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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 일보직전까지 갔던 선수다. 덕수고 시절부터 그 또래 최고의 타자로 불렸다. 190㎝의 당당한 체격에 스윙에 힘과 부드러움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나승엽을 롯데가 눌러앉힌 건 어쩌면 팀의 미래에 희망을 주는 일대 사건이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지명한 끝에 설득했고, 계약금 5억 원을 안기며 유니폼을 입혔다.
큰 그릇에 물을 채우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다. 2021년 1군에 데뷔했지만 60경기에서 타율 0.204에 그쳤다. 롯데는 공을 더 들였다. 인내하고 일찌감치 군에 보냈다. 그렇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은 올 시즌 김태형 신임 감독의 눈에 들더니 이제는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5일 현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303, 5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8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는 규정타석도 채웠다. 스몰 샘플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나승엽의 타격 재질을 굉장히 높이 산다. 팀 미래 타선을 이끌 선수라는 점은 자명하다. 김 감독의 임기 3년 내에서도 할 일이 많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가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 당장 홈런을 펑펑 쳐 주면 당연히 팀에 도움이 되고, 김 감독의 임기에도 탄력이 붙는다. 그러나 팀 내 최고 타자 유망주가 단계를 밟아 성장하길 바란다.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을 항상 달고 산다.
김 감독은 아직 나승엽이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고 가길 바란다. 그렇게 정도를 밞으면 2~3년 뒤에는 홈런도 많이 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장타를 의식하지 말고, 지금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계속 보완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나승엽도 김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 중이다. 홈런에 욕심이 없는 타자야 없겠지만 일단 정확도와 스윙 메커니즘에 초점을 둔다. 만약 장타에 욕심을 내 스윙이 커지면 올해 3할 타율을 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김 감독도 “그게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이 있는 타자들은 아무래도 머릿속에 홈런을 1순위로 둘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더 단단한 기초가 있으면 추후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툭 쳤는데 넘어가면 ‘이거네’ 할 때가 있다. 기본적으로 홈런 타자와 장타를 칠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 타고는 난다. 타구나 힘으로 봐서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칠 수 있지만 아직 기술이 안 된다”면서 “그걸 힘으로 홈런을 치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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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양의지는 2010년 20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으나 이후 홈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그러나 기술적인 요소를 더 가다듬은 뒤 어느 순간 홈런포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양의지는 2015년 다시 20홈런 타자로 복귀했고, 올해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은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힘으로 때리는 타자가 아니다. 타이밍으로 투구를 역이용할 줄 아는 타자다.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비결이다.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힘으로만 승부를 했다면 홈런 페이스는 결코 롱런을 할 수 없었다.
나승엽도 좋은 체격을 가진 만큼 힘은 계속해서 붙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인 측면만 잘 가다듬으면 충분히 고타율에 20~30개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타자를 만드는 데 2~3년의 인내는 당연히 감수할 만하다. 한동안 정확도에 집중했던 나승엽이 최근 3할 타율과 동반한 홈런포를 때리고 있다는 건 그 가능성을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즐거운 기다림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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