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SMCI 주식을 1억2729만달러(약 1690억원) 순매수 결제했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SMCI 4042만달러(약 540억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SMCI가 오는 10월 1일부로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 액면분할 직후 주가가 싸졌다는 착시 효과에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치솟는 경우가 많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로고.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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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CI 주가는 지난해부터 상승 기류를 탔다. 특히 올해 1분기에 가파르게 올랐다. 주가는 지난해 80달러에서 300달러까지 뛰어오른 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지난 3월 11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SMCI의 서버 제품에 엔비디아 칩을 탑재하는 점이 주가가 상승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도 ‘슈마컴’이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SMCI 주가는 이후 조정을 겪었다. 이달 발표한 2024회계연도 4분기(4~6월) 실적의 수익성이 급락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지난 6개월 동안 주가는 36% 가까이 내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SMCI는 힌덴버그의 공격도 받게 됐다. 힌덴버그는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됐거나 회계 부정 등이 있는 기업의 문제점을 밝힌 보고서를 내고 공매도로 수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다. 2020년 미국 수소트럭 기업 니콜라, 지난해 인도 아다니 그룹을 저격해 성과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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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덴버그는 3개월간의 조사 후 낸 보고서에서 SMCI가 가진 문제를 크게 4가지로 짚었다. 먼저 SMCI의 회계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힌덴버그는 주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8월 인위적으로 수익률을 부풀린 혐의(광범위한 회계 위반)로 SMCI를 재판에 넘겼다. 힌덴버그는 당시 소송 기록과 전직 직원 인터뷰 등을 토대로 SMCI가 SEC에 1750만달러 규모의 벌금을 내고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회계 문제에 관여한 임원을 다시 고용했다고 했다. SMCI의 회계 처리 방식이 과거와 그대로라는 취지다.
힌덴버그는 또 다른 문제로 ▲찰스 량 SMC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일감을 밀어준 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출 금지에도 SMCI의 대(對)러시아 수출 규모가 오히려 늘어난 점 ▲엔비디아와 테슬라, 아마존 등 주요 고객사가 SMCI가 아닌 다른 경쟁사로 갈아탄 점 등을 제시했다.
힌덴버그 보고서 여파로 27일 SMCI 주가는 2.64% 하락했다. 장 마감 후 애프터마켓(After-Market)에서 추가로 1.58% 내렸다.
이전부터 SMCI 주식을 보유한 국내 투자자 대다수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NH투자증권 계좌로 SMCI 주식을 산 1707명의 평균 손실률은 지난 26일 기준 17.5%다. SMCI 투자자 가운데 77%가 평가 손실을 본 상태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등록한 SMCI 투자자 2908명도 평균 손실률이 28.12%이고, 절반 이상이 손실 구간에 들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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