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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2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역전패를 곱씹었다. 두산은 2-4로 끌려가다 8회말 대거 8점을 뽑으면서 6-4 역전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9회초에는 KBO리그 고졸 신인 역대 최다 세이브 역사에 도전하는 김택연이 마운드에 올랐다. 평소 김택연이었다면, 깔끔하게 1이닝을 틀어막으면서 시즌 17호 세이브를 챙기며 2006년 롯데 자이언츠 나승현(16세이브)을 뛰어넘고 새 역사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실책성 수비 하나가 김택연을 무너뜨렸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유도한 평범한 뜬공이 좌익수 김태근과 유격수 전민재의 콜플레이 실수로 좌익수 오른쪽 2루타로 기록되면서 경기가 완전히 꼬였다. 김택연은 다음 타자 김태연에게는 4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평소보다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고 제구가 되지 않아 변화구를 선택한 듯했으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다음 타자 유로결이 유격수 땅볼로 출루할 때 3루주자 노시환이 득점하면서 두산은 6-5로 쫓겼다.
김택연은 계속된 1사 1루에서 이도윤에게 중견수 왼쪽 안타를 허용해 다시 1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직구가 계속 커트 당하면서 통하지 않았다. 다음 타자 최재훈을 상대할 때는 평소 잘 하지 않는 폭투까지 기록하면서 실점해 6-6이 됐다. 최재훈을 사구로 내보낸 김택연은 1사 1, 2루에서 최지강과 교체됐다.
두산은 연장 10회초 이영하가 등판한 가운데 선두타자 장진혁을 또 한번 1루수 양석환의 땅볼 포구 실책으로 내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1사 후 김태연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6-7로 역전패했다.
역전승을 눈앞에 둔 경기를 실책성 플레이의 나비효과로 놓쳤으니 매우 뼈아픈 패배였다. 보통 이런 경기 뒤에 연패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로 두산은 25일 잠실 한화전에서 1-3으로 패하면서 19년 만에 한화에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2005년 지난 2005년 6월 4일부터 6일까지 청주에서 치른 한화와 3연전 싹쓸이 패배 이후 7020일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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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25일 경기에서도 1점차 접전에서 실책으로 한화에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1-2로 뒤진 9회초 홍건희가 등판한 가운데 1사 후 김인환이 볼넷을 얻고 대주자 유로결과 교체됐다. 1사 1루에서는 이도윤의 타구가 유격수 김재호와 3루수 허경민 사이에 떴는데, 두 선수가 콜플레이를 하지 않고 타구를 지켜보다 놓쳤고 타구는 김재호의 발을 맞고 2루로 토스됐으나 1사 1, 2루로 연결됐다. 기록은 유격수 뜬공 포구 실책이었다. 이 실책의 여파로 1사 만루 위기로 이어졌고, 최재훈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1-3으로 벌어져 막판 뒤집기가 더더욱 힘들어졌다.
4위 두산은 최근 상승 흐름을 탄 한화에 발목을 제대로 잡히면서 시즌 성적 62승60패2무를 기록했다. 두산이 3연패에 빠진 동안 5강 경쟁 팀들이 뒤를 바짝 쫓아왔다. 5위 kt 위즈는 2경기차까지 쫓아 왔고, 6위 SSG 랜더스와 7위 한화는 3경기차로 따라오고 있다. 두산이 여기서 더 무너지면 4위 수성은 물론이고 5강도 버거워질 수 있다.
두산이 올해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불펜이 최근 흔들리는 것도 큰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다.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방출)와 브랜든 와델(부상)이 흔들리고, 곽빈 외에 국내 선발진도 기복이 심해 불펜 의존도가 높았는데 김택연과 이병헌, 홍건희, 김강률 등이 점점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최지강과 이영하는 지난달 차례로 어깨 통증으로 이탈했다가 최근 합류했다. 벤치의 눈에도 이들이 지친 게 안 보일 리 없지만, 일단 이겨야 가을 야구를 하니 계속 마운드에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두산 불펜은 전반기까지 86경기, 361⅓이닝,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이닝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면서 두산의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후반기 37경기에서는 152⅔이닝, 평균자책점 6.07을 기록하고 있다. 이닝은 KIA 타이거즈(156⅓이닝)에 이어 2위인데,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7위까지 뚝 떨어졌다.
두산은 불펜에 과부하가 걸린 후반기 37경기에서 16승21패 승률 0.432에 그쳐 9위에 머물고 있다. 불펜도 불펜이지만, 제러드 영 영입 이후 타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야수도 없는 상황이다. 은퇴 선수인 오재원의 수면제를 대리 처방한 선수 8명이 현재 출전 불가 선수로 묶여 있어 더더욱 야수 쪽에서 새 얼굴을 기대하기 어렵다. 힘들게 거의 시즌 끝까지 오긴 했으나 기존 선수들이 더 힘을 쥐어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승엽 감독은 지친 선수단을 다시 한번 하나로 모아 끌고 갈 수 있을까. 잇몸으로 버티고 버텨 124경기를 치른 가운데 마지막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이 감독의 리더십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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