당성이 필요했다. 그래야만 연기를 할 수 있으니까. 정당하지 않은데 저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에 애를 먹었다. 선배들이나 감독님도 그렇고 그 설정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런 김상혁은 첫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다. 김상혁은 동생 김상현(신예찬)의 장례식장에 선글라스를 쓴 채 등장한다. 허남준은 "그게 선배들과 첫 촬영 장면이었다. 벌벌 떨면서 갔다. 그냥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 사실 현장에서 제 마음대로 된 건 거의 없다. 감독님이 대충 상상하신 그림을 저한테 펼쳐주시면, 제가 최대한 받아갈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해서 표현했다"며 "선글라스는 정말 미친놈처럼 보이고 싶었다. 감독님이 설정하셨다. 허영심 가득하고, 허세 가득하고, 제정신이 아닌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소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상혁은 취재진 앞에서 김상현을 죽인 범인을 잡겠다고 선전포고한다. "생명의 가치, 사람마다 달라요"라는 대사를 통해 김상혁이 가진 '급'의 가치관을 알 수 있게 한다.

해당 장면에 대해 허남준은 "그 장면은 오디션 때도 했었다. 그 장면이 저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장면이었다. 처음 딱 제대로 된 대사를 뱉으면서 사람들에게 저를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제일 잘 해내야만 했다. 많은 방향으로 준비했고, 감독님과도 두세 번 만나서 준비했다. 친구들과도 많이 준비했지만, 결국 현장에 가선 제 뜻대로 안 되더라. 정말 어려웠다"며 "게다가 첫 촬영날 장례식장 장면을 찍고 바로 찍은 거라 동기화가 안 된 상태였다. 너무 어려워서 세 테이크, 네 테이크를 가는 동안에도 감을 못 잡았다. 감독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포인트를 잡았다. 기존에 연기할 때처럼 명확한 것들을 정해놓고 한다기보단 정신줄을 놔 버리니까 그 순간 동생의 죽음에 대한 애도보다 자신의 앞에 무대가 펼쳐지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더 화젯거리로 만들면서 우리 가문을 건드렸다는 분노감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해당 장면에서 김상혁은 몰려든 취재진을 향해 자신의 경호원을 밀어 넣으며 길을 튼다. 이는 허남준의 애드리브로 완성된 장면이다.

허남준은 "첫 대사부터 '생명의 가치'지 않냐. 상혁이의 인성이 드러난다. 내가 돈을 주고 부리는 사람들이니까 상혁이 입장에선 얼마나 하찮겠냐. 손짓을 해서 길을 뚫는 것보단 정말 쓰레기처럼 보이려면 사람을 던져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감독님한테 말씀드렸더니 괜찮은 것 같다고 하셨고, 한 번 찍어보고 아니면 편집해 달라고 했다. 경호원 역을 맡은 배우분께도 미리 양해를 구했다. 다행히 너무 좋아해 주셨다"며 "할아버지 두상을 쓰다듬으면서 집안에 들어서는 장면은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 촬영하는 내내 '어떻게 하면 김상혁을 나빠보이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냥 나쁜 것이 아니라,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나빠보이게 하고 싶었다. 저만 고민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계셨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런 김상혁의 성향은 외적으로도 보인다. 허남준은 김상혁의 '나르시시즘'을 표현하기 위해 노출을 감행했다. 허남준은 "그 장면은 완전 초반에 찍었다. 감독님이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벌크업을 해보려고 했다. 벌크업을 하려면 기간이 오래 걸린다. 후반부에 촬영할 줄 알았는데 너무 초반부에 촬영해서 급하게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준비했다. 헬스 선생님도 현장에 불렀다. 사실 자신이 없었다"고 민망한 듯 웃음을 보였다.

이어 "원래는 대본에 없던 장면인데 감독님이 상혁이의 자아도취나 나르시시즘을 보여주고 싶다며 오디션 때부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다. 제가 제일 마지막에 캐스팅 돼서 대본 리딩 다음부터 바로 준비했다"며 "결론적으로 증량을 하진 않았고, 오히려 커팅(감량)을 많이 했다. 증량을 하려다가 초반부에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급하게 2주 동안 커팅을 했다. 무조건 커팅이 잘 돼야 몸이 예쁘다고 생각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벌크업을 한다고 4~5㎏ 정도를 찌웠었는데 2주 뒤에 다시 4~5㎏를 감량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완성된 김상혁에 대해 허남준은 "사실 상혁이의 악행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을 많이 주진 않았다.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사람을 다루는 것도 정상이 아니었다. 뒤에서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건 용서받을 수 없다. 애초에 처음부터 나쁜 놈이었다"며 "사실 연기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정이 떨어졌다기보단, 제가 맡은 캐릭터가 어느 선까지는 안 갔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긴 했다.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저에게 주어진 걸 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허남준이 김상혁을 온전히 완성하기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는 아버지 김강헌 역을 맡은 선배 배우 김명민이었다. 허남준은 극 중 김상혁이 김강헌에게 맞는 장면이 언급되자 "진짜 맞았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연신 감탄했다.

선배 김명민에 대해 허남준은 "사실 지나고 나서 명민 선배님한테 감사한 게 너무 크다. 저를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고, 놀이하듯 재밌게 제가 부담스럽지 않고, 연기에 집중하면서, 마음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선배는 제가 '순수하다'고 표현해 주시는데, 제가 만약 순수함을 갖고 있다면 그런 순수한 사람을 봤을 때 눈높이에 맞춰서 순수하게 대해줄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행복했지만, 그때 그 순간엔 100% 행복감을 다 느끼진 못했다. 지나고 나서야 편하게 해 주셨다는 걸 알게 됐다. 너무 감사했다"며 "아버지(김명민)도 끝까지 제가 너무 나쁘게 보이지 않길 원하셨고, 많이 노력해 주셨다. 너무 감사하다. 솔직히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는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남들이 볼 땐 별 거 아닌 연기를 혼자 앓으면서 준비했다. 현장에 가선 감독님과 선배들이 다 만져주셨다. 정말 그냥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다만 앞서 배우 김도훈은 아버지 송판호 역을 맡은 선배 배우 손현주에게 복날을 맞아 비타민을 선물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이에 김명민으로부터 애정 섞인 질투를 들었던 허남준은 "그 이후로 김명민 선배에게 선물을 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도훈이 때문이다. 더 못 하겠다"고 민망한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언급된 송판호(손현주) 판사의 아들 송호영 역을 맡은 또래 배우 김도훈에 대해 허남준은 "진짜 충격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처음 보자마자 바로 검색했다. 누군진 알았는데, 몇 살인지 궁금했다. 너무 잘해서 어떤 장면에선 다 같이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며 "제 나이 또래 친구들 중엔 인위적으로 멋져 보이고 싶은 친구들이 있는데 도훈이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사람 냄새 폴폴 풍기면서 다가와줬다. 촬영 중간중간엔 몇 번 안 만났는데 촬영지가 겹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참 괜찮은 친구다. 가식이 없고, 자기 일을 잘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저를 엄청 좋아해 줬다. 강아지 같았다. 덩치는 큰데 리트리버처럼 저를 좋아해 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실 누가 날 좋아해 주는데 안 좋을 리 없지 않냐.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순수하게 저를 좋아해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019년 영화 '첫잔처럼'으로 데뷔한 허남준은 드라마 '낙원의 밤' '엑스엑스' '설강화: Snow drop' '혼례대첩' '스위트홈' 시리즈를 비롯해 영화 '더블패티' '인질' '테이크오프: 파도위에 서다' '헬퍼'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허남준은 "인기를 잘 못 느끼겠다. 잘 모르겠다. 하나 느끼는 건 주변 사람들이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주는 거다. 연락이나 교류가 없던 친구들한테 연락이 오면 그제야 느낀다. 왠지 제가 가상공간에 존재하는 사람이 된 느낌"이라며 "제 삶에서 많이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봐야 알겠지만, 어쩌면 제가 무의식 중에 무서워서 더 알고 싶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저에게도 모든 것이 처음이니까"라고 털어놨다.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한다는 허남준이지만, 올해 6월 9일 생일을 맞아 팬들이 준비한 생애 첫 생일 카페가 개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남준은 "그냥 너무 감동이었다. 제가 너무 F(MBTI 성격 유형)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감동적이었다. 시구하러 갔을 때도 '유어 아너'나 저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저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계셨다. 그게 큰 힘이 됐다"며 "생일 카페에 왔던 분들이 도훈이랑 같이 시구하러 갔을 때도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동이었다. 힘이 됐다. 인기를 막 실감한다기보단 '나를 좋아하는 분들이 생겼구나! 기분이 너무 좋다!'라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6년 차 배우가 된 허남준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도 그렇고, 여러 가지 좋아하는 일들을 열심히 해본 적이 많은 것 같다. 성향상 도전하는 것에 있어서 망설임이 없었다. 특히 어릴 땐 제가 좋아한다고 해서 어느 정도 잘할 수 있거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라며 "다른 일들을 하면 어떤 결과물을 저 자신에게 스스로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근데 연기를 해야겠다고 처음 마음먹었을 땐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너무 긍정적이었다. 쓸데없이 낙관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없었다. '이렇게 하다 보면 되겠지'였다. 연기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부족한 것들을 채우려고 하면서 작은 성취감들을 맛보게 되니까 이런 일이 천직인가 싶다. 연기를 하다 보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부담이 없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허남준은 선(善)역과 악(惡)역을 오가는 자신의 연기적 얼굴에 대해 "개인적으로 선을 좋아한다. 예전엔 악한 역할을 눈여겨 봤다. 오디션을 봤을 때도 누아르 장르 위주로 봤는데 지금은 선한 것에 눈을 뜬 것 같다"며 "물론 그 어떤 역할도 쉬운 것이 없지만, 선한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 훨씬 더 재밌는 것 같다. 상혁이를 만나서 그런가? 지금 시기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허남준은 "아직까지 연기적으로 고비가 온 순간은 없었다. 이제 시작이지 않냐. 물론 '인간 허남준'으로서 막히는 순간은 있었다. 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정도로 슬럼프는 있었지만, 연기적으로 '현타'나 슬럼프를 느낄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수면 밑까지 가라앉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발을 박차고 추진력을 얻어 단숨에 수면 위로 올라올 힘도 배울 수 있다. 허남준은 "지금은 감사해야 하는 시기다. 저희는 쓰임을 받는 직업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의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허남준은 "배우 허남준의 목표는 평탄하게 오래오래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작은 포인트들의 재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면서 제가 미약하게나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재밌게 도전적으로 하고 싶다"고 향후 그가 보여줄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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