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OSEN=장우영 기자] 본인이 출연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건 좋지만 자만심으로 커져선 안된다. 최근 ‘개는 훌륭하다’ 하차를 공식화 한 동물 훈련사 강형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나개’ 할 때는 제가 곧 ‘세나개’였고, ‘개훌륭’ 할 때 저는 곧 ‘개훌륭’이었다.”
갑질, 직장 내 괴롭힘, CCTV 감시, 메신저 감시 등의 의혹에 휩싸여있는 강형욱이 지난 9일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 하차를 공식화 하면서 남긴 말이다.
‘개훌륭’은 지난 2019년 11월 첫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견과 사람이 행복하게 어우러져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프로그램이다. 강형욱이 이경규 등과 함께 고민견들을 찾아가 교육하며 펫티켓 문화에 앞장섰고, 5년여간의 방송 기간 동안 반려동물 문화가 더욱 성숙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최근 ‘개훌륭’은 잠정 휴식기를 선택하며 리뉴얼을 고심 중이다. 이유는 강형욱과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형욱이 각종 의혹에 휩싸이자 ‘개훌륭’ 측은 “의혹이 명확히 해소되지 않는 이상 방송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4주 동안 결방을 결정했다. 강형욱이 해명했지만 전 직원 2명이 사내 메신저를 동의 없이 열람해 단체방에 공유한 혐의로 강형욱 부부를 고소하며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다.
‘개훌륭’ 측은 기약없는 강형욱을 기다릴 수 없어 이경규, 박세리와 인턴 MC로 ‘THE 훌륭한 A/S 특집’으로 방송을 재개했다. 그동안 출연했던 고민견들을 찾아가 근황 체크를 하는 내용으로 꾸며졌지만 A/S 특집으로만 방송을 끌고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3주 동안의 특집을 마친 ‘개훌륭’은 잠정 휴식기를 갖고 프로그램을 반려견만이 아닌 반려동물 전체로 시선을 옮기는 프로그램으로의 리뉴얼을 고민 중이다.
프로그램이 리뉴얼 한다고 해도 강형욱의 출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KBS 측의 입장. 그동안 강형욱의 하차에 말을 아꼈는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하차를 알렸다. 이 결정이 난 지 하루 뒤인 지난 9일, 강형욱은 “‘세나개’ 할 때는 제가 곧 ‘세나개’였고, ‘개훌륭’ 할 때 저는 곧 ‘개훌륭’이었다”라며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것이 저이고 또한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겠다. ‘개훌륭’에서 만난 모두 반가웠고 즐거웠다”는 글을 남겼다.
5년 동안 매주 고민견들을 만나고 솔루션을 제시하며 펫티켓 문화에 앞장선 강형욱인 만큼 ‘개훌륭’에 갖는 자부심이 느껴지는 소감이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사진이 문제였다. ‘개훌륭’에서 솔루션을 하다 “거지들”이라고 외치는 모습을 캡쳐해 소감과 함께 남긴 것. 이 사진과 함께 올린 다른 사진 역시 일반적이진 않았다.
이 사진으로 인해 강형욱이 남긴 하차 소감 또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소감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자부심이 아닌 자만심이 느껴진다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은 스태프, 다른 출연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무례한 소감이라는 지적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굳이 ‘거지들’이라는 사진을 써야 했느냐는 비판도 있다. 강형욱이 이 사진을 통해 ‘개훌륭’ 잠정 휴식기와 리뉴얼을 결정한 이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강형욱이 “거지들”이라고 외치는 이 모습이 ‘개훌륭’에서 유명한 ‘짤’이긴 하지만 굳이 하차를 공식화하고 소감을 전하는 글에 사용했어야 할까 의문이 든다. 오히려 진정성을 반감시키고, 여러 추측을 낳는 효과만 불러왔을 뿐이고 강형욱이 ‘내가 아니었으면 이 프로그램 없다’며 자만심을 드러냈다고 지적을 받고 있다.
자부심과 자만심은 한끗차이다. ‘세나개’와 ‘개훌륭’을 통해 조명을 받으며 펫티켓 문화를 선도하고 변화시킨 건 누구나가 인정하지만 이 모든 게 ‘나’만이 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건 다르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형욱. 자부심이 아닌 자만심으로 임해선 안된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다. /elnino8919@osen.co.kr
[사진] 영상 캡처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