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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SW현장] 희대의 해프닝, 하염없이 멈춰선 드래프트…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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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3일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각팀 사무국장들이 구슬 추첨기 기계 오류에 대해 현장 영상을 되돌려 보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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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그 자체였다.

여자배구 샛별들이 한자리에 모인 3일 서울 메이필드 호텔.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위해 여자부 7개 구단과 드래프트 참가 선수들의 가족 및 지인들로 현장이 가득찼다. 행사장에는 새 유망주 영입을 위한 구단의 기대감과 프로 무대를 바라보는 젊은 선수들의 긴장감이 뒤섞였다. 하지만 예상 못한 대형 해프닝이 터지면서 현장인 일순 혼란에 휩싸였다.

행사의 첫발인 구슬 추첨부터 꼬였다. 프로배구 드래프트 지명 순번은 프로야구처럼 성적 역순이 아닌 구슬 추첨으로 결정된다. 지난 시즌 순위 역순으로 구슬 개수가 차등 분배 된다. 1위 현대건설이 100개 중 1개를 챙기고, 7위 페퍼저축은행이 가장 많은 35개를 얻는 방식이다. 언제나 흥미로운 이변과 스토리를 쏟아내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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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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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없던 변수가 터졌다. 기계 결함이었다. 정상적이라면 동그란 추첨기에 뒤섞이는 구슬 중 하나가 상단으로 튀어 올라온다. 이후 리모컨으로 입구를 닫고, 구슬이 내려오며 순위가 결정된다. 하지만 리모컨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추첨을 위해 리모컨을 쥐고 있던 KOVO 신무철 사무총장이 직접 손으로 밀어 구슬을 빼내야만 했다.

자동으로 구슬이 뽑히는 데는 문제가 없었기에, 1∼3순위는 차례대로 결정됐다. 이후 원활한 추첨을 위해 먼저 뽑힌 팀들의 구슬을 빼는 작업이 진행되며 쉼표가 찍혔다. 그때 현장이 웅성거렸다. 추첨 과정에서 뽑은 공을 다시 집어넣어 확률 보존을 해야하는데, 수동으로 진행하다가 그 과정이 생략됐다는 지적이었다. 7개 구단 사무국장이 한 데 모여 열띤 의견을 주고 받으며 행사가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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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각팀 사무국장들이 구슬 추첨기 기계 오류에 대해 논의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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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논의가 끝났고, 행사 진행을 담당한 KOVO 운영팀이 “1순위 추첨은 확률상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순위부터 공을 다시 넣지 않아 확률상 문제가 생겼다. 2순위부터의 결과는 인정하지 않고 재추첨한다”고 최초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다. 일부 구단이 그런 일이 없었다고 재반박에 나선 것.

결국 KOVO와 사무국장단은 현장 영상을 돌려보는 초유의 ‘비디오 판독’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구슬을 다시 넣어 추첨한 것이 확인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KOVO 운영팀은 “영상 확인 결과 확률상 문제는 없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경황이 없어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최초 1∼3순위 추첨 결과를 모두 인정하겠다”고 혼란을 수습했다. 결국 행사는 약 50분이 늦춰진 뒤에야 재개될 수 있었다.

KOVO 관계자는 “순번을 구슬 추첨으로 결정하기 시작한 후, 이 정도의 문제가 터진 건 처음이다. 자동 추첨기가 문제가 발생하면 수동으로 공을 뽑을 수 있는 준비는 돼있었다. 다만 각 팀 관계자와 논의를 거치는 것도 절차에 들어있기에 그 과정을 밟았다”고 해당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자동 추첨기는 행사 리허설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갑작스럽게 문제가 터져 모두가 당황하고 경황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고 어지러웠던 순간을 돌아봤다.

KOVO 신무철 사무총장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해 면목이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 드래프트에는 만반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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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4∼2025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석한 KOVO 신무철 사무총장이 구슬 추첨기 기계 오류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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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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