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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올림픽 육상 첫 메달 도전한 우상혁, 7위… ‘도전은 다음 대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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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 총 14차례 점프 끝 올림픽 챔피언

도쿄 金 바르심 동메달, 탐베리는 11위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을 아쉽게 마쳤다. 우상혁은 11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을 세 차례 연속해 넘지 못하고 대회를 7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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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남자 결승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렸다. 한국 우상혁이 2.31m 3차 시기에 실패한 뒤 아쉬움과 후련함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생드니=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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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은 이날 결선 진출 선수 12명 중 8명만 남은 2m31를 두 차례 실패한 뒤 마지막 도전을 앞두고 트랙 위에 섰다.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며 머리를삭발 수준으로 짧게 민 우상혁은 점프 전 자극을 주기 위해 두 손으로 머리를 수 차례 때린 터라 양쪽 이마 끝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그만큼 성공이 간절했다.

하지만 우상혁은 세 번째 2m31 시도에도 바를 떨어뜨려 더 이상 도전할 기회를 잃게 됐다.바와 함께 떨어진 우상혁은 한동안 매트에 고개를 파묻고 얼굴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웃는 얼굴로 고개를 듣고 관중들을 향해 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렇게 우상혁은 파리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걸고 돌아가겠다던 다짐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우상혁은 이날 결선무대를 밟으면서 이미 한국 트랙·필드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개 대회에서 연속해 결선 무대를 밟는 역사를 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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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이 11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에 세 차례 연속 실패해 메달 도전을 마감한 뒤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생드니=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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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점퍼 12명이 모인 올림픽 결선 무대는 한 치의 틈도 허락하지 않았다. 첫 번째 2m17를 실패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두 번째 2m22까지 브라이언 라츠(20·남아프리카) 혼자만 떨어졌을 뿐이었다.

결선 진출자를 가렸던 2m27에 와서야 탈락자가 3명 나왔다. 올 시즌 최고기록(2m37) 보유자였던 지안마르코 탐베리(32·이탈리아)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날 2m22를 두 차례 연속 시패한 뒤 3차 시기에 극적으로 바를 넘으며 생존했던 탐베리는 2m27에서 세 차례 연속 바를 떨궜다.

도쿄 대회 때 무타즈 에사 바르심(33·카타르)과 공동 금메달을 땄던 디펜딩 챔피언은 그렇게 파리에서 일찌감치 작별을 고한 뒤 코칭스태프의 품에 안긴 채 한참이나 눈물을 쏟았다. 탐베리는 파리에 도착한 뒤 신장 관련 질환으로 이날까지 두 차례나 응급실 신세를 지는 등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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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메달을 따낸 해미시 커. 생드니=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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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과 티호미르 이바노프(30·불가리아)가 2m31에서 떨어진 뒤에는 우상혁의 동갑내기 점퍼 해미시 커(뉴질랜드)와 쉘비 매큐언(미국)이 나란히 2m36을 1차 시기만에 성공시키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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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무대에서 개인 최고기록(2m36)을 쓴 쉘비 매큐언. 생드니=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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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커는 2m31을 3차 시기에, 매큐언도 2m34를 3차 시기에 성공시키며 한 번씩 탈락 위기를 넘어선 뒤였다. 2m36은 커의 개인 최고기록과 같은 높이였고 매큐언은 개인 최고기록이었다.

2m34까지 한 번도 바를 떨어뜨리지 않아 최소 동메달을 확정한 바르심은 2m36을 2차 시기까지 실패한 뒤 3차 시기를 시도하는 대신 바를 2m38로 높여 도전을 이어갔지만 실패했다. 높이뛰기는 높이와 상관 없이 세 차례 연속해 바를 떨어뜨리면 그대로 경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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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이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남자 결승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생드니=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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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강 점퍼 바르심(개인 최고기록 2m43)이 탈락한 뒤 커와 매큐언이 한 번도 넘어본 적 없던 2m38을 두고 경쟁을 이어갔다. 나란히 2m38을 세 차례씩 실패한 이들은 공동 금메달 대신 한 명이 실패할 때까지 점프를 이어가는 ‘점프오프’로 금메달의 주인을 가리기를 택했다. 두 선수가 같은 기록일 때 승자를 가리는 이날 전체 점프 실패 횟수도 2회로 같았기 때문이다.

2m38에 나란히 한 차례씩 실패한 이들은 2m36으로 높이를 낮춘 점프오프에서도 나란히 실패했다. 이날 2m17부터 2m22, 2m27, 2m31, 2m34, 2m36까지 8번 점프를 한 뒤 2m38을 4번씩 실패한 이들은 높이를 낮춰 점프오프를 이어갔다.

두 선수는 이미 12번의 점프를 한 뒤 이어간 점프에서 2m36에 차례로 실패했다. 지칠대로 지친 매큐언은 2m34도 실패했다. 결국 이날 14번째 점프 끝 2m34를 가뿐히 성공시킨 뒤 스타드 드 프랑스 잔디밭을 누비며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생드니=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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