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얀니크 신네르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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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최근 도핑 논란에 휩싸였던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 달러·약 1004억원)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12위·미국)를 세트스코어 3-0(6-3 6-4 7-5)으로 완파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신네르는 올해만 두차례나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며 남자 테니스의 새로운 지존임을 입증했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48억2000만원).
2000년대 들어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두 차례 이상 차지한 남자 선수는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에 이어 신네르가 5번째가 됐다. 특히 자신의 첫번째와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한 시즌에 달성한 것은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 이후 신네르가 47년 만이다.
이로써 올해 남자 테니스 메이저 대회는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 두 2000년대생 젊은 스타들이 양분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신네르는 2001년생, 알카라스는 2003년생이다. 남자 테니스 ‘빅4’로 이름을 날렸던 ‘페나조’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가운데 한 명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02년 이후 22년 만이다.
라이벌인 조코비치, 알카라스 등이 파리올림픽 출전 여파로 체력적인 어려움을 드러내며 일찍 탈락한 반면 편도선염으로 올림픽에 불참했던 신네르는 이번 대회에서 독주를 펼쳤다. 1회전과 8강에서만 상대에게 한 세트씩 내줬을 뿐 나머지 5경기를 모두 3-0 승리로 장식하는 등 세계 1위다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신네르는 큰 위기 없이 프리츠를 압도해 2시간 16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3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4-5로 뒤져 한 세트를 내주는 듯 했지만 곧바로 상대 서브게임을 블레이크 한 뒤 세 게임을 연속 이기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신네르는 우승을 차지하고도 마음껏 기뻐할 수 없었다. 이번 US오픈을 앞두고 ‘도핑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두 차례 도핑 양성 반응 사실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렸다. 결국 ‘고의로 약물을 쓴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이 받아들여져 출전 정지 징계를 당하진 않았지만 팬들과 동료 선수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조코비치 역시 신네르의 도핑 문제가 불거지자 “이 사건은 5~6개월 동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선수들이 답답해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반면, 나달과 알카라스는 “고의성이 없었을 것”이라며 신네르를 옹호하기도 했다.
신네르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계속 지키게 됐다. 2위는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 3위는 알카라스가 이름을 올렸다. 조코비치는 4위로 떨어졌다.
신네르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최근 도핑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 힘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은 의미가 크다”며 “나는 테니스를 사랑하고, 여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습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프리츠는 2009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앤디 로딕 이후 15년 만에 미국 선수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지만 신네르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선수가 최근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2003년 US오픈의 로딕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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