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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내수부진 식품업계 ‘K푸드’ 날개 달고 글로벌 성장세…향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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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도 해외 수출로 활로 뚫고 실적 경신

CJ제일제당·풀무원 미국 편중, 오리온 중국 강세

삼양식품은 핵심국가 비중 19~29% 고른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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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오리온⋅삼양식품⋅풀무원 상반기 해외 매출 규모. 이미지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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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올해 상반기 국내 식품기업들의 성적이 엇갈렸습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에 많은 기업이 수익성 악화를 겪었지만 일부 기업들은 내수 부진에도 고공행진했습니다. 이들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거나 전략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과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 식품기업들이 올 상반기 대체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표 제품의 특성과 글로벌 전략 등에 따라 국가별 매출 비중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해외법인 영업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속 K푸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해외 매출에서 미주(미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이 2조6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습니다. 이 중 미주 매출은 전체의 85%인 2조2900억원입니다. 미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매출은 800~1900억원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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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상반기 해외 매출 규모(왼쪽)와 비비고 광고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노출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ㅣ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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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식품사업은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앞세워 성장세를 거듭했습니다. 쌀가공품 수요 증가로 1분기 냉동밥 매출이 23% 뛴 데 이어 2분기 만두와 상온 가공밥 매출이 각각 28%, 24% 늘었습니다. 피자도 12%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인 비비고 만두와 슈완스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은 2위 브랜드와의 차이를 더욱 벌렸습니다.

2분기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습니다. 영국, 독일 등 서유럽 중심으로 주요 유통채널 입점을 늘린 덕입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간에 맞춰 현장에서 '비비고 시장'을 운영하며 외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떡볶이, 만두, 주먹밥을 선보이는 등 비비고 인지도 향상에도 힘쓰는 중입니다.

상반기 기준 중국과 일본법인 매출은 각각 1315억원, 87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 비중이 소폭 줄었습니다. 중국법인은 지난해 7월 중국식 반찬류, 장류 등을 판매하던 자회사 지상쥐를 매각하면서 매출 감소분이 역기저로 작용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엔화 약세 영향이 컸습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미국 코스트코·월마트 등을 포함해 아마존·라쿠텐(일본), 허마·샘스클럽(중국), 오카도·세인즈버리(영국), 에데카(독일) 등 글로벌 메인스트림 유통채널에 다수 입점했습니다. 유럽은 새로 법인을 설립한 프랑스에서 대형 유통채널 입점에 속도를 냅니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판매 품목과 입점 매장 수를 늘릴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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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상반기 해외 매출 규모(왼쪽)와 초코파이⋅마이구미 글로벌 제품(오른쪽). 사진ㅣ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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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은 상반기 해외 매출(9282억원) 중 중국 매출이 6022억원으로 가장 높습니다. 중국법인은 한국 매출(5494억원)도 앞섭니다. 오리온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2468억원으로 16.8%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는데 중국, 베트남 법인 영업이익이 각각 23%, 16% 오르며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중국은 여전한 핵심 국가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약 75%에서 올 상반기 기준 65%로 10%p가량 줄었습니다. 대신 같은 기간 베트남 법인 매출 비중이 19%에서 23%로, 러시아는 6%에서 11%로 늘어나며 중국에 편중돼 있던 해외 매출을 다소 분산시켰습니다. 인도에도 법인을 세우고 진출했습니다.

하반기 오리온 중국 법인은 외형 성장에 집중합니다. 간식점, 벌크시장 등 성장 채널 전용 제품을 늘리고 전문 경소상 개발 및 거래처 확대 등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어린이 타깃 신제품으로 소비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젊은 층 이용이 많은 편의점, 이커머스 채널을 적극 공략합니다.

미국은 많은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우선하는 시장이지만 오리온은 2021년에야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꼬북칩은 올해 미국에서 단일품목으로만 수출액 200억원이 예상되는 효자품목이 됐습니다. 한국법인 연간 해외수출액 목표인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수출 물량도 확대합니다.

인도에서는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합니다. 지난해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카스타드, 화이트 초코파이 등을 필두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합니다. 러시아 법인은 증대된 초코파이 생산능력을 토대로 점유율을 높이고 후레쉬파이 등 신제품 인지도 향상에 주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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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왼쪽)과 영국 마이크로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불닭볶음면을 집중 조명하는 모습(오른쪽). 사진ㅣ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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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해외법인 성장을 토대로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올 2분기 해외매출이 첫 3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695억원으로 전년보다 150%가량 불었고 해외 매출은 6211억원으로 국내 매출의 3배 이상입니다.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매운맛 라면 열풍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핵심 국가별로 해외 매출 비중이 고르게 분포한 게 특징입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비중이 35%, 동남아는 30%였으나 올 상반기 각각 25%(약 1550억원), 23%(약 1400억원)로 줄었습니다. 반면 올 상반기 미주 비중은 29%(약 1800억원)로 중국을 제치고 법인 매출 1위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미주, 유럽법인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2분기 미국법인 매출(약 950억원)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하며 분기 해외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유통채널에 입점을 완료했습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현지 SNS에서 셀럽 등 자발적 바이럴 마케팅에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 수출액 비중은 2019년 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5%로 올 상반기에는 19%까지 빠르게 늘어나며 주요 수출지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동남아 매출 비중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삼양식품은 최근 유럽 전역 진출을 위한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중국법인은 현지 온라인 총판업체와의 계약종료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채널까지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현재는 중국법인이 온·오프라인 모두를 총괄합니다. 중국 내 지역거점별 커버리지 확대, 간식채널 등 신규채널 입점 활성화, 불닭소스 등 판매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작업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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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슈퍼마켓에 진열된 아사히코 두부바 및 미국에서 판매 중인 두부 제품(왼쪽)과 풀무원 상반기 해외 매출 규모(오른쪽). 사진ㅣ풀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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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은 상반기 매출이 1조5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고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12% 신장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수준인 3051억원입니다. 국내 매출에 비해 규모 자체가 크진 않지만 가장 비중이 높은 미국으로 중심으로 일본, 중국 등 전략국가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211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두부 제품이 두 자리 수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두부 매출은 약 2400억원으로 매년 최고액을 경신 중입니다. 아시안 푸드 호조와 현지 생산량 증대를 통해 원가를 개선하며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상반기 일본법인 매출은 491억원으로 저수익 제품 조정 과정에서 매출이 소폭 줄었습니다. 다만 두부바가 일본 3대 편의점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출시한 두부바는 출시 1년 만에 1000만개 팔렸고 올해 7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7000만개를 넘었습니다.

풀무원은 미국법인과 중국법인의 수익 개선을 통해 전체 해외사업 이익개선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K-푸드를 포함한 신제품 출시와 판매 채널 강화뿐만 아니라 일부 제품의 판가 인상, 현지 생산 본격화 등의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풀무원 관계자는 "두부 제품은 미국 거의 모든 그로서리 마켓에 입점했고 아시안 누들 매출 대부분은 코스트코 같은 대형 창고형 할인점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중국은 샘스클럽 내 파스타 입점 상황에 따라 연매출이 변동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법인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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