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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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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분쟁 '재점화'…이번에도 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이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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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모녀 3자 연합, 임시주총 소집 요구

정관 변경 통한 지주사 이사회 장악나서

'특별결의요건' 연금과 소액주주에 승패 달려

형제 측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한미약품 비상무이사)과 손잡은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그룹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반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이번에도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는 쪽이 승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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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3자 연합은 전날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청구된 안건은 2개다. 현재 정관상 최대 10명인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을 추가 선임하는 것이다. 임시주총은 약 두 달 후에 열릴 전망이다.

3자 연합은 "이번 안건 의결을 통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며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분 많아도 경영권 확보 난항…반격 성공할까
이번 임시주총 소집은 절반에 가까운 우호 지분을 확보한 3자 연합이 본격적인 경영권 탈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지난 3일 전격적인 3자 연합 결성을 통해 48.19%의 지분을 끌어모았지만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틀어쥐진 못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상 연합 측 4명, 형제 측 5명으로 연합 측이 열세에 눌려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송영숙 회장을 축출하고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경영권을 홀로 장악한 상황이다.

이후 연합 측도 전면전보다는 형제 측과의 원활한 합의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측은 오너 일가가 모두 1선에서는 후퇴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지만, 형제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서도 자신들이 직접 경영에 개입하는 방안을 고수하면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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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합 측은 기존 정관상으로는 연합 측 이사를 최대한 추가하더라도 5대 5로 동수를 이루는 데 그치는 만큼 아예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데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관 개정은 상법상 주총 특별결의 요건이다. 출석 의결권의 66.7%가 찬성해야 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연합 측 48.19%, 형제 측 29.07%로 연합 측의 승리도, 형제 측의 저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6.0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과 이외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선임안건에 모두 반대했고, 형제 측으로 승기가 기운 후인 지난달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형제 측 이사 후보 중 임종훈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대한 만큼 3자 연합 측의 편에 설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3월 주총에서는 형제 측의 손을 들었던 소액주주들도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3남매 모두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 중 임 부회장만이 직접 면담에 응했고, 이후 이들은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형제 측은 즉각 반대 입장을 표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 측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이라면 찬성할 수 있지만 이사 수를 늘리는 건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결정"이라며 "아직 관련 상황을 논의 중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분쟁으로 몰지는 말아 달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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