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가능성 커져
美원유 재고도 예상보다 크게 감소
중국 수요 둔화 여전…OPEC+감산 조치 완화 기대
튀니지인들이 2024년 7월 31일 튀니스 수도에서 시위를 벌이며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고 사망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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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암살 사건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뉴욕유가가 4% 넘게 급등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26% 급등한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2.66% 오른 배럴당 80.7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하니예는 직전날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차 이란을 방문한 터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작전계획 고문인 포아드 슈크르를 제거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푸아드 슈쿠르를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가자전쟁 이후, 헤즈볼라의 공격을 주도한 인물이자 특히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축구장을 폭격한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암살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전쟁 휴전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휴전협상의 중재자로 나선 카타르의 외무장관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는 엑스(X, 옛 트위터)에 “휴전 협상 중이 일어나는 민간인 학살과 정치적 암살은 중재가 어떻게 성공할 지를 묻게 된다”며 “평화에는 협상에 진지한 파트너와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동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당분간 유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래피단에너지그룹의 클레이 시겔 글로벌 원유서비스 디렉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유 트레이더들은 지금껏 중동 리스크를 가격에 잘못 반영해왔다”며 “이제 중동은 악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는 원유 트레이더들의 주의를 끌면서 브렌트유 가격에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니예의 암살이 유가에 계속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PVM어쏘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원유 분석가는 “하니예 암살 사건이 이란 영토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실제 원유 공급 중단의 위험이 커졌고 유가도 랠리를 펼쳤다”면서도 “군사적 갈등의 확대가 해당 지역의 물리적 산유량을 분명히 위협하지 않는 한 충격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감소한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넣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6일로 끝난 일주일간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43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 감소치(110만배럴)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수요가 계속 둔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로 구성된 OPEC플러스(OPEC+)의 감산 조치가 10월부터 일부 해제될 수 있다는 점은 유가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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