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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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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애인 선수서 ‘패럴림픽’ 기수로… 최용범의 도전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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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男 카약 KL3등급 200m 출전

비장애인 카누 올림픽 출전 꿈꾸다… 2022년 교통사고로 왼쪽다리 절단

‘장애인 카누’ 10개월만에 태극마크

“패럴림픽 출전이 큰 희망… 金 딸것”

동아일보

최용범이 지난달 29일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때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아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비장애인 카누 선수였던 최용범은 2022년 3월 교통사고로 왼쪽 무릎 아래를 잃으며 장애인 카누 선수가 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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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때 한국 대표팀 기수를 맡은 최용범(28·카누)의 양쪽 귀 아래에는 비장애인 올림픽 상징인 오륜기 문신이 새겨져 있다. 최용범은 “스물한 살 때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새긴 문신”이라고 말했다. 최용범은 원래 비장애인 카누 선수였다. 충남 부여중 2학년 때 카누를 처음 시작한 그는 이듬해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운명이 바뀐 건 2022년 3월이었다. 실업팀에서 뛰다 2018년 군에 입대한 최용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던 2020년 제대했다. 코로나19 탓에 각 팀이 긴축재정을 펼치면서 최용범은 새 팀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최용범은 “돈을 벌면서 운동을 계속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는 마음으로 택배 기사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새벽에 교통사고가 났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땐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뒤였다. 최용범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좌절했었다”고 말했다.

장애를 얻은 게 최용범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사고 소식을 접한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 장애인 카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부터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됐지만 한국은 선수를 찾지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던 상태였다.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은 “한국 장애인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최용범 같은 선수가 꼭 필요했다”며 “사고 소식을 듣고 중학교 은사인 주종관 코치와 함께 최 선수를 찾아가 장애인 카누 전향을 권유하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최용범은 비장애인 카누에서는 10년 가까운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선수였지만 장애인 카누는 달랐다. 의족을 착용한 왼쪽 다리가 더 무거워 균형을 잡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카누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물에 빠지고 또 빠졌다. 최용범은 “처음 물에 빠졌을 때 정말 당황했다. ‘(의족을 찬 채로) 수영이 될까’ 싶었는데 되더라”며 웃었다.

그리고 다시 카누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애인 카누를 처음 시작할 때 200m 기록이 50초대였던 최용범은 올해 5월 국제카누연맹(ICF)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남자 카약 KL3 등급(하체에만 장애가 있음) 200m 결선에서 41초08의 기록으로 7위를 하며 파리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위를 한 후안 바예 가야르도(47·스페인·40초17)와 1초도 차이가 나지 않는 기록이었다.

최용범은 6일 오후 5시 40분 열리는 예선을 시작으로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을 향해 노를 젓는다. 한국 선수단의 기수로 파리에 첫발을 내디딘 최용범은 “짧은 시간 재활과 체력, 체중 감량 등을 동시에 하면서 훈련해야 해 정말 힘들었다”며 “하지만 비장애인 때부터 올림픽 출전이 인생의 목표였기 때문에 패럴림픽 출전 기회는 내게 큰 희망이다. 무조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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