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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현존하는 KBO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는 누구일까.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35)을 꼽을 수 있다.
올해 21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31⅔이닝을 던진 윌커슨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로 나타나고 있다. 선발 등판시 평균 이닝수는 6.27이닝으로 역시 리그 1위다. 투구의 양만 많은 것이 아니다. 투구의 질 또한 우수하다. 윌커슨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49로 리그 4위에 해당한다. 퀄리티스타트는 14회로 아리엘 후라도(키움·16회)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으며 퀄리티스타트플러스도 6회로 리그 3위에 위치하고 있다.
타자를 압도하는 공격적인 피칭 또한 일품이다. 윌커슨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 허용하면서 탈삼진 10개를 수확했다. 비록 롯데는 1-2로 석패했지만 윌커슨의 쾌투는 눈부셨다.
불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상대 타자에 볼넷을 거의 허용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즐기는 것이 바로 윌커슨의 매력. 올해 그는 131⅔이닝 동안 볼넷 13개만 허용하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적은 볼넷을 허용했다.
윌커슨이 롯데 유니폼을 입은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지난 해 7월 21일 롯데 선수단에 합류해 사직구장에 처음으로 발을 내딛었던 윌커슨은 "비거리 8000m로 날아가는 홈런을 맞는 것이 볼넷을 허용하는 것보다 낫다"며 자신을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로 소개했는데 그의 볼넷 개수를 보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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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커슨은 롯데에 오기까지 잡초 같은 야구 인생을 살았다. 미국 컴벌랜드대 시절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어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철저히 외면 당했던 윌커슨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집 근처 슈퍼마켓에 취직, 냉동식품 코너에서 야간 근무를 하기도 했다. 이후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 윌커슨은 2014년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하는 '기적'을 쐈다.
윌커슨의 드라마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2016년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된 윌커슨은 2017년 마침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면서 꿈에 그리던 순간을 맞았다. 그가 역경을 딛고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하자 과거 냉동창고에서 일했던 사연이 부각됐고 그에게 '프리저(Freezer)'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비록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4경기 35⅓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6.88에 머물렀으나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윌커슨은 14경기에서 70⅔이닝을 던져 5승 5패 평균자책점 4.08을 남겼지만 재계약이 불발됐고 지난 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 라스베이거스 에비에이터스에서 뛰던 도중 롯데의 러브콜을 받고 한국 무대에 입성했다.
롯데에서 오랜 기간 '에이스'로 활약했던 댄 스트레일리의 빈 자리를 메운 윌커슨은 지난 해 롯데 최초 팀 노히트노런을 이끄는 등 13경기에서 79⅔이닝을 던져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고 롯데 역시 발빠르게 재계약에 나서면서 올해도 이들의 '동행'이 이어지게 됐다.
벌써 롯데와 함께한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즐겼던 '냉동창고 청년'은 1년 만에 롯데 에이스를 넘어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로 우뚝 섰다. 그가 단지 머리카락이 길고 수염을 길렀다는 이유 만으로 '사직 예수'라는 별명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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