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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사격 은' 조영재 "만기전역하겠다"…병특 사절은 아버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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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역 자격 갖추고도 9월 만기 전역 희망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속사권총서 메달 획득해

올림픽 은메달을 따며 병역 특례를 받게 된 '말년 병장'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예정된 전역 날짜인 9월 18일을 다 채우고 만기 제대하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조영재는 프랑스 샤토루 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25점을 쏴 리웨훙(32점·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사격 대표팀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금 3개와 은 3개를 얻어 2012 런던 대회(금 3·은 2)를 넘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경기 후 조영재는 "은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빨리 귀국해 가족, 친척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시아경제

5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사격 25m 속사권총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조영재가 시상식을 마친 뒤 은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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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영재는 사격 대표팀 동료들이 성공적 세대교체 속 좋은 성적을 내는 걸 지켜본 뒤 가장 마지막 날 출격했다. 그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나 하나 못한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편하게 생각했다. 내가 해야 할 일만 집중하며 준비했다. 우선 결선 진출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렇게 메달까지 따게 됐다"고 말했다.

25m 속사권총 결선은 사대에 선 모든 선수가 끝까지 경쟁하는 게 아니다. 6명의 선수가 먼저 15발씩을 쏜 뒤 5발을 추가로 사격할 때마다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한다. 25발까지 19점을 쏘며 중간 선두에 올랐던 조영재는 마지막 4명의 선수가 남은 상황에서 가장 긴장감을 느꼈다. 다음 5발 사격 결과에 따라 메달 획득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조영재는 "4위를 탈락시킬 때가 가장 가슴을 졸였다. 한 발로 메달과 노메달이 갈리는 순간이 닥치니 너무 힘들었다. 무조건 명중시켜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쐈는데 겨우 맞혀서 입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조영재의 계급은 병장이다. 9월 19일이 전역일인데 이번 은메달로 그는 예정보다 일찍 군복을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영재는 병역 특례 자격이 됐음에도 군 복무 기간을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조영재는 "만기 전역하겠다"며 "전역일까지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남았다. 귀국 후 부대로 돌아가 동기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마무리할 생각이다. 동기들은 물론 감독님, 관계자들 모두 감사하고 좋은 분들이라 부대 생활하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웃었다.

이렇게 결정한 데에는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작년에 준위로 30년 만기 전역하셨다. 저도 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전했다. 조영재는 이번 은메달로 한국 사격 역사상 최초의 속사권총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한국 사격은 1960 로마 대회부터 속사권총 종목에 선수를 파견했지만, 지난 도쿄 대회까지 입상에 실패했다. 그러다 샤토루에서 조영재가 '노메달'의 한을 풀었다. 그는 "제가 처음으로 속사권총 메달을 따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속사권총이 상대적으로 다른 사격 세부 종목보다 잘 알려지지 않고 인기도 별로 없다. 하지만 직접 해보면 이 종목의 진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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