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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학입시 걸린 스키 대회 '승부조작 논란'…"대한장애인스키협회 스노보드 감독이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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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대학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키 대회에서 ‘승부조작 논란’이 일어났다.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스노보드 국가대표팀 A 감독이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승부조작 논란’이 발생한 대회는 지난 1월 열린 제54 대한스키협회장배 전국스키크로스대회이다. 스포티비뉴스는 이 대회에서 문제의 핵심 단서가 되는 ‘실격 판정’이 사후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논란이 된 경기는 결승전 출발 지점부터 B 선수가 C 선수의 진로를 가로막으면서 시작됐다. B 선수는 슬로프 중간에서도 일부러 속도를 늦추며 C 선수의 활주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C 선수는 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제는 C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같은 사설 팀에서 훈련한 선수라는 점이다. 특히 B 선수는 이미 대학 진학이 결정됐고, 나머지 3명의 선수는 올해 대학 입시를 위해 이번 대회 결과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대한장애인스키협회 스노보드 국가대표 A 감독은 해당 대회의 TD(Technical Delegater)를 맡았다. ‘TD’는 대회에서 시합 운영을 총괄하며,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중요한 위치이다. 그러나 익명의 관계자는 “A 감독은 C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소속된 사설 팀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조직적으로 경기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승부조작 논란’이 일어난 경기 직후 C 선수의 학부모는 B 선수가 고의로 진로를 방해함으로써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는 내용의 항의서를 제출했다.

A 감독과 경기위원장, 심판은 항의를 받아들였고 ‘B 선수가 고의로 라인을 침범한 점을 인정한다’ 며 'DQ(DSQ:실격)' 처리를 한다고 항의서에 결과를 적시했다.

고의적인 반칙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쳐 ‘실격 처리’가 된 선수는 해당 시즌 동안 같은 카테고리의 다음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B 선수는 다음 날 경기에 출전했다.

C 선수의 학부모는 국제 규정에 따라 B 선수는 출전 자격이 없는 부정 선수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자 A 감독은 “B 선수의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며 출전을 강행했고, B 선수는 1위를 차지하며 다른 선수들의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C 선수의 학부모는 대회 종료 후 대한스키협회에 정식 항의했다. 대한스키협회는 지난 6월 5일 최초 항의서에 적힌 ‘DQ(DSQ, 실격)’ 글씨 옆에 ‘경고(RAL)-2월 3일 업데이트’ 문구가 적힌 문서를 전달했다. 대회를 총괄하는 TD인 A 감독이 2월 3일 실격을 경고로 변경해, B 선수의 1월 30일 출전을 결정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이었다.

C 선수의 학부모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명백한 승부조작 사건으로 추정한다. 국제스키연맹(FIS)의 규정을 확인해도 고의적인 방해로 다른 선수의 순위에 영향을 미치면 실격이므로 해당 시즌의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B 선수의 고의성은 이미 확인돼 TD와 심판 위원장, 심판이 합의 후 최종 실격 처리했다. 그런데도 출전 자격이 없는 B 선수를 다음 날 바로 출전시키고, 며칠 뒤 항의서에 내용을 추가 기재한 행위는 명백한 승부조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고의로 아들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내용을 아는 증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승부조작 정황은 출발 게이트에도 있다. 촬영된 영상을 보면 출발 게이트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A 감독 사설팀 선수들의 게이트가 매번 조금씩 빠르게 열렸다. 여러 경기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확인했고, 증거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일체형 게이트가 아닌 분리형으로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학입시가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외부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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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선수의 학부모는 “내 아이도 과거 A 감독 사설 팀의 소속이었다. 그런데 사설 팀에서 나오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정 선수가 경기 중 고의로 아이와 충돌하거나 진로를 방해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그래서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피해를 본 아들은 현재 운동에 회의를 느껴 훈련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A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경기는 나와 경기위원장, 심판이 객관적인 분석으로 ‘경고’ 처분을 한 것이라 B 선수의 다음 날 출전이 가능했다. 애초 심판 판정이 RAL(경고)이므로 DQ(DSQ:실격)는 잘못된 표기였고, 올바르게 수정한 것이다. 스타트 게이트는 국제연맹에서 공인된 게이트를 사용했고, 구조상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A 감독은 “해당 사설 팀은 현재 내가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2022년 10월 폐업 신고 됐다”며 “현재 해당 선수들은 다른 지도자에게 지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계자는 “스키계에서는 터질 일이 터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 특정 사설 팀에만 유리한 구조를 바로 잡고, 분리형 게이트 사용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스키협회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다만 승부조작에 대해 협회에서 자체 조사를 하긴 어렵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스포츠공정위를 열어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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