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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내가 본 '무진성'] 날것의 자유로움으로 만든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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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 프로그램 샘플 탈취 작업을 의뢰한 연모용 役
"'박훈정 유니버스' 참여 영광…뜻깊은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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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무진성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일리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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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무진성에게 '폭군'은 새로운 자극이었다. 배우로서 새로운 영감도 얻었고 스스로 몰랐던 부분을 알게 해줬단다. 약 1년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지만 '폭군'을 떠올린 무진성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그가 '폭군'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박훈정 감독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 바로 무진성이었나 싶을 정도로 연모용 그 자체에 녹아들었던 무진성이다.

무진성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극본·연출 박훈정)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국가정보원 소속이었던 연모용 역을 맡은 무진성은 이날 작품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 14일 전편 공개된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무진성은 극 중 기술자 자경(조윤수 분)에게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 작업을 의뢰하는 연모용 역을 맡았다. 추격전의 불씨를 키우는 인물로 극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유발한다.

연모용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이다. 추격전의 불씨를 키우는 인물인 만큼 모든 사건과 얽혀 있을뿐더러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의 열쇠를 쥐고 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인물들과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줘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또한 선지해장국과 샌드위치를 먹을 때는 이 사람이 국정원 출신의 실력 좋은 기술자라는 걸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동네 친근한 아저씨 같은 모습도 보여준다. 무진성은 이런 연모용의 캐릭터를 실감 나게 살려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어쩌면 연모용 그 자체가 무진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무진성은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선지해장국이라도 사 올 걸 그랬나 봐요"라고 말하며 등장한 무진성은 유머러스하고 너스레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는 배우 무진성의 얼굴을 보여줬다. 연모용과 무진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온앤오프가 확실한 배우였다.

"저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올 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컷하면 완전히 돌아서는 느낌이랄까요. 촬영 시작하면 집중해서 하고 끝나면 또 제 본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사람 무진성을 배제하고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항상 출발은 무진성에서 시작하지 않을까요. 제 거에서 어느 부분을 가져와서 인물을 만들어 내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제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역할에서 빠져나올 때도 그리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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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성이 '폭군'에서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를 의뢰하는 연모용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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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성은 연모용 캐릭터를 연기할 때 박훈정 감독의 많은 디렉팅을 받지 않았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훈정 감독은 무진성을 믿고 그가 모든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지켜봐 줬단다. 이러한 박훈정 감독의 믿음 덕분에 무진성 표 연모용이 탄생했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지만 박훈정 감독이 믿어주는 만큼 캐릭터를 소화하고 싶었던 무진성이다.

"감독님께서 날것의 느낌을 살리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분위기가 저한테도 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부담도 되더라고요. 하지만 감독님께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믿어주셔서 많이 내려놓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무진성이 얼마나 연모용을 연구했는지는 인터뷰 내내 모든 답변에서 느껴졌다. 무진성은 연모용을 연기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순수한 아이처럼 웃기도 했지만 때로는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마치 작전과 일상을 오가는 연모용의 모습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연모용의 톤을 잡기 위해 무진성은 많은 고민을 해야만 했다.

"연모용이 깡패 양아치 같잖아요.(웃음) 감독님께서 모용이가 원래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이었는데 어떤 일로 인해 회사에서 쫓겨났고 복귀를 꿈꾸고 있는 친구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그래서 자경을 대할 때 국정원 요원의 바이브가 나오기도 하다가 아닐 때는 상반되게 좀 차이를 뒀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폭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단연코 연모용의 선지해장국 '먹방'이다. 작전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인 만큼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무진성은 특유의 너스레함을 발휘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로써 무진성의 새로운 시그니처로 떠오른 선지해장국이다.

"제가 진짜로 맛있게 먹어야 시청자분들도 몰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진짜 맛있었어요.(웃음) 하지만 맛있다고 그냥 먹지는 않았어요. 콩나물 건더기 위주로 먹었고 샌드위치도 손에 다 묻혀가면서 연모용스럽게 먹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연모용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면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모용이가 해장국 집에서 일을 하니까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죠. 이 시간을 바탕으로 '맨날 해장국만 먹어서 그런지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다' 같은 애드리브 대사가 탄생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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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성이 "2024년은 전환점이 되는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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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무진성의 노력을 보고 박훈정 감독은 처음으로 '잘했다'고 칭찬해 줬단다. 무진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진성은 "감독님이 원래 많은 부분을 말씀해 주시는 분이 아니다. 하지만 '잘했다'며 '너무 괜찮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뿌듯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야기 초반에 연모용이 '숨어 지내야겠다'라고 각오하는 시점이 있어요. 이 장면에서 그래도 믿었던 사람한테 버림받는 거에 대한 슬픔과 쓸쓸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근데 촬영이 끝나자마자 감독님께서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냥 잠수타자고 말할 수 있는 장면이지만 나름 고민하고 표현했던 장면인데 감독님께서 알아봐 주셔서 정말 좋았죠.(웃음)"

박훈정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훨씬 날아다닐 수 있던 무진성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단다. 그는 "감독님께서 더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하라고 한 부분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아이디어도 많이 떠올랐다"며 "계속 피드백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각오를 다지게 된 순간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박훈정 유니버스'에 참여하게 돼서 정말 영광스러웠어요. '폭군'은 끝났지만 유니버스는 계속되기 때문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멋진 캐릭터로 준비를 해서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정말 촬영장 갈 때마다 매일 설렜어요. 유니버스의 일원으로서 함께한다는 게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2013년 MBC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한 무진성은 2021년 개봉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류승룡을 짝사랑하는 성소수자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으로 2022년 제27회 춘사국제영화제, 제58회 대종상에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폭군'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 만큼 무진성에게 2024년은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 같단다.

"연모용이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악역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더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신 '폭군'이어서 정말 더 내려놓고 하게 됐고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배우로서 새로운 영감도 얻었고 저 자신조차도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된 시간이에요.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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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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