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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후보 사퇴론’ 근거 된 LBJ 기념지 찾아 고인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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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텍사스州 존슨 도서관 방문

‘후보 사퇴 가능성 없다’ 강조하려는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BJ라는 약칭으로 더 유명한 린든 B 존슨(1908∼1973) 전 대통령 기념시설을 방문키로 해 눈길을 끈다. 존슨은 집권 민주당 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를 촉구하며 그 근거로 든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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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주말 휴식을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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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5일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존슨 기념 도서관을 찾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존슨 행정부 시절인 1964년 제정된 민권법(Civil Rights Act) 60주년을 기리는 행사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민권법은 공공장소, 직원 고용, 노동조합 등에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대선 후보 교체론이 존슨 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뒤 지지율이 뚝 떨어지며 민주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후보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연방 하원에서 15선을 기록한 중진 로이드 도겟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성명에서 “바이든은 재선을 포기해야 한다”며 “바이든도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던 존슨처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미국의 제36대 대통령이다. 원래 민주당 존 F 케네디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있다가 케네디가 암살된 1963년 11월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후 1964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 당선되며 1969년 1월까지 재직했다. 민권법 제정 등 여러 업적으로 한때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입 장기화에 띠른 반전 운동이 격화하자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바이든도 재선 도전 포기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렸던 존슨처럼 해야 한다”는 도겟 의원의 발언은 바로 이 점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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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당시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하와이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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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존슨 기념 도서관을 찾는 것은 후보 사퇴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오는 11월 치러질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란 해석이 많다. 실제로 1968년 존슨이 민주당 후보 자리를 내려놓은 뒤 실시된 대선에서 민주당은 참패하고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금 민주당 일각에선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그래 봐야 트럼프한테 이긴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 텍사스 방문 이후 곧장 서부 네바다주로 이동한다. 16일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제115차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총회에 참석해 기념 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을 포함한 모든 미국인을 위한 인종차별 금지와 형평성 증진에 관해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바다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율이 백중세를 이루는 경합주 가운데 한 곳이다. 2020년 대선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50%의 득표율을 올려 트럼프(47.7%)를 가까스로 이겼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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