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주요 공직자 |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1천219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하는 안을 13일 재가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윤선 전 정무수석,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문재인·박근혜·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이 두루 포함됐다. 경제인은 미공개 정보로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복역 중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등이 명단에 들었다. 정부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주요 경제인과 국정 수행 과정에서의 잘못으로 처벌받았으나 국가·사회를 위해 헌신한 주요 공직자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을 사면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도모하고자 했다"고 이번 특사의 취지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드루킹' 일당과 함께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지사직을 상실했다. 그는 재판 때 혐의를 부인했고 대법 판결 뒤에도 "진실이 외면당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022년 12월 현 정부 특별사면으로 잔여 형기 집행이 면제됐으나 복권되지는 않았다. 당시에도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복권으로 피선거권이 회복돼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의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복권에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의 복권 문제는 확정되기도 전에 정치 쟁점이 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전 지사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는 중죄를 범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복권에 공개 반대했다. 대통령실은 "사면·복권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이라고 반박해 당정 갈등이 다시 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어쨌든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파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음에도 사과나 반성조차 없는 인사를 복권한 데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여러 (여론) 왜곡 관련자를 여야 구분 없이 사면해 정치적 갈등을 일단락하고 통합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른 '여론조작' 사건 사범들도 사면했으니 균형을 맞췄다는 취지로 풀이되는데 명분도 약하고 설명도 불충분하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 국정농단 등에 연루됐던 인사들도 대거 정치를 재개할 자격을 갖게 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 조 전 정무수석, '보수단체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복역한 현기환 전 정무수석, 민간인 댓글부대 운영 혐의로 형을 살다 가석방된 원 전 국정원장 등이다. 총선에 개입하거나 댓글 여론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 확정된 강신명·이철성·조현오 전 경찰청장도 포함됐다. 이들 혐의 또한 법치국가나 민주주의에서 용납될 수 없는 범죄다. 복권을 상신할 때 검토하도록 사면법에 규정한 '본인의 태도'가 어떤지에 대한 정부 설명은 역시 없다.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지만, 그 권한을 위임한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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