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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KIA 첫 번째 에릭은 갸우뚱… 두 번째 에릭이 뜬다, 2년 전 우승 청부사 재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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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KIA의 외국인 투수 라인업은 올해 수시로 바뀌고 있다. 근래 들어 한 시즌에 이렇게 많은 외국인 투수를 쓴 적도 없다. 어쩌다 보니 5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유니폼을 입혔다. 골치 아픈 상황이지만, 극복해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KIA의 외국인 투수 라인업은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로 시작했다. 이중 메이저리그 경력이 더 화려한 크로우에 더 큰 관심이 몰렸다. 하지만 시즌 초반 이닝을 많이 먹어주지 못하더니, 조금 나아질 때가 됐다고 생각했을 때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KIA는 크로우의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지만, 알드레드의 투구 또한 확신을 주지 못했다. 대권을 향해 달려 나가야 할 팀의 선수로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렇게 크로우와 알드레드는 모두 웨이버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36승 경력의 에릭 라우어를 영입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더니, 이번에는 네일이 다쳤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창원 NC전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 관절이 골절됐다. 응급 수술은 다행히 잘 끝났지만 남은 정규시즌 일정을 함께할 수 없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해 들었다. 이에 KIA는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뛰던 에릭 스타우트(31)를 영입해 그 자리를 메웠다.

스타우트는 KIA에서 등번호 2번을 골랐다. 남은 등번호가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자신이 ‘두 번째’ 에릭이라는 의미도 있었다. 그런데 첫 번째 에릭이자, KIA의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라우어의 투구 내용은 아직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부진, 그리고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라우어는 합류 후 네 번의 등판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87에 그쳤다. 좌완으로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은 힘이 있다. 던지는 클래스도 분명 엿보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주무기였던 커터가 힘을 못 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헛스윙이 나올 코스가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파울이 된다. 여기에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떨어지는 구종이 부족하다.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질 수 있지만 체인지업은 이상하게 안 듣는다. 커브 비중을 높여 가고 있으나 아직 피칭디자인이 완성됐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두 번째 에릭인 스타우트의 활약이 절실하다. 스타우트는 8월 15일 이후에 영입돼 규정상 포스트시즌에는 나갈 수 없지만, 정규시즌 우승의 마지막 방점만 찍어준다면 자신의 몫을 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역시 140㎞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스위퍼성 슬라이더 등 여러 변화구를 가지고 있다. 8월 29일 광주에서 불펜피칭을 마쳤는데 이범호 KIA 감독은 “현시점에서 데려올 수 있는 최고의 선수를 데려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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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타우트에게 네일 정도의 외국인 에이스급 활약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그런 능력의 확신이 있었다면 스타우트를 대체 선수 후보로 넣고 있었던 많은 KBO리그 구단 중 한 팀이라도 시즌 전에 영입했을 것이다. 스타우트에게 남은 등판은 4~5경기인데, 이중 2경기만 책임져줘도 훌륭한 영입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취업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1일 대구 삼성전 출격을 앞두고 있는 스타우트에 대해 이범호 감독이 “5이닝 이상 던져주면 제일 좋다”라고 비교적 소박하게(?)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어쩌면 이와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만에서 건너 온 대박 사례도 있다. 2022년 SSG의 역사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대업을 도운 좌완 숀 모리만도(32)가 그 케이스다. 당시 이반 노바의 부진한 투구에 고민이 많던 SSG는 대만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던 모리만도를 영입해 대박을 쳤다. 모리만도는 시즌 12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67의 화려한 성적으로 SSG의 선두 수성에 힘을 보탰다. 당시 SSG가 LG 등 2위권 팀들을 뿌리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손꼽힌다.

모리만도 역시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건 아니었지만 몇몇 장점이 있었다. 대만 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뛰며 경기력이 절정에 있던 상황이었고, 대만에서 뛰어 아시아 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있었다. 그리고 모리만도를 상대해보지 못한 팀들이 첫 만남에서 고전하는 양상이 읽혔다.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여준 모리만도는 자신감을 얻고 시즌 마지막까지 달렸다. 대만 리그보다 대우가 더 좋은 KBO리그에서의 경력을 이어 가기 위해 개인의 의지도 충만했다. 스타우트도 어쩌면 비슷한 상황이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에 마지막 힘을 보탤 퍼즐이 될지, 그 가능성은 1일 대구 삼성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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