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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부실 수사’로 감봉받은 경찰…법원 “징계 취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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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부실 수사로 감봉 처분을 받은 경찰관에 대한 징계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조선일보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청사. /전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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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최근 경찰관 유모씨가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하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 등은 2015~2019년 승무원 채용 당시 특정 지원자를 인사팀에 추천하는 등 채용 절차에서 인사 청탁을 받고 점수가 미달하는 지원자들이 선발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고발됐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경감)이던 유씨는 2021년 이스타항공의 채용 비리 사건 수사팀장을 맡게 됐고, 경위 A씨에게 이 사건 수사를 배당했다. A씨는 2021년 10월 이 사건을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해야 한다는 수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과 자료 확보를 통해 수사를 계속할 것을 지휘했다.

이에 따라 A씨는 보강 수사를 벌였지만, 2022년 3월쯤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언론 보도 외에는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할 증거 없다’며 다시 불송치 의견으로 수사결과보고서를 작성했다. 이후 고발인의 이의 신청으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증거 확보가 가능한지 알아봐 달라’며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강서서는 불송치 결정 유지하는 내용으로 재수사결과를 통보했다.

2022년 9월부터 국회와 언론을 통해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경찰청은 2022년 10월 유씨와 A씨에 대한 수사감찰에 착수했고 유씨에게 감봉 3개월, A씨에게는 감봉 2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유씨는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소청심사를 냈지만 기각되자 2023년 9월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유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채용비리 사건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휘·감독했다며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도 유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서울경찰청의 수사지휘나 검찰의 재수사 요청에 따른 사항을 대부분 이행하는 등 그가 이 사건 채용비리 사건을 부실하게 수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비록 수사 지휘에 따른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았으나 당시 혐의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증거가 없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는 이 사건 채용비리 사건을 담당하던 당시 서울경찰청이 집중 지휘하던 약 198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에도 투입돼 위 사건도 함께 수사하고 있었고, 위 사건에서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며 “이처럼 수사력이 일정 부분 분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까지 고려하면, 유씨가 이 사건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급자로서) 유씨의 수사 지휘·감독 소홀을 보여줄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고, 오히려 채용비리 사건을 담당했던 전주지검 소속 검사는 유씨의 수사와 관련한 내부 징계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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