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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씨가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논란에 시민단체들이 토론회를 열고 '본질은 지도자들의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손 씨에 대한 선처를 원했다.
문화연대,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엠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손 씨 등 지도자들의 폭력이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합의금은 부차적 문제다. 본질과 시작은 폭력이다"라면서 "피해 아동 부모 측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쪽이 감당할 문제다. 중요한 건 손 감독과 코치진이 아이들 상대로 지속적, 조직적, 신체적, 정서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행동이 없었다고 하는데 '사랑해서 때렸다'는 게 말이 되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유럽이나 미국이라면 당장 스포츠계에서 퇴출당하고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할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정 위원은 "학부모들한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자식을 지도한 방식으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며 합의를 강조하는데 자신과 코치진이 조직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할 거라고 미리 밝혔나. 있었다면 나도 동의하지만 없는 것 같다. 동의할 학부모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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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는 최근 유소년 선수 C군을 대상으로 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를 한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 3월 19일 아동 C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A코치가 C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고소인 측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경기에서 패배한 C군 팀 선수들은 패배했다는 이유로 A코치로부터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C군을 비롯해 4명이 제시간에 들어오지 못하자 엎드린 자세로 A코치에게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를 맞았다.
또한 손 씨로부터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 7일~12일 중 훈련에서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었고, 기본기 훈련을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욕을 들었다는 내용도 진술에 포함됐다.
진술서에는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이 함께 생활하는 숙소에서 B코치에 의해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았고,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를 맞았다는 주장도 함께 담겼다.
C군의 아버지는 연합뉴스를 통해 "내 자식이 맞았다는 데 실망감이 컸고, 아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이런 사례가 더는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라며 손웅정 감독과 코치진을 고소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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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씨 등 3명을 지난 4월 중순께 검찰에 송치했다.
손 씨는 연합뉴스에 입장문을 보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에 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고 했다.
다만 손 씨는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라며 고소인의 주장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하고,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손 씨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하고, 오랜 시간 기본기 훈련을 시킨다"며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보통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지만,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에 저는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불호령을 내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물론 운동장에서의 제 모습에 아이들은 처음에는 겁을 먹기도 한다"며 "그래도 훈련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의 수고에 칭찬과 감사함을 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잊지 않고, 아이들은 선생의 진심을 금방 알아채기 마련이라 이내 적응하여 저를 따라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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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스포츠 시민단체들은 공동성명서를 내 손 씨 등 아동학대 논란이 불거진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을 향해 "인권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에는 체육계 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 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 측이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에 대한 센터 차원의 직권조사가 필요한지 '사전 조사'를 통해 따져보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춘천지검도 전날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A 코치 등 3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아카데미 측은 합의 조건으로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 등 3가지를 제시했으나 피해 아동 학부모는 합의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부모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날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학부모가 합의를 보는 과정에서 거액을 요구했다는 쪽에 사건의 본질이 묻히는 것 같다"라며 "이번 사태는 관리 감독이 부실한 '학교 밖 스포츠 클럽'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ON축구아카데미처럼 학교 밖에 있는 사설 클럽에 대한 제도적 대책이 미비한 게 현실이다 가히 사각지대다. 교육부 관할 밖으로 나가면서 관리와 감독이 부재하다"라면서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스포츠, 성폭력 방지 교육이 현장 지도자들이 엄청난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이ㅜ러지는데 손 감독님 등이 이런 교육을 얼마나 들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팀의 김종우 변호사는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행동이 없다고 하는데 '사랑의 매'는 아동학대가 아닌가. 본인이나 부모가 동의하면 아동학대 행위가 있더라도 아동복지법 위반이 아닌가. 이런 의문이 있는데 여전히 학대에 해당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 위원은 손 씨에 대해 "어떤 자격증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 유스팀만 계속 맡고 계시지 않나. 지도자로서 실력이나 능력이 검증된 바가 없다"라며 '실력 없는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들 잘 키워서 함부르크 유스팀을 거쳐 독일, 영국에서 프로 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검증된 게 없다. 맞아야 훌륭한 선수가 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게 입증되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맞는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1등을 해야 하고, 월드컵은 3연패를 달성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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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과 달리 학부모들은 손 씨의 선처를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4일 입장문을 내면서 "수년간 아카데미에서 보냈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체벌이라는 건 없었다"라며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동행한 일부 학부모들도, 아이들도 체벌이 있었다는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뭔가 분위기를 바꿀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이어 "그날의 일에 대해 누구도 별다르다거나 특이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아이들조차 무슨 별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손 감독을 떠받들고 있다거나 체벌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직접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바깥사람들이 각자의 잣대만을 들이밀어 아카데미 안에서 마치 큰 범죄가 일어난 것처럼 아카데미 구성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오히려 저희를 괴롭히고 있다. 이를 멈춰줄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태 운동장에 한 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하고 있다. 정작 이곳 아이들은 행복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권이고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라고 시민단체와 스포츠윤리센터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들은 수사·사법 기관에 피의자들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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