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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6 (월)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토트넘 무너지는 이유 있구나! 손흥민이 이럴 선수가 아닌데, 감독에게 고함…전술 부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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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세트피스 장면에서 나온 선수들의 무질서한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면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고 세트피스 전술을 준비하지 않았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안일함이 나온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세부전술이 부족하다는 토트넘의 약점이 결국 선수들의 소통 부재로 이어진 셈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1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에서 1-2로 패배했다.

개막 후 첫 패배를 당하며 승점을 쌓지 못한 토트넘은 리그 10위로 내려갔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레스터 시티, 에버턴, 뉴캐슬을 차례대로 만나 1승 1무 1패를 거뒀다.

졸전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해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보냈지만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압도당했다.

전반 37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하비 반스의 움직임을 완전히 놓쳐 실점을 내준 토트넘은 후반 9분 상대 수비수 댄 번의 자책골로 기사회생하는 듯했으나 후반 23분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이삭에게 결승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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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도미닉 솔란케와 히샬리송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번리에서 온 이후 데뷔전을 치른 윌송 오도베르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주축 미드필더인 사르와 비수마의 활약도 아쉬웠다. 손흥민의 파트너인 매디슨마저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선수들간의 소통 부재로 망신을 더 당했다. 토트넘의 프리킥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4일 "이상한 순간이 있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페드로 포로와 제임스 매디슨 중 누가 프리킥을 차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돌아봤다.

이는 토트넘 팬들이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을 전담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의 보도를 보고 알아낸 내용이다.

'스퍼스 웹'은 "골드에 의하면 토트넘이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쪽에서 프리킥을 얻었을 때 포로와 매디슨이 이 프리킥을 처리하고 싶어했으나 두 선수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이전까지 토트넘의 세트피스 루틴은 모두 영리했다. 손흥민에게 짧은 패스를 전달하고, 손흥민이 이를 빠르게 페널티 박스로 밀어넣는 식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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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러나 이번에는 매디슨과 포로가 합의하지 못하자, 토트넘의 주장(손흥민)이 토트넘 벤치에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고,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코치들에게 손흥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며 이전과 달리 해당 상황에서 키커가 정해지지 않자 손흥민이 벤치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고함을 질렀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랬다. 토트넘이 프리킥을 얻어내자 총 세 명의 선수들이 본인이 프리킥을 처리하겠다고 나섰다. 미드필더인 매디슨과 비수마, 그리고 수비수 포로였다.

매디슨과 포로는 날카로운 오른발 킥이 장점인 선수들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종종 세트피스를 담당하는 선수들이다. 매디슨은 레스터 시절부터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한 경험이 있는 데다 킥 능력만큼은 토트넘 내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포로 역시 수비수임에도 종종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터트리는 등 킥에서는 매디슨에 못지 않다.

비수마는 매디슨이나 포로와 비교했을 때 킥 능력 자체는 아쉽지만, 본인은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훈련 때 좋은 감각을 유지한 선수들이 가끔씩 실전 경기에서도 프리킥을 차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비수마 역시 훈련에서 프리킥 연습을 꽤나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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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 세 선수가 서로 프리킥을 차겠다고 옥신각신하고 있으니 이를 중재해야 하는 손흥민 입장에서는 머리가 터질 노릇이었다. 선수들끼리 합의가 되지 않자 손흥민은 결국 벤치에 도움을 요청했다.

'스퍼스 웹'에 따르면 손흥민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손으로 2와 3을 만들어 포로의 등번호인 23번을 나타내면서 포로에게 프리킥을 맡기라는 지시를 내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시대로 포로가 프리킥 키커로 나섰고 상대 골문을 노렸으나 포로의 킥은 그대로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이 장면에서 토트넘의 세트피스 담당 선수가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2022-23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의 프리킥 전담 선수는 해리 케인이었다. 코너킥은 대부분 손흥민이 담당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짧은 거리 프리킥과 페널티킥은 모두 케인의 차지였다.

그러나 케인이 떠난 지금은 세트피스 전담 선수가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듯하다. 매디슨과 손흥민이 번갈아 코너킥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나, 특정한 상황과 위치에서 세트피스 키커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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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세트피스를 경시하는 지도자라는 걸 떠올리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토트넘이 세트피스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자주 실점을 내줄 때에도 끝까지 세트피스는 축구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에만 세트피스로 20골 이상을 실점했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좀처럼 바뀔 생각이 없었다.

그는 세트피스 관련 질문에 "우리 경기에 모든 것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 팀을 만들어가는 관점에서 더 집중해야 하는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라며 "축구는 규정화된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난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과 환경을 만들어내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게 출발하거나 나쁘게 출발할 때도 있고, 세트피스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며 세트피스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세트피스에 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생각은 이번 시즌에도 같았다. 결국 세트피스를 경시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성향이 경기 중 선수들의 불통이라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나타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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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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