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車 3496건-추정 손해액 317억”
12개사, 피해 접수 이미 작년 넘어서
대형 4개사 ‘차보험 손해율’ 평균 79%
손익분기점 80% 육박… 적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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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 물폭탄이 쏟아지며 피해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자동차 침수 피해가 지난해 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빠르게 상승해 내년에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2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22일 오후 3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곳의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3496건, 추정 손해액은 317억9400만 원이었다. 지난해 6∼8월 사이 침수로 피해를 입은 건수(2395건)와 액수(175억 원)를 일찌감치 뛰어넘은 것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이 다른 해에 비해 태풍 피해가 적은 편이긴 했지만, 이를 고려해도 장마가 시작된 지 3주도 안 된 상황에서 예상보다 많은 차량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장마로 인한 폭우뿐 아니라 폭염, 홍수 등의 이상 기후로 인해 차량 피해는 더 늘어날 것이라 우려한다. 장마철 이후 집중호우, 태풍 등이 발생하면 차량 피해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다. 현재 필리핀 해상에서 발생한 3호 태풍 ‘개미’가 북상 중인 점도 변수로 꼽힌다.
문제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임계점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1∼6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회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79.5%로 전년 동기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이 회사들은 자동차보험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업계의 자동차보험 운영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사업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80% 정도로 여겨진다. 이미 현대해상(80.7%)을 비롯해 한화손해보험(81.8%), 롯데손해보험(82.1%) 등의 손해율은 80%를 넘긴 상황이다. 이 회사들은 하반기(7∼12월)에 손해율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일제히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 왔다. 특히 올해 들어서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요구에 화답하며 보험료를 종전 대비 크게 낮췄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고 감소, 보험금 누수 억제 등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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