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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에펠탑 앞 통제선, 지하철 안에 무장경찰… 파리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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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앞두고 보안 강화한 佛 파리
일부 전철역은 무정차 통과하기도
주민도 QR코드 받아야 통행 가능
개회식 열릴 27일 통제 최고조


매일경제

22일 프랑스 파리 비르하켐역 인근 도로에 관광객들이 경찰의 통제선에 막혀 이동 제한을 받고 있다. 이 구역을 들어가려면 사전 발급한 QR코드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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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프랑스 파리의 비르하켐역 인근에 바리케이트가 이어져 있다. 센강이 인접한 이 곳은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27일까지 통제될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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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지하철 6호선 비르하켐역.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에펠탑 투어를 가려 했던 관광객 다수가 발을 동동 굴렸다. 출구를 나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이 “돌아가라”며 막아섰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왔다는 한 노부부는 “미리 통제 안내를 못 받았다”며 경찰을 향해 분통을 터트렸다. 대다수 관광객들은 아쉬운 마음에 먼 발치에서 에펠탑을 스마트폰 사진으로 담았다.

파리올림픽 개막(7월 27일 오전 2시30분)을 코앞에 두고 파리 전역은 말 그대로 ‘통제중’이다. 에펠탑을 비롯해 트로카데로 광장, 콩코드 광장, 앵발리드 등 경기장으로 활용되는 주요 관광지 주변은 바리케이드 수백개가 이어졌다. 평소 차량으로 빽빽할 인근 도로는 텅 비었다. 또 파리 지하철 일부 역은 아예 무정차 통과 중이다. 최소 올림픽 개막 직전까지는 이같은 통제가 유지된다.

파리올림픽은 문화유산과 연계한 올림픽으로 일찌감치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에펠탑(비치발리볼), 콩코드 광장(브레이킹·스케이트보드 등), 앵발리드(양궁), 그랑팔레(펜싱·태권도) 등 파리 도심에 위치한 주요 명소들은 대부분 올림픽 경기를 치른다. 여기에다 경기장이 아닌 야외, 그것도 파리 도시를 관통하는 센강에서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다. 선수들의 행진이 펼쳐질 센강과 성화 점화 장소로 유력한 트레카데로 광장 등 현장에서만 최대 30만명이 지켜볼 예정이다. 도시 야경과 어우러져 치를 행사에 선수들부터 기대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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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프랑스 파리의 비르하켐역 인근 도로가 텅 비어 있다. 센강이 인접한 이 곳은 파리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27일까지 통제될 예정이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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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올림픽 직전 각종 통제에 따른 파리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점이다. 프랑스 정부는 대회 개막일까지 대테러 보안 경계 구역(회색존)을 설정해 보행자와 차량 이동을 지난 18일부터 통제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도 파리시에서 안내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QR코드 형태의 통행증을 발급받아 소지해야 이동할 수 있다. 파리에서 22년째 살고 있는 니콜라스 르메르 씨는 “파리올림픽이 파리지앵에게 무슨 도움을 줄 지 모르겠다.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마음대로 못 가는데, 통제당하는 일상이 하나도 반갑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있지만 파리시 당국은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소매치기, 노상 강도 등으로 악명 높은 파리는 최근 군인, 경찰이 파리 북역, 샹젤리제 거리 인근 지역에서 연이어 강도에게 흉기로 습격당하는 사건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최근 들어서는 일부 지하철 역사에 총을 든 무장경찰이 배치됐다. 기자가 탑승했던 파리 지하철 1호선에는 전철 안에 무장경찰 3명이 있었다. 파리 지하철 1호선은 콩코드광장,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등 주요 명소가 연결돼 있고, 메인프레스센터(MPC)가 있는 팔레 데 콩그레 컨벤션센터도 지나간다. 이달 중순부터는 전세계 44개국 경찰 병력들이 파리 주요 시설에 투입됐다. 한국에서도 지난 14일부터 14명으로 구성된 안전지원단이 몽마르트르 언덕 등 특정 장소에 배치돼 순찰하고 있다.

‘통제된 파리’는 올림픽 개회일을 전후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올림픽 개회식 당일에는 파리 시 중심에서 반경 150㎞까지 상공을 폐쇄한다. 드론 공격, 테러 등에도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을 포함해 프랑스 정부는 올림픽 기간 파리 전역에 하루 최대 5만3000명의 보안 인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파리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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