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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날강두부터 오페라 비매너까지…한국팬들 “호구 취급 더는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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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Tosca)' 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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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가 공연 도중 무대에 난입해 지휘자에게 항의하는 소동으로 해외 스타들의 무례한 행동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국을 찾은 세계적인 오페라 스타 안젤라 게오르기우(59)는 최근 진행된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무대에 난입해 지휘자에게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세계적인 축구 선수, 가수 등 스타들이 방한해서 공지도 없이 행사를 지연하거나 돌연 취소하는 등 한국 팬들을 상대로 ‘코리아 패싱’을 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팬들은 “한국만 호구도 아니고 더 이상 안 참는다”는 반응이다.

◇“나를 존중하라” 무대 난입해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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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공연에서 주인공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왼쪽 아래 빨간옷)가 커튼콜 중 인사하기 위해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객석 곳곳에서 야유가 빗발쳤다. 그러자 게오르기우는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퇴장하고 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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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기우가 진행한 오페라 ‘토스카’ 공연은 휴게시간을 포함해 총 140분 동안 진행되는 공연으로 푯값이 8만~22만원 선이다. 주인공 토스카 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상대 배우인 김재형이 앙코르곡을 부르자 무대 한쪽에 모습을 드러내 “이것은 리사이틀(독주회)가 아니라 오페라다. 나를 존중해라”고 지휘자에게 음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공연 흐름이 완전히 끊겼고 이후 게오르기우는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이 진행되는 데도 몇분간 나타나지 않았다. 세종문화회관이 일요일 한밤에 이례적으로 “게오르기우 측에 강력한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국내 팬들은 “관객을 가르치려는 태도가 너무 오만하다” “역대급 깽판” “궁극의 성질머리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날강두’ ‘느그형’된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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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결국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유벤투스 호날두가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6만3000여 명의 축구 팬은 ‘호날두 없는 호날두 내한 경기’에 분노했다. 경기 후 ‘유벤통수(유벤투스+뒷통수) 날강두(날강도+호날두)’ 등의 거친 표현이 등장했다. 유벤투스 구단과 호날두의 인스타그램은 분노한 한국 팬들의 항의 글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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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타들이 한국에 찾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노쇼(No Show)’하는 사례도 있었다. ‘우리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인기가 높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국에서 ‘날강두(날강도+호날두)’'느그형(너희형)’이라고 불리게 된 일이다.

2019년 호날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 스타였다. 그런 호날두의 당시 소속팀 유벤투스가 2019년 7월 K리그 올스타팀과 친선 경기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티켓 값이 최고 40만원이지만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소식에 3시간 만에 매진됐다. 호날두가 경기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6만여명의 관중이 몰렸지만 호날두는 단 1분도 경기장을 밟지 않은 채 한국을 떠났다. 국내 팬들이 “한국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팬들은 결국 티켓 값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전까지 나가 승소했다. 경기를 관람한 4700여 명의 관중은 당시 행사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호날두가 출전한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15억3000여 만원 상당의 입장료와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입장료의 60%에 해당하는 8억7000만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한국만 호구로 보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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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시저/유니버셜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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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없이 공연 지연이나 공연을 앞두고 돌연 공연 취소도 흔하다. 미국 출신의 R&B 가수 H.E.R(본명 가브리엘라 사르미엔토 윌슨)은 2년 연속 내한 공연을 앞두고 취소 통보를 보내기도 했다. 가수 H.E.R은 2019년 인천에서 진행하는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을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보냈다.

주최사 측은 “선셋스테이지에 출연 예정이었던 H.E.R.의 공연이 전일 갑작스러운 아티스트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취소됐다”며 “교통편 및 숙소, 무대 세팅까지 다 준비된 상태에서 갑작스레 통보받아 주최 및 유관 사도 많이 당황스러웠고, 해당 아티스트가 예정대로 출연할 방안을 마지막까지 모색해 보았으나 결국 출연이 어렵다고 판단됐다”고 했다. 이 가수는 불과 1년 전인 2018년에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를 보낸 적 있다.

공연을 앞두고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취소 통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캐나다 출신 팝가수 다니엘 시저는 작년 12월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내한공연 2회차를 앞두고 2시간 전 취소소식을 통보해 국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주최사 라이브네이션 측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12일 2회차 다니엘 시저 내한 공연이 취소됐다”며 “기다리셨을 팬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다니엘 시저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할 수 없는 이유로 남은 아시아 투어는 취소됐다”고 전했다.

국내 팬들은 “한국만 호구로 보냐”며 더 이상 참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호날두의 경우만 해도 한국에 오기 이틀 전에 중국 난징에서 치른 친선전에서는 90분 풀타임을 뛰었는데, 완전히 대비되는 태도를 보였다”며 “‘코리아 패싱’으로 보이는 행동을 은연중에 내비치지만 한국 팬들은 더 이상 이런 무례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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