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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프로야구와 KBO

[프로야구전반기] ③'야구 혁명' ABS와 유료시청 시대…변수로 떠오른 더블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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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리그 세계 최초 ABS 도입으로 공정성 확보

모바일 플랫폼 '티빙' 계약으로 유료시청 시대 개막

주말 더블헤더로 구단별 희비 교차

연합뉴스

야구 즐기는 만원관중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야구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2024.4.21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4년 프로야구 전반기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세 가지 꼽자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과 유료시청 시대 개막, 더블헤더 시행이다.

인간 심판이 아니라 데이터를 받은 인공지능(AI)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별하는 ABS 시스템은 전반기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야구팬의 심리적 저항감이 심했던 유료시청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는 현장에서 '필요악'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구단별 유불리 때문에 조금씩 볼멘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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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한국 프로야구 새 제도 도입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김민지 기자 =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설명회를 열어 이번 KBO리그 2024시즌부터 도입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등의 내용을 설명했다. minfo@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이게 왜 스트라이크냐' 소모적 논쟁 사라진 KBO리그

올해 KBO리그의 모습을 가장 많이 바꾼 사건은 ABS의 도입이다.

세계 프로리그 사상 최초로 전격 도입한 ABS는 수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만족도가 높다.

무엇보다 야구팬들은 '왜 우리 팀만 안 잡아주느냐'는 판정 차별 시비에서 해방돼 야구를 시청할 때 가장 큰 스트레스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KBO 사무국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90% 안팎의 팬이 ABS 도입에 만족도를 보인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인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효율성마저 극대화한 것이다.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투구 위칫값을 추적한 뒤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별하는 ABS는 야구 혁명이나 다름없다.

선수나 감독의 단골 퇴장 사유였던 구심의 볼 판정에 관한 격렬한 항의는 더는 보기 어려워졌고, 경기 진행도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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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판정 설명하는 허구연 총재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ABS는 로봇 심판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것으로 KBO는 내년부터 도입한다. 2023.10.24 xyz@yna.co.kr


이제 AI가 '오차 없이' 스트라이크를 판별하는 시대가 왔다면, 다음 단계는 '진짜 스트라이크'에 대한 개념 재정의가 필요하다.

단 0.1㎝만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도 ABS는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개념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높은 존 양쪽 모서리'는 전반기 내내 선수를 혼란스럽게 했다.

개념상으로는 존 모서리만 스쳐도 스트라이크가 맞지만, '타자가 공략할 수 있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돼야 한다는 대전제 자체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타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ABS 도입으로 모두에게 공평한 스트라이크 존이 도입됐으니, 이번 시즌이 끝나면 '진짜 스트라이크'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KBO 사무국 관계자는 "높은 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시즌 중에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자체로 다시 살피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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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유튜브 공식 계정 메인 화면
[KBO 공식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OTT 시청 시대 활짝…부수 효과로 소셜 미디어 조회수 폭발

KBO가 이번 시즌부터 CJ ENM에서 서비스하는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 것은 야구 산업의 지형도 자체를 바꿔놓은 혁명으로 평가받는다.

역대 최고 규모인 3년 1천350억원에 계약해 실질적으로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이 된 것도 있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경기 영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상 최초로 1천만 관중 시대를 열어가는 올해 야구 인기 폭발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까지 사실상 무료로 야구를 관전하던 야구팬들은 처음에는 돈을 내고 야구를 봐야 한다는 사실에 저항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시범경기 기간 티빙이 미숙한 중계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비판 여론은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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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사무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타임머신, 채팅, 5분할 화면 중계, 자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기능이 도입되면서 처음의 불만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분위기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 3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티빙이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은 이전 사업자와 달리 숏폼(짧은 영상)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약 내용에 따라 10개 구단이 경기 영상을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유튜브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여기에 KBO에서 운영하는 KBO리그 공식 유튜브도 야구팬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구독자는 10만 명 가까이 늘었고, 총조회수도 222%나 상승했다.

KBO 사무국 관계자는 "지금도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에서 야구 관련 엄청난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 야구라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과 범위에서 매우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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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KIA 더블헤더 1차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 더블헤더에 갈린 희비…kt는 더블헤더만 4차례, NC는 '0회'

지난해 KBO리그가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한 날짜는 11월 13일로 최근 들어 가장 늦었다.

작년 여름 유난히 우천 취소가 잦아서 8월 중순 이후에는 월요일 경기를 진행하고도 11월 중순을 넘겨서 리그가 끝났다.

만약 예전처럼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 리그까지 중단했다면, 말 그대로 '겨울 야구'까지 할 판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 시즌을 앞두고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은 더블헤더를 되살리기로 합의했다.

주중 경기(화∼목)가 비로 취소되면 추후 일정으로 재편성하고, 주말 경기(금∼일) 가운데 금요일이나 토요일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 날 더블헤더를 소화하기로 한 것이다.

더블헤더를 치르면 선수단 체력 소모가 극심하고, 입장 관중 수익에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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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 취소된 프로야구 경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월요일 경기만큼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더블헤더가 부활했다.

전반기 구단별로 더블헤더로 인한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kt는 가장 많은 네 차례, 총 8경기를 더블헤더로 치렀다. 더블헤더 성적은 2승 1무 4패로 좋지 않았다.

반면 NC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더블헤더를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다.

더블헤더 제도 때문에 삼성과 kt는 이틀 동안 사실상 세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삼성이 kt 7-1로 앞서가다가 굵어진 빗줄기로 4회말 경기가 중단됐고, 그대로 그 경기는 우천 노게임 선언됐다.

29일 경기 선발투수를 소득 없이 소모한 두 팀은 30일 대체 선발을 투입하면서까지 더블헤더를 소화했고, 이 경기에서는 kt가 1승 1무로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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