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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태권 소년' 박태준(20·경희대)이 금메달을 차지하고도 뜻밖의 국제적인 악플 세례를 당하는 중이다. 그의 SNS에는 여러 욕설과 함께 북한 국기까지 등장했다.
박태준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맞아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1라운드부터 박태준은 경기를 앞서 나갔다. 경기 시작부터 몸통을 맞춰 선제 득점에 성공했고 1라운드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라운드 종료 1분 7초 전 마고메도프가 발차기 도중 왼쪽 정강이 부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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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메도프는 통증을 가라앉히고 경기에 나섰으나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 박태준은 몸통 공격을 이어가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고 상대 감점까지 더해 9-0으로 1라운드를 따냈다.
2라운드에도 박태준의 압도적인 기량이 마고메도프를 눌렀다. 박태준은 뒷발차기로 머리를 가격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며 13-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마고메도프는 박태준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어렵게 버티던 마고메도프는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또 한 번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박태준의 마지막 공세에 마고메도프는 일어날 수 없었고 마고메도프는 기권을 결정하며 박태준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사실 2라운드도 점수 차가 워낙 벌어진 상황이라 박태준이 라운드 점수 2-0으로 이길 것이 유력하긴 했다.
문제는 마고메도프가 쓰러지기 직전, 마고메도프가 다리를 절뚝이는 상황에서 박태준이 발차기를 계속했다는 점이다. 1900 만국박람회를 열었던 역사적인 전시회장 그랑 팔레에 있던 팬들의 야유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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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은 금메달을 따고도 세리머니를 하기 어려웠다. 박태준은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확인했고 이후 태극기와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장에는 야유와 함성이 섞여 나왔다.
이로써 박태준은 우리나라 최초의 57kg급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것이 기존 최고 성적이었다.
한국 남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도 무려 16년 만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68kg급 손태진과 80kg 초과급 차동민 이후 처음으로 박태준이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축하로 가득해야 할 박태준의 SNS에는 축하와 각종 욕설이 뒤섞여 있다. 그가 다친 마고메도프를 배려하지 않고 쓰러질 때까지 상대를 계속 가격했다는 이유였다.
몇몇 해외 팬들은 "다쳤을 때 뒤에서 때리는 것은 옳지 않다", "상대를 존중해라", "우리 아제르바이잔 선수가 다치지 않았다면 너는 은메달을 획득했을 것이다" 등의 비판을 이어가고 북한 국기를 댓글로 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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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한국 팬들은 "악플에 신경 쓰지 말고 승리를 축하한다", "악플다는 비매너가 보기 좋지 않다. 박태준 선수 정말 수고 많았고 축하한다" 등의 반박하는 댓글을 올리고 있다.
박태준도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에 집중하고 있어 야유가 있었던 건 전혀 몰랐다"며 "마고메도프의 왼발과 나의 오른발이 서로 발차기를 하는 과정에서 부딪쳤다. 원래 부상이 있었던 부위인지 순간적인 충격에 다친 건지는 모르겠다"고 돌아봤다.
정을진 태권도 대표팀 코치도 "유럽 선수들이 경기 중 (작은 충격에도) 엄살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조금만 느슨하게 플레이하면 얼굴 쪽을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2라운드 때도 박태준에게 확실하게 플레이를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다리를 절뚝이며 단상에 오르는 마고메도프를 부축하고 포옹을 나눴다. 마고메도프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악감정이 없는 듯한 얼굴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식을 함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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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박태준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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