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질타에도 검찰 구형의 절반 그쳐
법률상 최대 11년3개월 가능하지만
양형기준 권고형은 최대 6년5개월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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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4단독 김유랑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했다. 아울러 5년간 박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기관 취업을 제한했다.
박씨는 수년에 걸쳐 수십 명의 여성의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를 받았다.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피해자 1명을 대상으로 의사에 반하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사진을 12차례 촬영했다. 2020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는 상습적으로 반포할 목적으로 여성 12명의 사진을 편집 가공해 419개의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었다. 그 사이 2021년 1월부터 204년 4월까지는 합성한 음란물을 반포 제공했다. 피해자는 17명으로 게시한 사진 또는 동영상은 1735개에 달한다. 아울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된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저장·소지한 혐의도 있다.
이에 박씨에게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2항 등을 적용해 징역 7년6개월에 경함범 가중(1.5배)으로 최대 11년 3개월의 선고가 가능했다.
그러나 대법원 양형 기준을 적용하면 박씨에게 선고할 수 있는 권고형의 상한은 6년 5개월 15일로 줄어든다. 양형기준이 정한 바에 따라 피해자별로 성립하는 각각의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상습허위영상물편집·반포 등)죄 중 범정이 무거운 순서로 3개 범죄에 대해 적용한 결과다. 다수 범죄의 처리기준에 따른 양형 권고형 상한이 국민 법 감정과는 큰 괴리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 이날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가 박 씨와 합의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점 등을 박 씨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이 사건 피해자 1명을 대리하는 김민아 법률사무소 이채 변호사는 이날 선고 뒤 “검찰 구형(징역 10년형)보다 많이 깎인 점은 아쉽지만 일상에서 SNS를 이용해 서로 안부를 묻는 것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점 등을 재판부가 양형에 많이 참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범죄 근절을 위해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허위 영상물은 입에 담기 어려운 불쾌하고 역겨운 내용으로 학업·진로·연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였는 바, 익명성이 보장되는 소셜네트워크를 악용해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못한 채 성적 욕망을 표출하고 스트레스 풀이로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시켜 인격을 몰살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상 기록을 남기기 위한 일상적인 행위가 허위 영상물로 유포된 바, 이 소식을 알게 된 피해자들이 느낄 정신적 충격도 헤아릴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전과가 없다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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