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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SSG 떠나는 시라카와, 그래도 밝게 웃었다… “팬들 덕에 존재, 거취는 지금 단계서 말 못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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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김태우 기자] 리그 전체의 주목을 받는 SSG의 선택은 결국 로에니스 엘리아스(36)였다. 시라카와 케이쇼(23)의 막판 극적인 역전 레이스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구단 내부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정도로 시라카와의 기량 자체가 떨어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몇 차례나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강조한 이숭용 SSG 감독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사자인 시라카와는 결정을 받아들이며 다음을 기약했다.

SSG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라카와와 계약 만료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SSG는 “SSG랜더스(대표이사 민경삼, 이하 SSG)는 2일(화),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면서 “SSG는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SSG는 “창원 원정 경기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고, 금일 선수단은 그 동안 활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라면서 “한편,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3일(수)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창원 원정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는 취재진과 만나 “안타까운 것도 있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이런 결정도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의 세계에 입문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세계에 맞춰서 내가 더 적응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SSG에서의 생활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시라카와는 “우선 팀메이트들이 많이 가르쳐주고 잘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프런트 분들도 이렇게 지탱해주셔서 내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워하면서 “팬분들이 구장에 와서 봐주시기 때문에 내가 존재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감사한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한 달 반이었다”고 했다.

한편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내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단 인디고삭스 관계자분들과 구단주님이라든지 에이전트와 잘 천천히 이야기를 하고 결정할 문제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말씀드릴 수가 없다”면서 궁극적인 꿈은 일본프로야구(NPB) 도전이라고 다시 확인했다.

오랜 기간 구단에 고민거리를 안겼던 이 문제는 결국 SSG가 엘리아스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픽을 하면서 막을 내렸다. 올 시즌 첫 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73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엘리아스는 5월 1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불펜 피칭을 하다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심상치 않은 감을 느낀 엘리아스는 20일 정밀 검진을 받았고, 왼쪽 내복사근 손상으로 1군 복귀까지 6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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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SSG는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로버트 더거를 퇴출하고 드류 앤더슨을 영입한 상태였다. 이미 외국인 교체 카드 한 장을 썼다. 여기서 엘리아스까지 교체하기보다는 올해 KBO에 도입된 부상 대체 외국인 제도를 활용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여러 군데서 선수를 찾다 결국 일본 독립리그에서 최고 선발 투수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던 시라카와와 180만 엔에 계약했다.

당초 시라카와가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엘리아스가 부상에서 복귀하면 다시 일본으로 갈 줄 알았다. 애당초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데다 독립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엘리아스 이상의 퍼포먼스를 낼 것이라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라카와가 좋은 투구를 이어 가자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엘리아스 대신 그냥 시라카와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구단 내부에서 커지기 시작했다.

시라카와가 예정된 일정을 모두 마친 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가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숭용 감독도 이렇게 의견이 팽팽하게 갈릴 줄 몰랐다면서 최종 결정을 유보했을 정도였다. 엘리아스는 아무래도 지난해 후반기 좋은 활약을 했던 경험이 있고, 여기에 경험도 풍부하다. 외국인 교체 카드 한 장을 그대로 남겨 훗날 비상 상태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러나 엘리아스도 잔부상이 많고, 시라카와의 현재 구위와 투구 퀄리티가 오히려 엘리아스보다 좋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전력 분석, 코칭스태프, 심지어 선수들 중에서도 “현재 시라카와의 공이 엘리아스보다 낫다”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최소 절반은 됐다.

격론 끝의 결론은 엘리아스였다. 1일 오전까지만 해도 결론을 내지 못했던 SSG는 1일과 2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결론을 내고 선수에게 통보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2일 공식 발표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된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외국인 교체 카드였다. 시라카와를 데리고 가면 외국인 교체 한도를 모두 소진한다. 아직 후반기 일정이 남은 상황에서 교체 카드를 다 쓴다는 건 위험 부담이 있었다. 미국 시장에 투수가 많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카드 한 장을 가지고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에서 열흘에 한 번 등판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닷새를 쉬고 등판하는 일정에는 익숙하지 않다. 시라카와 스스로도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고 할 정도였다. 첫 5경기까지는 괜찮았지만, 등판이 거듭될수록 쌓이는 피로도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말 그대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만약 부진하거나 최악의 경우 부상을 당하면 교체 카드가 없기 때문에 답이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시라카와에 대한 최상의 시나리오를 세울 수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두루 살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었다. 엘리아스와 시라카와의 최악 시나리오를 분석했을 때 엘리아스는 뒤가 있는 반면 시라카와는 뒤가 없었다. 두 선수의 기량 차이라기보다는, 이 차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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