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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박병호 고마워!" 외친 강민호, 국민거포가 밝힌 만루홈런 비하인드 [대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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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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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1년 만에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고 팀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견인했다. 최근 주춤했던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기분 좋게 한 주를 마감했다.

박병호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14차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6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삼성의 10-5 대승과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이끌었다.

박병호는 이날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삼성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1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롯데 선발투수 좌완 김진욱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노 볼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도 극복했다. 김진욱의 3구째 131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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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지난 15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기록한 뒤 열흘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기록한 건 KT 위즈 소속이었던 2023년 6월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438일 만이다.

박병호의 활약은 계속됐다. 삼성이 5-0으로 앞선 2회말 2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우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2루타를 쳐냈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스코어를 7-0으로 만들었다.

삼성은 박병호가 홀로 6타점을 쓸어 담아주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지난 24일 3-11 패배를 설욕하고 위닝 시리즈를 손에 넣었다.

박병호는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1회말 만루 홈런은 카운트가 불리했지만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왔다. 처음에 노 볼 투 스트라이크가 됐을 때난 '아차' 싶었다"며 "내가 잘 쳤다기보다는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팀이 대량 득점과 함께 경기를 시작했던 게 의미가 컸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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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다행이다'라는 표현을 쓴 데는 이유가 있다. 전날 게임에서도 1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지만 결과는 3루 땅볼이었다. 삼성이 패하면서 중심타자인 박병호 입장에서는 마음이 무거웠다.

박병호의 만루 홈런을 박병호 자신보다 더 기뻐했던 이는 삼성 안방마님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이날 1회말 1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날 경기에서도 1회말 1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투수 정현수에게 삼진을 당했던 터라 박병호와 강민호 모두 전날 게임의 잔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박병호는 "만루 홈런을 치고 나서 뭔가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강민호 형도 내게 다가와서 고맙다고 말해줬다"고 웃은 뒤 "전날 게임에서도 민호 형과 내가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1회말에 만루 홈런이 나온 뒤 서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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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지난 5월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 후 55경기에서 타율 0.240(167타수 40안타) 11홈런 35타점 OPS 0.827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인 장타력을 바탕으로 라이온즈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은 최근 영입한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지난 17일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뒤 25일 게임까지 타율 0.333(27타수 9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으면서 타선의 파괴력이 한층 더 강해졌다.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 등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가 더 커진다면 2위 수성은 물론 1위 탈환까지도 노려볼 만하다.

삼성은 현재 시즌 66승 54패 2무를 기록, 선두 KIA 타이거즈(71승 48패 2무)를 5.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전까지 KIA와 4차례 맞대결이 남아 있어 선두 싸움을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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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일단 "현재 순위 싸움이 굉장히 타이트하다. 여기서 팀이 한 번 고꾸라지면 정말 위험해진다"며 "잔여 경기에서 3연전을 하게 되면 다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위닝 시리즈를 챙긴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순위표를 매일 체크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그냥 매일매일 하루하루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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