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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EN:박싱]주니의 가슴을 때린 '도파민' 앨범 수록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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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 새 미니앨범 '도파민' 제작기 ② 앨범 편

핵심요약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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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는 새 미니앨범 '도파민'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주니를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모브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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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6곡이 담긴 미니앨범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다는 건, 적어도 기간과 속도로만 본다면 대단히 '빡빡하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싱어송라이터 주니(JUNNY)는 해냈다. 물론 혼자 힘만으로는 할 수 없었다. 기한에 맞추기 위해 모든 사람이 의기투합했다. 주니가 녹음하고 있으면, 스튜디오 안의 누군가는 믹스를 했다. "거의 진짜 말도 안 되는 팀워크"로, "작곡가, 마스터 엔지니어, 믹스 엔지니어 다 너무 자기 것처럼 제 앨범에 집중해 주셨다"라고 그는 기억했다.

CBS노컷뉴스는 앨범 단위로는 2년 만의 신보인 미니앨범 '도파민'(dopamine)을 낸 주니를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원래부터 '도파민'이라는 앨범을 6월에 낼 계획이었는지 질문하자, 주니는 "저는 여름을 타깃으로 하긴 했다. 그때가 도파민이 엄청날 거라고 생각해서"라고 답했다. 원래 계획한 5월보다 살짝 늦어지긴 했지만 '여름 발매'라는 목표는 가깝게 이뤘다.

처음부터 타이틀곡으로 마음먹었던 '러시'(RUSH)는 그중에서도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곡이다. 그는 "타이틀곡이다 보니 욕심이 많았다. 크레딧만 봐도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걸 알 수 있다"라며 수많은 편곡 과정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완성된 편곡의 핵심'이 궁금했다.

주니는 "같이 했던 분들께 너무 고맙다. 그들도 자기만의 취향이 있고 각자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텐데 일단 제가 만족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했던 것 같아서 그게 사실 되게 고맙다"라며 "'러시' 편곡할 때는 뭔가 많아야 한다거나 미니멀해야 한다 이걸 떠나서 이 노래를 음악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뭘까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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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발매된 '도파민'. 모브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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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 외에도 목표를 갖고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히어 위 고 어게인'(Here We Go Again),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희열에 관한 '테이스트'(TASTE), 스트레스와 사랑하는 것들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조율하는 내 모습에서 오는 희열을 담은 '컴플리케이션즈'(Complications)(ft. SOLE), 해 뜰 때까지 작업에 열중하며 오는 희열에 관한 '데이라이트'(Daylight), 수많은 스트레스와 싸우다가 집으로 돌아와 안식처에서 느끼는 희열을 표현한 '피규어 에잇'(figure 8)까지 6곡을 실었다.

트랙 리스트 순서는 어떻게 짰을까. 주니는 "EP고 앨범명도 '도파민'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확 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러시'를 맨 앞에 뒀다. 그 후로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고민은 많이 하다가 '컴플리케이션즈'(Complications)가 3번째였고 그다음이 '테이스트'였다. 발매 전에 저희는 계속 음악을 듣는데, 뭔가 느낌상 두 곡 순서를 바꿔야겠다 싶은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러시' '히어 위 고 어게인'(Here We Go Again) '테이스트'가 기둥이라고 생각했다. '테이스트'를 딱 가운데다 두고 '컴플리케이션즈'와 '데이라이트'와 '피규어 에잇'(figure 8)을 (후반부에) 두니 완전 좋고 저도 만족스럽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테이스트'는 작년에 쓴 곡인데, 제 방향성을 찾고 있었을 때 이게 '파운데이션'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곡이어서 가져와서 디벨롭(발전)을 했다"라고 부연했다.

2번 트랙 '히어 위 고 어게인'은 '러시'와 함께 타이틀곡 자리를 두고 언급된 노래이자, "신나는 노래를 만들어 너무 재미있었고 마무리도 거의 제일 빨리 된 노래"다. 주니는 "그 노래는 주제부터 생각했다. 대중적인 노래엔 사랑 노래가 많은데, 조금 더 동기부여 하는 노래를 쓰고 싶었다. 그 당시에 운동을 많이 했는데, 반복된 생활 패턴을 가진 운동선수들에게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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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트랙 리스트. 모브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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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히어 위 고 어게인'이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의미로 보이지만 오히려 '오케이, 한 번 더 시작해 볼까? 표현해 볼까?' 하면서 긍정적으로 풀어서 곡을 쓰게 됐다. 요즘 핫한 트렌드와 스타일을 감안해서 드럼 & 베이스 장르로 했다. 알앤비 기반으로 어떻게 더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가 이번 앨범 콘셉트였는데, 관심을 가졌던 드럼 & 베이스 장르를 최대한 남과 다르게, 저만의 해석으로 만들어봤다"라고 밝혔다.

쏠이 피처링한 '컴플리케이션즈'는 몇 년 전에 쓴 곡을 발전시켰다. 주니는 "아예 생각도 안 했는데 그거 한 번 들어보자 얘기가 나와서 느낌이 왔다. 편곡을 싹 갈아엎고 다시 시작했던 노래"라며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 온 제인 작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목만 가지고 이 형한테 갔는데 숙제를 풀어준 기분이었다. 인생 고민을 할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제게 가이드라인을 줬고, 저는 그걸 영어로 표현했다면 형은 한국어로 표현해서 맞춰가며 완성했다"라고 부연했다.

'블랑'(blanc) 앨범 떄부터 같이해보고 싶었던 쏠과의 협업은 '컴플리케이션즈'로 이뤘다. 여성 가수의 피처링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주니는 "쏠님은 항상 제 머릿속에 맴도는 보컬리스트다. 너무나 팬이고 너무나 음악을 좋게 듣고 있어서 언젠가는 컬래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뢰했다"라고 전했다. 주니 곡을 피처링한 인연이 있는 따마(THAMA)가 영어 가사를 작업했다. 주니는 "두 분께 빨리 밥을 사야 하는데 시간을 못 잡고 있다. 조만간 뵙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데이라이트'는 주니의 댄스곡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곡이다. 주니는 "저와 오래 함께한 노이즈캣(no2zcat) 프로듀서와 둘이서 만든 노래다. 너무 다양하게 소화하는 프로듀서인데 저랑 '무비'(MOVIE)라는 곡도 같이 쓴 친구다. 곡을 쓸 때 어떤 생각을 하기보다 그냥 흐름대로 갔던 것 같다. 저녁 11시에 시작해서 밤새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 이 곡이 끝났을 때 해가 뜨는 걸 봤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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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는 3번 트랙 '테이스트'가 이번 앨범의 중추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모브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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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는 "집에 가는 길에 해 뜨는 걸 보고 나 이거 (제목을) '데이라이트'라고 해야지, 나 오늘 열심히 살았네 했다. 그 주제로 가사도 완성했다"라며 "해 뜨는 걸 보면서 자랑스러움과 희열을 느끼는데 그 해를 '골든 아이'(Golden Eye)라고 표현한 것도 되게 마음에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앨범의 마지막 곡 '피규어 에잇'은 3~4시간 안에 썼다. 즉석에서 악기를 치면서 만들었다. 주니는 "저는 욕심을 부려서 그랜드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결국 원래 데모 버전으로 갔다. 캐나다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인데, 생각해 보니 그렇게 복잡할 필요가 없겠더라. 정말 막 친 기타 소스다. 진짜 로(law)한, 러프한 스케치 정도의 악기를 쓰자고 정한 것도 성장한 부분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주니는 "아예 예쁘게 포장된 일렉(전자)기타 소리로 해 봤는데 너무 (곡의) 느낌이 안 사는 거다. 열심히 노력해서 녹음한 걸 버리자고 하니, 주변 사람들도 '미친 거 아니야?' 하다가 지금 버전을 듣고 '어, 네 말이 맞다. 잘 바꿨다'라고 하더라. 되게 거친 기타 소리가 예쁘게 (녹음을) 받은 게 아니라, 마이크 하나 들고 스케치한 건데 그게 매력인 것 같다. 너무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전 곡 작곡·프로듀싱은 물론 작사에 참여한 주니에게 '이건 좀 잘 썼다' 싶은 가사가 있는지 물었다. 주니는 "사실 저는 모든 곡에서 다 도움을 받고 이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긴 한다"라며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곡 '피규어 에잇'이 가장 가슴을 때리는 가사이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각각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란 작가 3명이 뭉쳐 본인의 경험을 합쳐 완성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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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주니. 모브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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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곡에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에, 그 판단을 내리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에 주니는 "다행히도 작곡가의 백그라운드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 거 같다. 비하인드 신으로 곡을 쓰고 나서 이 노래를 두고 아티스트를 설득하는 게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이 제일 중요하다'라는 걸 배웠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프론트맨으로서 사람들한테 (노래를) 들려줘야 한다면 대중한테 '이게 맞다'를 보여줘야 한다. 저는 저를 믿고 가는 게 있다. 진짜 혼자서는 생각을 많이 하고 이랬다저랬다 하지만, (설득해야 할 때는) '오케이, 나 믿고 가' 이런 느낌이다. 그냥 후회 없이 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너무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 자신 있게 내 선택을 믿고 가는 게 좋다"라고 밝혔다.

올가을부터는 북미 단독 투어도 예정돼 있다. 주니는 "이 앨범이 나오고 나서 갑자기 (세트리스트가) 너무 재밌어지는 거다. 무조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다. 이 곡을 라이브 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이 곡들을 통해 내 투어가 더 재밌어진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던 것 같다"라며 "페스티벌 때는 노래를 라이브 밴드랑 같이해서 새로운 매력을 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도파민' 앨범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 것을 느꼈다는 주니. 그는 "엄청난 걸 배웠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어떻게 더 성장할지 스스로 기대가 된다. 이 앨범은 저에게 오랫동안 약간 마음속에 계속 있는 남아있을 앨범인 거 같다. 이걸 통해서 해보고 싶었던 것도 이루게 됐고. 보여드리고 싶었던 모습이 많았다. 저의 거친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걸 해내서 좋고, 이렇게 빡세게 준비한 것도 엄청 추억이 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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