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의 장미' 원작자 이케다 리요코
한국서 만든 뮤지컬 관람 위해 16일 내한
역사 소재 순정만화, 편견 깨고 반세기 인기
"문화는 교류 통해 형태 바꿔 이어지는 것"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원작자 이케다 리요코. (사진= Ikeda Riyoko Production)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순정만화계의 전설로 불리는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77)가 자신의 대표작을 무대로 옮긴 한국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기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한국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 ‘베르사유의 장미’는 이날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해 10월 13일까지 공연한다.
개막공연 관람 전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이케다 리요코는 “52년 전 발표한 작품을 지금까지 기억해주고 사랑해주면서 한국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 작가로서 큰 기쁨을 느낀다”며 “방금 대기실을 지나왔는데 이탈리아 공연에서 볼 것 같은 멋진 의상이 많아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프랑스 혁명을 다룬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로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작가다. 여자로 태어났지만 남자로 살아가야 했던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프랑스 혁명 격변기에 피어난 비극적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다뤘다.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일본, 한국, 대만은 물론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원작 일러스트. (사진= Ikeda Riyoko Production)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베르사유의 장미’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있다. 출간 당시 일본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 때문이다. 70년대만 해도 일본에선 역사 소재 순정만화는 성공할 수 없다는 편견이 있었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이러한 편견을 산산조각냈다. 이케다 리요코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죽음 직전 인생이란 무엇인지 깨닫고 고고하게 죽어간 여인의 인생에 매료됐다”며 “1화를 그린 뒤 ‘이 작품은 반드시 히트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르사유의 장미’의 인기 요인 중 또 하나는 바로 주인공 ‘남장여자’ 오스칼에 있다. 70년대에 ‘남장여자’ 캐릭터의 등장은 그야말로 신선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프랑스 혁명 때 왕실에서 군대에서 민중으로 돌아선 의병대를 그리고 싶었다”며 “젊은 군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잘 몰라서 주인공 오스칼을 여자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케다 리요코는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47세에 음악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한 그는 “소프라노 조수미를 동경해왔다”며 “성악을 배우면서 한국인의 목소리는 강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2007년 방영해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일본판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
한국 역사도 공부했다. 자신의 저서 ‘역사의 그림자 속 남자들’에는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이케다 리요코는 “역사 속에서 일본과 한국이 이어지는 부분을 조사하고 글을 썼다”며 “일본어에는 옛 한국어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는데 지금 일본의 젊은 세대는 이를 잘 모른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문화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K팝과 K드라마가 큰 인기이고, 한국에선 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가 일본 가수 겸 배우 마츠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불러 화제가 됐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케다 리요코는 “문화는 서로 교류를 쌓아가며 좋은 점을 꺼내 이어가는 것”이이라며 “문화는 서로 왔다갔다 하며 형태를 바꿔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원작자 이케다 리요코. (사진= Ikeda Riyoko Production)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