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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8월 들어 부침을 겪는 김서현(20)을 묵묵히 지켜봤다. 김서현은 7월 9경기에서 9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했는데, 8월에는 12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이 4.50까지 치솟았다. 양 코치는 그런 김서현을 다그치지 않았다. 간결하게 필요한 말만 짧게 하고 김서현이 생각을 비우고 마운드에서 단순하게 타자들과 싸우길 기다렸다.
양 코치는 김서현의 8월 부진과 관련해 "잠깐 흔들리는 것이지 않나. 괜찮다. 잠깐 그러는 것은 토닥거려주고 또 이제 빨리 잊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아직은 그런 시행착오를 겪어야 되는 선수다. 너무 이러쿵저러쿵 미주알고주알 말하면 머릿속에 말이 너무 많이 남으니까. 나도 콤팩트하게만 이야기했다. 우리 (김)서현이도 그렇게(단순히 생각하기) 해줬으면 좋겠다. 길게 가는 것은 별로 서로 안 좋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마운드에서 한번 꼬일 때마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7월에 보여줬던 강점이 전혀 살지 않았다. 양 코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자신감이라고 말하는데, (좋을 때는) 미트만 보고 던지는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안 좋을 때는) 조금 템포가 길더라. 던지기 전에 '내가 이걸 어떻게 던져야 되지'하는 생각을 조금 한 것 같다. 그러면서 뭔가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아서 서현이와 대화를 나눴다. (머리를 비우고) 단순한 게 제일 좋다"며 원래의 모습을 되찾길 바랐다.
김서현은 9월 첫 등판에서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특급 유망주의 귀환을 알렸다. 3-3으로 맞선 7회말 무사 1, 2루 위기에 등판해 2이닝 23구 무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화가 3-4로 석패하면서 웃을 수는 없었지만, 김서현의 호투는 분명 빛났다.
과감한 승부가 돋보였다. 김서현은 KIA 강타자 최형우와 나성범을 상대하면서 직구만 7개를 던지며 윽박질렀다. 최형우는 공 3개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나성범은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직구로 바로 붙어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직구의 구속은 전광판에 159㎞로 찍혔다. KIA 홈구장에서 쓰는 투구 추적 장치인 호크아이로 측정한 구속이었다. 김서현은 거침없었다. 2사 1, 2루에서 이우성은 결정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한화의 최대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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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투구 템포가 돋보였다. 김서현은 6타자를 상대하면서 3구 승부 2차례, 4구 승부 3차례, 5구 승부 한 차례를 기록했다. 양 코치가 김서현이 안 좋았을 때 지적했던 늘어지는 투구 템포가 완전히 교정됐다. 김서현이 자신 있게 바로바로 타자들과 싸워나가는 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
김서현은 올해 한 단계 성장한 투구 내용으로 왜 그가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인지 증명해 나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반등할 수 있었던 비결로 시즌 도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과 양 코치를 꼽았다.
김서현은 "어떤 경기 결과가 나오든 일단 항상 칭찬만 많이 해 주신다. 좋은 말만 계속 해 주시니까. 언젠가는 안 좋은 말도 듣고 내가 조금 더 바뀌어야 하는 말도 많이 들어야 하기도 한데, 아직은 시즌이다 보니까 감독님과 코치님이 일단 자신감을 잃지 않게 좋은 말만 계속 해 주시는 것 같다. 오히려 나는 그 말을 듣고 해서 자신감이 많이 붙어서 지금까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야구는 자신감이 있어야 상대랑 싸울 수 있다. 작년에는 피하기만 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오히려 계속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해 주시니까. 그럴수록 내가 더 조심해야 하지만, 그래도 또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자신감이 많이 붙게 되니까. 그런 게 좋은 것 같다. 지금은 잘한다고 해 주시면 감사하게 듣고, 일상생활이나 그런 것은 내가 최대한 조심하면 되는 거니까. 일단 그런 말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코치는 김서현이 8월에 흔들릴 때도 옆에서 묵묵히 방향을 잡아 주면서 금방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했다. 한화가 현재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치는 상황에서 김서현은 필승조에 없어선 안 될 카드이기 때문. 주현상과 박상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 상황에서 김서현이 힘을 더 보태주면 한화는 필승조를 운용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김서현은 9월 들어 되찾은 감을 쭉 이어 가며 생애 첫 가을야구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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