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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심판이 울었다.
지난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안산 그리너스의 K리그2 경기 종료 후 이 경기를 관장한 부심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 부심은 선수의 악수를 거부하는 듯한 동작도 취했다.
초유의 사건이다. 심판이 선수나 감독, 코칭스태프, 혹은 관계자와 언쟁하거나 격하게 대립하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지만, 눈물을 흘려 선수와 갈등하는 장면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워낙 보기 드문 사건이라 이 장면은 온라인 상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이유는 있다. 이 부심은 후반 추가시간 오프사이드 판정 후 수원의 한 선수에게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는 주심에게 무선 마이크를 통해 선수의 욕설 내용을 전달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속행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주심은 해당 사항을 조치하지 않은 이유로 1경기 배정 정지 징계를 받았다.
문제는 수원 선수의 주장이다. 수원에 따르면 이 선수는 부심에게 욕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격하게 항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심이 주장한 대로 욕설을 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담은 경위서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전달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협회는 연맹과 함께 실제 욕설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지만, 부심 외에 선수의 말을 정확하게 들은 관계자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하면 선수의 잘못을 증명하기 어렵다. 결국 주심 징계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진실 공방과 별개로 축구계에서는 부심이 경기장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논란의 심판은 베테랑이다. 2007년 중국 여자 월드컵을 시작으로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까지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부심으로 참가할 정도로 경력이 탄탄하다. 2023 KFA(대한축구협회) 어워즈’에서 올해의 심판상(부심 부문)을 받기도 했다. 이날 오프사이드 판정도 적절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판정은 옳았지만, 심판이 선수, 관중, 심지어 중계 카메라가 있는 피치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은 명백하다. 피치 위의 ‘포청천’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다.
한 심판 관계자는 “심판이 선수에게 욕을 듣는 일이 사실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런 일로 징계를 받는 선수도 종종 있다. 정말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한 선수들도 여럿 있다”라면서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심판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다. 심판실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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