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논란'→대한사격연맹 회장, 2달 만에 사임…금3 은3 포상금 어떻게 되나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금3 은3을 따내며 단일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 사격이 올림픽 일정이 끝나자마자 수장 사퇴하는 당황스런 일을 겪었다.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대한사격연맹 측은 6일 "신 회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실무부회장과 사무처장 등 연맹 실무자가 7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뒤 회장의 사임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예정이다. 이후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사격연맹은 장기간 회장 공백 사태를 빚어 관리단체 위기에 몰린 적이 있었다. 한화그룹이 2002년부터 줄곧 회장사를 맡아오며 연맹을 안정적으로 꾸렸으나 지난해 11월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6개월 넘게 회장 없이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던 사격연맹은 지난 6월 신 회장이 취임했다.

신 회장은 사격연맹을 맡기 전에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체육 단체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

신 회장의 전격적인 연맹 회장 사임 배경은 경기도 용인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종합병원인 명주병원의 대량 임금체불이 이유가 됐다.

신 회장이 운영하는 명주병원이 최근 고용노동부에 임금이 체불됐다는 관련 신고가 100건 이상 접수됐기 때문이다. 임금체불 신고는 신 회장이 사격연맹에 취임하기 전인 지난 5월부터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직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 측은 "현재 진정이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감독관을 파견해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임금을 받지 못한 명주병원 전현직 직원들은 최근 한국 사격의 메달 러시로 신명주 회장이 부각되자 더욱 강력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사격연맹 측에 '병원 운영으로 인해 한국 사격에 부담을 줄 수 없어서 회장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취임 두 달 만에 회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파리 올림픽 최고 성적으로 부활의 기치를 높게 든 한국 사격은 어렵게 찾은 반전 동력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한국 사격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젊은 여자 선수들 3명이 금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일궈냈다.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이 이번 대회 한국 사격에 첫 금메달을 안긴 것에 이어 아직 만 17세가 되지 않은 고교 2년생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우승해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1살 대학생 양지인은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여기에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오예진과 마지막까지 경쟁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예지,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메달 주인공이 된 혼성 10m 공기소총 은메달리스트 박하준-금지현,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한국 사격의 이번 대회 마지막 메달인 은메달을 따낸 조영재 등 은메달 3개도 나오면서, 한국 사격은 12년 전 런던 올림픽 때 기록한 금3 은2을 뛰어넘는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 최다 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7일 사격 선수단 귀국과 함께 새 회장을 찾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신 회장의 사퇴로 사격연맹은 당장 이번 대회 메달리스트들에게 줄 포상금 수여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금메달은 선수 5000만원, 코칭스태프 2500만원을 지급하도록 돼 있으며, 은메달은 선수 3000만원, 코칭스태프 1500만원을 주도록 돼 있다. 은메달 종목 중 하나가 2명이 짝을 이루는 혼성 종목이기 때문에 은메달리스트를 총 4명이다. 이에 따라 사격연맹은 금메달을 딴 선수 7명에게 지급해야 하는 포상금이 2억7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포상금 조달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애초부터 수장인 신 회장이 포상금을 쾌척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