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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징계 없이 끝나는 거 말이 되나…英 매체도 분노 "과연 옳은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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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이브 비수마(토트넘)가 웃음 가스 흡입으로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렇다면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 사건은 어떻게 끝날까.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조 해리스 기자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비수마는 징계하고 벤탄쿠르를 징계하지 않는 건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닐까"라는 기사를 올렸다.

비수마는 지난 11일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경기 뒤 '웃음 가스'로 알려진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아산화질소를 오락 용도로 소지하는 행위는 지난해부터 영국에서 최대 징역 2년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다.

비수마는 문제의 영상이 논란을 낳자 "웃음 가스 영상에 대해 사과를 하고 싶다. 내 심각한 판단 부족이었다. 난 이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인지하게 됐다. 건강상의 위험을 이해하고 있으며, 축구선수이자 롤모델로서의 내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말했다. 토트넘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내부적인 문제로 처리될 것"이라고 알렸다.

결국 토트넘은 곧바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레스터시티와 개막전에 비수마는 결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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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은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과 비수마의 웃음 가스 흡입에 대한 도덕적인 입장은 비교가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에게 아직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았다. 여기서 공교롭게도 벤탄쿠르가 비수마의 출전 정지로 인해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가 레스터시티전에 선발 출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한때 큰 논란을 일으켰다.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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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여러 차례 겪은 손흥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나쁜 행동이었다.

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도 벤탄쿠르 징계 여부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FA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적 행위뿐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경기 외 상황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사건에도 징계를 해왔다.

논란 속에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며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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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직접 논란을 잠재웠다.

이후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차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손흥민과 대화했다.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해 손흥민은 이 사건이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나온 내 발언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면서도 "난 다른 사람은 언급한 적이 없음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다른 누구에게도 직·간접적인 불쾌감을 줄 의도는 아니었다"며 "모든 걸 내 친구(손흥민)와 함께 해결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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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차원에서 징계를 검토했을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의 발언은 이미 구단에서 처리하고 있는 사안이다. 당사자는 손흥민이고, 손흥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조처가 있을 거로 확신한다. 내 생각엔 당장 모두가 달려들어 판단하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디 애슬레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자세를 비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접근법은 손흥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다. 적절한 처벌을 결정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벤탄쿠르는 비수마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행동을 했다. 그러나 비수마와 달리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았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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