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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감독도 회장도 SON 재계약에 모르쇠? 1700억 뿌리친 손흥민 충성심은 뭘로 보상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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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감독도 회장도 손흥민의 재계약에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사우디 오일머니의 17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제안도 뿌리친 ‘캡틴 SON’ 손흥민(32)의 충성심은 무엇으로 보상 받을까.

토트넘 홋스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제금융로 10 TWO IFC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프리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흥민의 재계약과 관련한 질문에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매일경제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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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적이고 정론적인 입장이지만 현재 손흥민이 토트넘의 핵심 공격수이자 캡틴을 맡고 있는 선수인 것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객관적이고 ‘드라이’한 답변이기도 했다. 계약 관련 문제는 감독의 책임이 아닌 만큼 발언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안이기도 하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럽 유수의 명장들처럼 구단에 대한 발언권이 높은 편도 아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위치나 토트넘 구단에서의 중요성, 향후 스쿼드에서 차지할 비중 들을 고려한다면 선수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는 것이 감독이다. 유럽 클럽의 다수의 명장들은 자신의 스쿼드에 핵심 선수들을 팀에 잔류시켜줄 것을 언론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구단에 피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손흥민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 언급을 꺼리며 끝내 말을 아낀 모습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 데이비스와 손흥민의 토트넘과의 재계약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선수들의 계약에 대해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인 이후 “지금 선수들과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손흥민은 물론 데이비스 등 모든 선수의 계약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지금 상당히 어린 팀이 됐다. 그들의 성장을 돕고 또 발전할 수 있도록 선배 역할을 해줄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손흥민과 데이비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손흥민과 데이비스의 존재감을 설명한 이후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리더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다만 재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는 구단과 좋은 시기에 대화를 나눌 것이다. 나는 새 시즌 준비에 집중할 것이며 그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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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데이비스의 재계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히긴 했지만 계약 문제는 결국 선수와 구단의 소관이란 입장이다. 감독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매니저(Manager)가 아닌 코치(Coach)로 한정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국에선 다른 비유럽권과 달리 감독을 단순한 전술이나 경기 운영, 훈련 등을 담당하는 지도자의 개념의 코치가 아닌 선수단 전체의 운영과 관리 및 선수 영입과 방출, 팀의 철학과 전략을 수립하면서 계약 관리와 훈련 방식 등을 모두 전담하는 포괄적인 관리자로 보는 경향이 크다. 그런 이유로 감독에게 선수 영입과 방출 등의 많은 권한이 주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구단의 프런트 출신으로 오랜 기간 이력을 쌓은 다니엘 레비 사장을 비롯한 스포츠-풋볼-테크니러 디렉터들의 입김이 강한 구단이기도 하다. 사실상 프런트가 선수단 전반 운영의 전권을 갖고 감독은 코치로서 경기에만 관여하는 양상이 뚜렷한 구단이기도 하다.

토트넘 직전 스코틀랜드에서 셀틱 FC 감독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호주와 일본 등 비유럽권에서 감독을 맡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겐 오히려 제한적인 역할로 경기만 책임지는 역할이 더 익숙한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 마저 손흥민의 거취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 불과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토트넘의 캡틴의 거취는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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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손흥민의 재계약 건에 대해선 오랫 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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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과 손흥민에게 있어 2024-25시즌은 대단히 중요한 시기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2015년부터 이어진 동행이 끝날 수도 있다. 현재 1년 연장 조항 발동, 그리고 재계약 등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앞서 영국 현지 언론을 통해 토트넘의 레비 회장을 중심으로 한 구단 보드진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긍정 기류가 흘러 나오기도 했다. 보도의 골자는 손흥민과의 1년 옵션 연장을 발동하는 대신에 더욱 향상된 조건의 장기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동행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덧붙여졌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부터 제기된 이같은 주장은 벌써 9개월 가량 지난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모습이다. 그 사이 레비 회장을 비롯한 토트넘 보드진 수뇌부들은 손흥민의 재계약에 대해 실명을 내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을 꺼리고 있다.

그간 토트넘 보드진의 경향은 선수 영입에 큰 비용을 사용하는 것에 매우 인색했고, 30세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의 재계약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파비오 파라티치 전 단장이 합류하면서 다양한 선수들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선수단의 효율적인 리빌딩과 전력 강화라는 퍼즐을 동시에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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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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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점에서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토트넘의 간판 스트라이커이자 아이콘이었던 케인이 결국 구단의 비전에 염증을 느끼면서 2년 연속 이적설에 연루된 끝에 구단을 떠난 것이다. 잉글랜드의 간판 공격수이기도 한 케인의 이탈 이후 손흥민은 캡틴을 맡아 2023-24시즌 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공격 및 팀 전반에서 이타적인 역할을 맡는 동시에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포워드를 오가면서 17골 10도움을 기록해 제 몫을 다 했다. 손흥민의 리더십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선수단의 리빌딩도 연착륙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보드진은 손흥민의 재계약에만 유독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파라티치 전 단장이 구단을 떠난 이후 이적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요한 랑게 테크니컬 디렉터를 통해 연일 선수 영입과 방출에 대한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재계약에 대한 구단의 공식 입장 및 루머는 한 줄도 추가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손흥민이 불과 1년 전 사우디 오일머니의 천문학적인 제안을 거절했고, 현재도 여전한 관심을 뿌리치며 구단에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비되는 야속한 행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사우디 프로축구리그의 알 이티파크는 손흥민에게 4년 동안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를 받는 엄청난 수준의 제안을 제시한 바 있다. 4시즌으로 환산하면 1680억 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으로 토트넘에서 현재 받는 연봉에 3~4배에 달하는 금액을 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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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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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은 알 이티파크를 비롯한 사우디의 제안 자체를 아예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아직은 사우디 리그를 행선지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나는 EPL에서 아직 이룰 것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면서 사우디 이적설을 일축한 바 있다.

올 시즌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 직전에도 사우디리그와의 이적설이 다시 재점화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손흥민은 여러 간적접인 상황들을 통해 토트넘에서의 행복함을 전하며 잔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여전한 충성심을 보였다.

맨체스터시티의 에이스이자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케빈 더 브라위너가 잔여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사우디 리그 이적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과는 사뭇 대비가 되는 행보다. 더 브라위너가 조건과 환경을 좇아 팀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루려는 상황에서 입장 차가 있는 셈이다.

그리고 토트넘 구단 수뇌부가 이런 손흥민의 충성심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답답한 재계약 상황이다. 2024-25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은 이제 불과 2주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여름 이적 시장이 닫히는 것 역시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손흥민이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통해 한국으로 투어를 온 현재까지도 재계약과 관련한, 적어도 옵션 발동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다는 건 여러모로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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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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