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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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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KBO 타구단 오퍼 거절' 어떻게 4억에 두산행 가능했나…"美 구단도 못 보내겠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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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수 본인도 그렇고, 소속 구단에서도 못 보내겠다고 했던 선수인데."

두산 베어스는 23일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29)과 총액 30만 달러(약 4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3일 새벽 영과 계약이 성사되자마자 기존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에게는 방출을 통보하고 KBO에 라모스에 대한 웨이버 공시까지 요청했다.

두산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제러드 영을 오랜 기간 지켜봐서였다. 영은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한 루벤 카데나스 등과 함께 KBO 구단 외국인 타자 영입리스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두산에 앞서 타구단도 영에게 오퍼를 넣었을 정도로 관심이 컸는데, 전반기까지 영은 메이저리그 콜업을 포기하지 못한 상태였다.

영은 캐나다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겸 1루수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5라운드에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았고,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메이저리거로 기회를 얻었다. 빅리그 2시즌 통산 22경기에서 타율 0.210,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5를 기록한 뒤 지난해 11월 웨이버 클레임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했다. 영은 올해 3월까지도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들어 있다가 개막 직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세인트루이스 산하 트리플A팀인 멤피스 레드버즈 소속으로 74경기에서 타율 0.285, 11홈런, 35타점, OPS 0.917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만 기다렸다.

영은 지난달 KBO 타구단의 오퍼를 거절할 정도로 여전히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가 강했다. 영이 한국행에 뜻이 없기도 했지만,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에서도 당시에는 영을 풀어줄 의사가 없었다. 두산은 라모스 교체를 결심한 시점부터 여러 후보를 물색했는데, 영이 한국행을 결심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을 때부터 계속 추이를 지켜봤다.

영과 소속팀의 마음이 급격히 바뀐 건 최근이다. 메이저리그도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영이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도 영을 풀어줄 의사를 보였고, 마침 라모스 교체를 추진하고 있던 두산은 영과 계약을 적극 추진했다.

두산 관계자는 "안 풀리는 선수로 알고 있었고, 후보를 압축해서 계속 검토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최근에 선수가 풀리면서 빠르게 계약을 추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산은 영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지만,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분위기 전환이다. 라모스는 80경기에서 타율 0.305(311타수 95안타), 10홈런, 48타점, OPS 0.842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성적만 보면 두산의 결단에 물음표가 붙는데, 라모스는 후반기 타율 0.263으로 최근 페이스가 떨어져 있기도 했고 수비와 주루에서 계속해서 본헤드플레이를 저지르면서 경기 흐름을 끊는 일이 반복됐다. 구단 차원에서 변화를 추진한 이유다.

두산 관계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자는 게 컸다. 최근 경기 내용을 보면 선취점을 줬을 때 타선에 (반격할) 힘이 없었다. 영이 와서 그런 점에서 반등을 이끌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 콘택트 위주로 치는 타자가 있으면 한 방을 쳐서 파이팅을 줄 수 있는 그런 타자가 섞여야 하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외국인 타자가 새로 와서 활력을 불어넣는 임무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타선의 분위기를 한번 바꿔주자는 게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영은 트리플A 통산 310경기에서 타율 0.268, 54홈런, 184타점, OPS 0.852를 기록했다. 두산은 영이 올 시즌 트리플A에서 출루율 0.411을 기록할 만큼 선구안이 좋고, 최근 2년 동안 트리플A에서 32홈런을 기록할 만큼 전성기의 기량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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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은 영의 합류를 반겼다. 이 감독은 먼저 라모스 교체를 결심한 배경과 관련해 "외국인한테 바라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던 게 가장 큰 교체 원인이다. 우리가 변화를 줄 수 있는 게 외국인 아니면 트레이드인데, 사실 트레이드는 녹록지 않고 외국인 교체를 통해서 우리가 반전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고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 포기하지 않고 더 한번 달려보자는 의미를 줄 수 있다. 6월 지나고 7월 오고 후반기 때 사실 안타가 하나씩은 계속 나왔으나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우리 국내 선수도 나오지 않는데 외국인까지 그렇다 보니까 사실 팀이 많이 침체돼 있었다. 그런 점에서 후반기 시작하면서 조금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는 "외야수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 라인업에서 우타자가 필요하긴 하지만 찾을 수 있는 선수 중에서 그래도 가장 효과적인 선수를 찾았다고 생각한다. 출루율이 높고, 파워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하고, 요즘 우리 경기가 타선이 풀리지 않고 무기력한 경기가 많다. 선수 한 명이 들어와서 활기찬 팀 분위기로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 4일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를 교체한 데 이어 외국인 타자 라모스까지 교체하면서 올 시즌 쓸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활용했다. 현재 부상 재활 중인 좌완 브랜든 와델과는 시즌 끝까지 동행해야 한다.

외국인 타자에 하나 남은 교체 카드를 쓴 건 구단 차원에서 던진 승부수였다. 두산 관계자는 "고민은 있었지만, 어차피 브랜든을 우리가 8월 9일 이후부터 쓸 수 있다. 그 이후에 등판이 가능하다고 봤을 때 그때 브랜든의 성적이 안 좋은 상황이 생긴다 해도 그때 교체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결정한 것이고, 브랜든은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감독은 브랜든의 재활 상황과 관련해 "지난주에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잠깐 만났는데, 이번 주부터 캐치볼을 시작할 것이라고 들었다. 아직 던져보지 않아 몸 상태는 잘 모르겠다. 던진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제러드 영의 합류 시기는 미정이다. 한국 입국 일정도 잡히지 않았고, 비자 등 행정 절차까지 남아 있어 최소 1~2주는 외국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일단 외야에 부족한 우타자로 양찬열을 콜업했고, 내야수 이유찬이 외야수를 겸하면서 당장 선택지를 넓힐 예정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타자 없이 버텨야 하는 상황과 관련해 "이제는 국내 타자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수들을 독려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는 것밖에 없다. 사실 뛰는 선수들은 필드에서 선수들이 해결해야 한다.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고, 이제 거의 시즌의 2/3가 지났다. 진짜 힘을 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많이 지친 상태고, 경기도 많이 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이기에 잘 넘겨야 할 것 같다. 반등할 수 있는 계기는 꼭 올 것이라 생각하고 이것만 잘 넘기면 좋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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