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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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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尹정부 연착륙시킬 의무 있어… 경선 때 상처 준 이들 보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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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호 앞으로 뭘 해야하나…

정치권과 전문가들이 말하는 과제

조선일보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한동훈 후보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후보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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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되자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 남은 3년 임기의 성패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이끄는 여당이 윤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현 정부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고,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여권의 중도·소장파 인사와 정치 전문가들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한 대표의 우선 과제로 ‘합리적 당정 관계 설정’ ‘당내 통합과 화합’ ‘재집권 전략 수립’ 등을 꼽았다.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실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친윤계가 한 대표를 집중 견제하고 비판하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구도가 드러났다. 한 대표가 지난달 23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제안하자, 친윤계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배신의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디올 백 수수에 대해 사과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무시당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친윤계는 한 대표의 ‘고의 총선 패배’ 의혹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한 대표가 당선될 경우 전당 대회 이후 당정 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런 만큼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관계를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인성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한 대표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사람 아닌가. 대통령이 잘못되면 한 대표에게도 차기 대통령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안전하게 연착륙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당정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다. 다음 선거는 ‘기득권의 민주당’ 대 ‘세대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 구도가 돼야 겨우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한 대표는 민주당 기득권에 대항해 나라를 지속 가능하게 지켜낼 유능한 미래 세대를 바라보는 보수 정당이 되도록 당을 이끌어야 한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 여부를 판단하자는 의원 다수 의견을 따라 한 대표도 유연하게 가야 한다. 당대표 선거 후유증이 너무 크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한 대표가 당 화합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현재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보다 높다. 윤석열 정부의 후반기 개혁 과제 추진에 앞장설 주체는 여당이 될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이명박 정부에서 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체제로 가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했고, 그것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금도 한 대표가 받는 지지의 상당 부분은 나경원·원희룡 후보보다는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기에 지지하는 것이다. 한 대표의 구체적인 노선이나 정책을 보고 유권자가 지지하는 게 아니다. 한 대표도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는 것 외에 다른 건 집중하면 안 된다. 경험자로서 얘기하자면, 원외 당대표가 원내를 통솔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원내 사안은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고 당대표는 지지 기반 외연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의힘 이재영 전 의원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하고 웃는 모습을 보여줘야 당정 관계에 대한 여권 지지층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당내 화합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다가 이탈한 2030 남성의 지지를 다시 회복하는 데도 전력투구해야 한다. 이준석 의원이 우리 당에 없더라도 2030세대가 호응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X세대 당대표가 등장했으니 청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당내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원외 지구당 부활, 청년정치학교 설립, 청년의 당직 기용 등 젊은 사람들이 당내에서 기반을 잡을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한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 대표에게 시급한 당면 과제는 ‘어떻게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들 것인가’이다. 외교, 경제, 복지, 저출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보수 정당이 21세기 한국 현실에 맞는 어젠다를 충실히 발굴하고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정당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이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는 정당이 돼버린 현 상황을 점검하고 일대 혁신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차기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승산이 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한 대표가 생각보다 정책 디테일에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책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 미사여구와 비유 화법만으로는 지지를 얻고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정치권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통령실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민심 민감도가 너무 떨어진 현 여권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한 대표를 선택한 국민과 당원이 윤 대통령 말을 잘 들으라고 뽑아준 게 아니다. 한동훈만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한 대표도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말실수를 많이 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의 ‘소시오패스’ 발언 등 당내 중진 인사들의 말도 험했다. 그런 식의 공세가 계속되면 한 대표도 당대표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한 대표가 비한계를 포용하고 비한계도 한 대표에 대한 팔로우십을 보여야 당정이 함께 잘 갈 수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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