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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망가져도, '핸섬가이즈' 이희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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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핸섬가이즈 이희준 인터뷰 /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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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이희준이 제대로 망가졌다. 마침내 코미디도 정복한 이희준이다.

영화 '핸섬가이즈'(연출 남동협·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지난 2010년 개봉한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캐나다 영화 '터커 앤 데일 대 이블'을 원작으로 한다.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언론의 호평을 받았던 '핸섬가이즈'에 대해 이희준은 "이성민 선배와 기분이 너무 좋으면서도, '자중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설레발 안 치려고 한다"며 "일단 작품이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졌고, 편집도 잘 됐고, 음악도 좋았다. 결과물이 저희가 봤을 때도 기분 좋게 잘 만들어져서 홍보하는 마음이 좋다. 기꺼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호러 코미디 장르에 도전하게 된 이희준은 "남동협 감독님이 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으시고, 제가 이런 연기하는 걸 보여드린 적도 없는데 저를 믿고 맡겨주신 게 감사했다. 지나고 나니까 그렇게 느껴진다"며 "제 입장에서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단편 연출을 해보니까 잘할 것 같아서 캐스팅해도 기대에 못 미칠 때가 있더라. 그런 리스크를 안고 저에게 제안을 주셨다는 건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용기 있는 선택이지 않았나 감사할 따름이다. 늘 이런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 연극에선 이성민 선배와 이런 코미디를 자주 했는데, 영화에선 그런 기회가 없었다. 이런 제안을 주신 게 너무 신나고, 제가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핸섬가이즈'에서 거침없이 망가지는 이희준은 "상투적인 대답일 수 있지만, 코미디 연기도 그동안의 작품과 똑같은 마음으로 진지하게 준비했다. '살인자o난감'이나, '마우스'를 할 땐 약 6개월간 작품 속 배역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니까 끝나고 나서도 잔상이 남더라. 그래서 명상이나 이런 것들로 스스로 치유하려고 했다"며 "근데 '핸섬가이즈'는 부작용이 적었다. 상구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하는 친구고, 안 싸웠으면 좋겠고, 다들 행복했으면 한다. 덕분에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희준은 "악역을 할 때도 쾌감이 정말 많다. 감히 일상의 이희준이 하기 힘든 것들을 해도 되니까 욕도 마음껏 한다"며 "아직 오픈이 안 된 넷플릭스 작품에서도 못된 양아치 역할로 나온다. 이모한테 욕을 하는데 민망하지만, 쾌감이 있다. 그게 배우가 가진 재미 중의 하나다. 그래도 코미디 작품을 할 땐 작업을 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중 이희준은 남다른 '핸섬함'을 가진 상구를 그려냈다. 어깨에 부항 자국이 가득한 상구는 거칠지만, 순박한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이희준은 상구의 비주얼에 대해 "일단 제 외모를 망가뜨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제 고향이 대구인데 그 지역에 말을 좀 느리게 하지만 착하고 덩치 큰 이미지가 떠올랐다. 마침 제가 공백기엔 작품에 맞는 역할을 하려고 최대한 머리를 안 건드린다. 그때 공백이 있어서 머리가 길어졌는데, 상구의 머리를 더 길렀으면 아이디어가 나와서 장발이 됐다"며 "근데 이성민 선배가 절 보고 꽁지머리를 하시더라. 게다가 햇빛에 탄 자국을 집중해서 하시길래 저도 부항 자국을 만들었다. 서로 망가뜨리려고 하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희준은 "비주얼은 저희끼리 만드는 과정이라 그냥 웃기다고 생각했다. 근데 점프슈트를 줬을 땐 당황했다. 그런 옷을 입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난생처음 입어봤는데 막상 입으니까 금방 적응하게 되더라. 근데 중간에 박지환이 저희가 분장한 걸 못 본 상태에서 첫 촬영을 왔다. 근데 저희가 좀 이상한 연기를 하지 않냐. 박지환이 저희를 보고 도대체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어떤 스타일로 해야 하는지, 되게 당황스러웠다고 하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또한 이희준은 "늘 있을법한 캐릭터를 상상했다. 특정인을 지정할 순 없으니까"라며 "'핸섬가이즈'를 봤을 땐 제 유년 속 그런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살인자o난감' 같은 건 제 기억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검색했고, '지배종'도 이희준으로서 국무총리의 마음을 이해하긴 어려워서 공부했다. 인물에 다가가는 공부를 하는 것이 작가들이 글을 쓰기 위해 여행 가는 것처럼 배우로서도 그 과정이 참 재밌다"고 이야기했다.

이희준은 '핸섬가이즈'를 통해 2020년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과 재회했다. 이희준은 "저는 작업을 할 때 이해가 되고, 준비가 돼야 연기할 때 몸이 움직여지는 스타일이다. 근데 이성민 선배는 감독님이 어떤 멘트를 하거나, 요구를 하면 120%로 몇 초 만에 바로 몸을 던져버린다"며 "저래서 한 번 이성민 선배와 작업을 했던 사람은 무조건 찾는구나 싶었다. 영화의 흥행을 떠나서 자신이 원했던 그림을 120% 실현시켜주는 배우다. 저에게도 그런 배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저도 그런 점들을 많이 배워야겠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핸섬가이즈'로 이희준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희준은 "외모가 다가 아니다.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말자"며 "그래서 외모를 조금 더 망가뜨려야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더 무섭게 보이고, 오해를 살 수 있는 얼굴로 만들어야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방향성을 잡아갔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희준은 '핸섬가이즈' 후속편을 염원한다. 이희준은 "재밌을 거란 기대감이 크다. '핸섬가이즈'가 잘 돼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주어진 홍보를 열심히 하겠다.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는 많은 것 같다. 각 나라마다 귀신이 있으니까요"라며 기대감이 담긴 웃음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이희준은 절친 진선규가 출연한 천만 영화 '극한직업'을 언급, "정말 재밌는 영화고, 저랑 친한 (진)선규 형을 더 유명하게 해 준 작품이지만 저희도 완전 색다른 형식의 코미디 영화라서"라며 장난기 섞인 경쟁심을 드러냈다.

이어 "저는 저와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내 연기, 내 영화, 내 그림 이런 것들이 좋은 영향을 주길 바란다"며 "후대까진 아니더라도 같이 살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악역이든, 좋은 역할이든, 웃긴 역할이든, 뭐든 해내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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