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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슈가→로제·제니 챌린지' 선 넘은 해외 강성 팬덤 …내 ★만 소중한가 [TEN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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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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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슈가, 그룹 블랙핑크 로제, 제니/사진=텐아시아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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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챌린지'에 맞서 '로제·제니 챌린지'가 생겨났다. 그룹 방탄소년단 팬덤 명예 실추를 위해 그룹 블랙핑크 팬덤 블링크가 '슈가 챌린지'를 만들었다는 루머가 돌면서 블랙핑크 로제와 제니를 향한 비난과 공격이 이어졌다. 해외 팬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호하고자 타 아티스트를 비난하고 허위 루머를 만들어 공격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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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플랫폼 'X'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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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탄소년단 슈가의 음주 전동스쿠터 운전을 옹호하는 '슈가 챌린지'가 실은 해외 방탄소년단 팬덤의 평판을 훼손하기 위해 블랙핑크의 팬덤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주장이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덤 명)들로부터 제기되기 시작했다.

해외 아미들은 '슈가 챌린지'에 대항해 '로제 챌린지'와 '제니 챌린지'를 만들어냈다. 로제에게 마약 사진을 붙여 마치 로제가 마약사범인 것처럼 묘사했고, 제니에게는 남성들의 사진을 게재하며 수위 높은 성희롱을 서슴없이 했다. 관련 게시글 조회수가 94만회에 달할 정도로 해당 챌린지는 강한 화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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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뷔, 그룹 블랙핑크 제니/사진=텐아시아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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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일부 강성 아미가 블랙핑크 멤버를 공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12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데뷔 8년 만에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그중 멤버 뷔가 제니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던 게 문제가 됐다. 당시 뷔는 7명의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공식 계정만 팔로우해둔 상태였는데 돌연 제니를 팔로우했기 때문이다. 이에 뷔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SNS 추천 이거 없애는 방법 없나요? 무서운 앱이네"라고 간접적으로 제니 팔로우가 실수였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해외 강성 팬들은 제니의 인스타그램으로 향해 게시글 댓글 창을 구토 이모티콘으로 도배하거나, '#FREETAE'(뷔를 놓아달라)라는 해시태그를 도배했고, '둘이 무슨 관계냐'며 추궁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해외 K팝 팬덤의 타 아티스트 비방은 국내 아이돌 팬덤과의 문화적 차이로부터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팬덤 안에서도 타 가수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로 정착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팬덤의 속성상 우리 가수를 밀어주는 과정에서 타 가수에 대해 공격적인 모습이 나올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돌 문화 초창기 때 심한 팬덤 갈등을 겪었다 보니, 일종의 합의가 암묵적으로 있다"라며 "타 가수를 언급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들끼리 주의를 주는데, 이런 문화가 해외에는 정착하지 않았지 않았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국내라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슈가 챌린지'가 과연 블랙핑크 팬이 만들었는지는 명확한 사실 확인이 어려우니 블링크들이 사태를 발발했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해외 아미들이 그것을 말미암아 블랙핑크에 대해 허위 주장을 하면서 비난한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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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런닝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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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팬덤과 비교했을 때 해외 팬덤에서는 타 아티스트를 비난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비슷한 현상은 아이돌 팬덤 바깥 방송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SBS '런닝맨'에 출연했던 배우 전소민과 현재 출연 중인 배우 지예은이 해외 강성 팬덤으로 인해 고통받는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다. '런닝맨'의 해외 팬덤은 과거 고정 멤버가 지속되길 바라 과거 전소민이 '런닝맨'에 출연했을 당시 "유일한 여자는 지효뿐", "고정 멤버와 확실히 선 그어 달라"며 그를 비난했다. 전소민 하차 후 지예은에게도 기존 멤버 케미만을 옹호하며 그를 배척하는 악플들이 이어지고 있다.

타 아티스트를 비난해야만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호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는 오히려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아티스트 모두에게 상처를 안기는 행동이다.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해외와 국내 팬덤 간 문화 차이로 봐서는 안 된다. 국내 팬덤이 과거 그랬듯, 해외 팬덤 내 자정을 위한 노력이 시급한 때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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