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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남성 염색체인 XY염색체를 가지고 여자부 복싱 경기에 출전한 아마네 칼리프(26·알제리)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승리를 자축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갈리고 있다.
칼리프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 상대로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카리니는 2번의 펀치 만에 그 자리에서 기권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리니는 칼리프에게 한 차례 맞은 뒤 코치에게 다가가 코가 너무 아파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치의 설득에 경기를 계속했으나 다시 주먹으로 얼굴을 맞자 기권을 결정했다.
카리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난 싸우려고 링에 올랐다"며 "포기하지 않았지만 주먹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그만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칼리프는 승리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신의 은총, 첫 번째 승리"라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올림픽에서 승리한 선수이기에 칭찬이 이어질 법도 하지만 팬들은 거센 비난과 자랑스럽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칼리프는 논란이 이어지자 SNS 댓글을 막았다.
몇몇 팬들은 "그는 남자다", "알제리는 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국가를 대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다른 팬들은 "우리는 네가 자랑스럽다", "당신을 축하한다. 힘내라" 등의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에 앞서 칼리프 출전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칼리프는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성별 논란에 휩싸인 선수는 칼리프만은 아니었다. 여자부 57kg급에 출전하는 린위팅(28·대만)도 마찬가지였다. 린위팅도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전적이 있는 복서다.
국제복싱협회(IBA)는 두 선수에게 실격 처분을 내렸다.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칼리프와 린위팅은 DNA 검사 결과, XY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는 XX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칼리프와 린위팅은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출전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판단은 달랐다. IOC는 지난달 29일 "칼리프와 린위팅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두 선수의 대회 출전이 문제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치권은 칼리프의 출전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에우제니아 로첼라 가족부 장관은 칼리프의 상대가 자국 선수 카리니로 정해지자 "불공정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안드레아 아보디 체육부 장관은 "국제대회에서 호르몬 수치에 관한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갈등이 더 극에 치닫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는 "진정으로 비올림픽적인 장면"이라며 "명백히 동등한 조건이 아닌 경기를 허용한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IOC를 비판했다.
경기 후 논란이 계속되자 IOC는 다시 한번 성명을 발표했다. IOC는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알렸다.
이어 "두 선수는 도쿄 올림픽, IBA가 승인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다"며 "둘은 IBA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결정의 피해자였다. 두 선수는 2023 세계선수권대회 말미 정당한 절차 없이 실격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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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프와 함께 성별 논란에 휩싸인 린위팅도 2일 여자 57kg급 16강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두 선수의 성별을 두고 논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복싱 종목이 다음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IOC는 각국 복싱 연맹이 새로운 국제 연맹을 창설하지 않으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복싱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아마네 칼리프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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