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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스브스夜] '꼬꼬무' 401일의 탈주극 끝에 '생포'된 그놈의 정체는?…'신창원 원숭이' 추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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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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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그놈의 정체는?

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그놈을 잡아라! 401일의 탈주'라는 부제로 희대의 추격전이 된 한 사건을 추적했다.

1998년 5월 부산 초읍동 파출소로 그놈이 또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귀갓길에 봉변을 당할 뻔한 한 여성의 신고 전화. 그런데 이런 신고 전화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놈. 답답한 마음에 마을 주민들은 현상금까지 걸고 그놈을 잡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초읍동 사람들이 그토록 잡고 싶어 했던 것은 바로 1997년 12월 겨울부터 이 동네에 출몰한 히말라야 원숭이 치타.

집집마다 배달 온 우유를 훔쳐 먹으며 하루를 시작해 슈퍼 앞 두부도 훔치고 과일과 생선도 훔쳐 먹고 달아났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치타는 주민들의 집에 들어가 냉장고 문을 열고 뭘 먹을지 고민까지 했던 것. 마치 온 동네가 치타의 잔칫상이었던 것.

7개월째 행패를 부리고 있던 치타는 부산의 S 동물원에서 탈출한 원숭이였다. 그는 100여 가구를 돌아다니며 온갖 행패를 일삼았고 이에 주민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개인이 키우던 걸 기증받아 동물원에서 길러졌다는 치타. 이에 사람 손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녀석은 동물원 탈출 후 사람들과 공존하며 살 수 있었던 것. 특히 치타는 임시 케이지에서 사육장으로 옮기는 사이에 스스로 철창문을 열고 탈출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당시 치타의 이야기는 신문 기사로 작게 났고, 이를 본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순간포착') 제작진은 곧바로 초읍동으로 향했다.

지능이 높은 영재 원숭이였던 치타는 당시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던 신창원만큼이나 잡기가 어려웠다. 이에 이른바 신창원 원숭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다른 곳에서는 신창원을 두려워할 때 초읍동 주민들은 신창원 원숭이를 두려워했던 것.

신창원 원숭이는 작고 어린 동물들에게 폭력까지 휘둘렀다. 줄에 묶여 별다른 저항을 할 수 없었던 강아지의 뺨을 때리고 꼬리까지 잘라버린 치타. 개밥을 뺏어먹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그런 치타에게 마을 강아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도 처음에는 웃음이 났지만 갈수록 화가 나고 치타의 포획 작전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이미 수차례 치타의 생포 작전을 실행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자 '순간포착' 제작진들이 자신들이 신창원 원숭이 잡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평소 치타가 좋아하던 요거트에 수면제를 넣어 덫을 놓았다. 그리고 플랜 B로는 입으로 불어서 목표물을 잠들게 하는 블로우건까지 준비했다.

하지만 종일 기다려도 치타는 오지 않았다. 이후 삼겹살까지 구워가며 치타를 유인했지만 생포 작전을 실패하고 말았다.

이우 또 다른 방법으로 치타를 포획하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주민들의 인내심은 바닥이 나고 생포가 아닌 사살을 해야 하지 않나 고민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다시 한번 생포 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1999년 2월, 치타가 마을에 등장한 지 400일이 된 날 순간포착 제작진들과 119 구조대, 경찰, 그리고 마을 주민들까지 총동원되어 포획 작전을 시작했다.

야생에서 살아야 할 원숭이가 이렇게 된 것은 인간들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던 주민들은 이례적으로 사살이 아닌 생포를 다시 한번 마음먹은 것.

그리고 손으로 새까지 잡은 119 김동희 소방관까지 치타 포획 작전에 동원되었다. 100여 명이 투입된 이 작전의 결과는 실패.

이에 김동희 소방관은 "원숭이가 우리를 놀리는 건지 우리가 원숭이를 잡는 건지 모르겠더라. 혹성탈출에서 진화했나 싶을 정도로 원숭이가 너무 똑똑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성과 없이 지나간 오전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이대로 안 된다고 판단하고 구역을 나누고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 신창원 원숭이 포획 작전을 시작했다.

추격전 끝에 어디선가 잡았다는 외침이 들렸다. 포위망을 좁히자 신창원 원숭이는 누군가의 집으로 들어갔고 외부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모습을 감춘 것. 이제 들어가서 잡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그때, 치타는 주먹으로 재래식 화장실의 창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이에 김 대원은 간발의 차이로 치타 놓쳤다. 그리고 다시 눈까지 마주치며 대치한 소방관과 치타. 그 순간 김 대원은 "사람은 원숭이를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나도 야생 원숭이가 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며 젖 먹던 힘을 다해서 도약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의 손끝에 무언가가 잡혔다. 이는 바로 치타의 발목.

1년 2개월의 도피생활 끝이 나도 체포된 신창원 원숭이 치타. 그리고 놀랍게도 치타가 생포된 그 해에 신창원도 907일 만에 체포가 되며 둘의 평행이론은 끝이 났다.

원래 있던 동물원으로 돌아간 치타는 왕 노릇을 하며 잘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치타가 사라진 초읍동 사람들은 시원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치타 검거 8년 후, 치타는 모성애가 지극한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치타의 탈출 사건 이후 또 한 번 동물원에서는 탈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주인공은 바로 치타의 새끼. 동물원에서는 제2의 신창원 원숭이 사태가 벌어질까 봐 긴장했지만 늦지 않게 치타의 새끼를 동물원으로 데리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치타는 20년의 갓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물원을 탈출했다가 죽임을 당한 많은 동물들, 동물들의 탈출 이유는 사람들의 관리 실수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우리는 동물과 인간이 더 나은 방법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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