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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외면' 토트넘, 보고 배워라…첼시, '인종차별 논란' 내부 징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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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구단 밖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사건이라는 점은 같지만, 첼시의 대처는 토트넘 홋스퍼와 정반대다.

첼시가 최근 논란이 된 엔소 페르난데스의 인종차별건에 대해 고개를 숙이면서 내부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첼시는 1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첼시는 모든 형태의 차별적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든 문화와 사회,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환영받는 다양하고 포용적인 클럽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선수의 공개 사과에 감사하며, 이번 일을 배움의 기회로 삼겠다. 구단은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라는 내용의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첼시가 언급한 선수는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페르난데스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개인 SNS의 라이브 방송 기능을 이용하던 도중 팀 버스에서 인종차별 및 트랜스젠더 혐오 내용이 포함된 노래를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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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가 부른 노래는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노래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팬들이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프랑스를 조롱하기 위해 만든 노래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의 가사는 "그들은 프랑스에서 뛰지만, 사실은 전부 앙골라에서 왔다. 그들은 정말 잘 뛴다. 그들은 음바페처럼 트랜스젠더를 먹는다. 그들의 엄마는 나이지리아에서 왔고, 아빠는 카메룬에서 왔지만, 서류상으로는 프랑스 국적이다"라는 내용이다.

남미 매체 'UOL'은 이에 대해 "노래 가사에는 프랑스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부모의 국적을 언급하는 인종차별적인 조롱이 담겨져 있고, 트랜스젠더를 혐오하는 가사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2022년 프랑스 언론에서 음바페가 트랜스젠더 모델과 교제하고 있다는 가십 기사를 두고 작성한 가사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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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축구대표팀은 대부분 혼혈, 혹은 이민자의 후손으로 이뤄져 있다. 프랑스는 부모의 국적과는 관계없이 프랑스에서 태어나면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고 있고, 프랑스 축구대표팀도 '톨레랑스(관용)' 정책을 앞세워 혈통을 신경쓰지 않고 실력에 따라 프랑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지네딘 지단도 알제리 혈통이다.

때문에 페르난데스가 부른 노래의 내용은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축구연맹(FFF)은 곧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와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에 공식적으로 항의하면서 징계를 요구했다.

심지어 페르난데스의 소속팀 첼시에는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웨슬리 포파나, 말로 귀스토 등 아프리카계 출신의 프랑스인 선수들이 다수 있어 더욱 논란이 됐다. 현재 첼시의 프랑스 선수들은 페르난데스의 SNS 팔로우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첼시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첼시는 내부 징계를 통해 이번 일에 대해 확실하게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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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비슷한 일을 겪었던 토트넘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토트넘 선수단 사이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는 주장 손흥민과 우루과이 출신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방송에서 손흥민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발언을 한 게 화근이었다.

벤탄쿠르는 지난달 중순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예로 들어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벤탄쿠르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내용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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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예로 들어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벤탄쿠르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내용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 발언이었다. 벤탄쿠르는 미소를 지으며 "아니면 쏘니의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아시아인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자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이후 손흥민도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으며, 벤탄쿠르가 본인의 실수를 인정했다며 벤탄쿠르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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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수들이 사태를 해결하는 사이, 정작 손흥민과 벤탄쿠르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침묵으로 일관하다 손흥민이 입을 연 뒤 마침내 움직였다.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공개 사과 이후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도움을 제공했다며 향후 다양성과 평등 관련 교육을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토트넘의 입장문이 올라온 시점은 이미 벤탄쿠르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지 5일이 지난 뒤였다. 팬들이 분노하는 동안 토트넘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토트넘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벤탄쿠르와 손흥민 모두 보호받지 못했다.

사진=첼시, 연합뉴스, 엔소 페르난데스 SN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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